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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 (부들과)
2012년 02월15일 (수) / 박대문
 
 
시리게 푸른 하늘도 한 걸음 내려앉아
퍼지는 햇살이 따사로워 보임에도
아직도 겨울 추위는 질긴 여운 거두지 않아
찬바람이 살을 파고듭니다.

찬바람 몰아치는 이른 봄 언저리,
핫도그 모양으로 영근 부들 씨 방망이가
찬바람 속에 폭발하듯 갈라지면서
털이 붙어 있는 씨앗을 허공에 뿜어내며
사방에 흩날리고 있습니다.
겨우내 고이고이 품에 안은 씨앗들,
새 생명의 전령들을
다가오는 새 봄 길에 떠나보냅니다.

씨앗 떠난 부들 줄기는
이제 한 줄기 가느다란 빈 대만 허공에 남아
바람에 사각대다가
새 움 터오르고 봄빛 완연하면
흔적 없이 사그라질 것입니다.

부들은 꽃과 열매의 모양이
구별이 잘 안 될 정도로 변화가 없어,
꽃이 피고 꽃가루받이가 끝나
완전히 익어 부풀어 터질 때까지도
핫도그 모양으로 같은 모습입니다.


부 들 –운정(雲亭)

한여름 붉은 열정 모두어 가두니
검붉은 꽃 방망이 잎줄기에 맺혔어라.
모진 풍파에도 변치 않을 사랑이라 부르리라.

여름 가고 가을 져도 한결같은 그 모습
진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불꽃 덩이.
싸늘한 가을밤, 별빛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
옹골차게 영글어 터질 듯이 부푸니
이제는 가슴 열어 내보내야 한다.

아직도 식지 않은 뜨거운 가슴
깊이 고이 간직하고픈 욕망,
떨궈 보내야 이어지는 서로사랑이라지만
사랑의 육탈은 차라리 통곡입니다.

떠나고 난 그 자리엔
아무것도 없는
아무것도 없는
울음조차 메마른 한 줄기 빈 깍지만이
허공에 손사래 치며 바람 속에 사라져 갑니다.


(2012.1.14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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