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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화 (조록나무과)
2012년 02월29일 (수) / 박대문
 
 
멀리 남쪽에서만 미디어 타고 전해 오던 봄꽃 소식,
서울에서도 올해의 첫 번째 봄꽃님을 만났습니다.
풍년화와 첫 눈맞춤을 한 것입니다.

풍년화는 겨우내 꽃눈을 품고 있다가
어느 꽃보다도 더 먼저 봄소식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봄의 전령입니다.

한지를 곱게 잘라 만든 종이 리본처럼
오글오글 구겨진 엷고 샛노란 꽃잎이
추위에 떨고 바람에 흔들렸던
지난겨울의 산고를 말해주는 듯합니다.

기나 긴 겨울밤 혹한과
밤하늘 별빛 외로움에 떨면서
고이고이 간직한 여리고 작은 꽃망울.

살 깊이 파고드는 삭풍과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흔들리면서
별빛 달빛 한데 모아 곱게 엮은 주름 꽃잎.

지난가을 낙엽 따라 흩어져 간
가냘픈 생의 넋 모두어 움켜쥔
여린 가지 마디마디에
폭설 내리 앉고 삭풍 휘몰아쳐
떨며 흔들리며 애달아 키워 낸
창호지처럼 엷은 노란 꽃잎들.

너울대는 물결처럼 꽃잎에 아롱진 물살 무늬는
혹한과 삭풍에 시달린
지난 세월 산고의 잔영(殘影)인가?

여린 꽃 이파리에 번지는 암향(暗香)은
혹한의 암흑, 눈보라 벌판에서
애태우는 그리움의 숨결입니다.

풍년화는 ‘꽃이 만발하면 풍년이 든다’고
옛 선인들이 말했던 것으로 전해오는데 실은 일본 원산으로서
1923년 홍릉 임업시험장에 처음 식재되었으며
우리 조상과는 깊은 인연이 없었던 꽃입니다.
아마도 일본에서 부르는 이름, 망사꾸(まんさく, 万作)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풍년화라고 부르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자라고 있는 풍년화는 일본종 외에도 서양종, 중국종이 있는데
중국종은 일본종보다 꽃잎 색깔이 더 진하고 붉은빛이 돕니다.

(2012.2.26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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