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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양목 (회양목과)
2013년 03월27일 (수) / 박대문
 
 
꽃이라서 모두가 곱고 화려한 것만은 아닙니다.
사람이라서 모두가 사람다운 것만은 아니듯
꽃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화려한 색깔에 고운 향과 화사한 꽃잎이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벌 나비를 속이기 위한 가짜 꽃을 피우는 식물도 있고
악취나 썩은 냄새로 파리 같은 곤충을 유인하여
꽃가루를 옮기도록 하는 식물도 있습니다.
수수만년 대대로 이 땅 위에 살아남기 위한 나름대로
생존전략에 따라 살아온 식물의 삶의 지혜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흔하게 널려 있는 회양목이 꽃을 피웠습니다.
회양목은 갯버들이나 개나리보다도 더 일찍 꽃을 피워
봄소식을 먼저 전해주는 봄의 전령사임에도
이를 알아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화단이나 도로변의 생울타리로 많이 심어져 있지만
빈약한 꽃 모양에 색깔도 잎과 같은 연초록이라서
사람의 눈에는 볼 품새 없는 빈약한 꽃으로 보이나 봅니다.

하지만 벌은 어느새 알고 꽃 주위에서 윙윙거립니다.
겨우내 꿀맛을 보지 못한 꿀벌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보다 더 반가운 만남이 아닐 수 없습니다.
회양목 꽃에는 꿀과 꽃가루가 풍부하고
향 또한 강해서 한여름의 어느 꽃에 비해도 손색없는
알차고 반가운 꿀과 꽃가루를 제공하는 식물입니다.

사람보다도 훨씬 더 먼저 이 땅 위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온갖 생명체의 에너지원으로서
지구 위의 생명체를 먹여 살리는 식물은
사람을 위해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그 식물의 종자 번식과 영속성(永續性)을 위해
꽃가루나 씨앗 매개체의 관심을 끌고자 진화해 왔을 뿐입니다.

꽃의 아름다움과 향에 따라 그 가치를 구분 짓는 것은
인간의 알량한 교만과 그들 중심의 생각일 뿐입니다.
곱건 아니 곱건 식물에 있어 꽃은
그 자체가 더할 나위 없이 귀하고 소중한 것으로서
내일의 약속과 종속(種屬)의 미래를 보장하는
소중한 한 해 삶의 궁극적 시작이고 불꽃입니다.

회양목의 꽃을 보며
말없이 자기 할 일을 충실히 다 하고
드러내지 않고 내세움 없이
자연의 뜻에 따라 한 삶을 살아가는 착하고 고운
수많은 민초(民草)의 아름다움과 고마움을 생각해 봅니다.

회양목은 석회암지대가 발달한 북한의 강원도 회양(淮陽)에서
많이 자랐기 때문에 회양목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거의 전국의 숲, 석회암지대에 생육하는 데
경상북도, 강원도, 충청북도, 황해도에서 많이 자라는
상록활엽관목 또는 소교목입니다.

(2013.3.24. 서울 방이동 아파트 화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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