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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그늘용담 (용담과) Gentiana chosenica Okuyama
2018년 06월08일 (금) / 박대문
 
 
5월의 봄기운이 절정에 이르러 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더니만
어느새 봄꽃들이 지고 열매가 맺혀가는 초여름에 접어듭니다.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따가운 햇볕과 열기가 신록의 농도를 높여가고
산을 오르는 발걸음을 더디게 하면서 등줄기에 땀이 흠뻑 배게 합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두툼한 방한복 차림의 등산객 복장이
밝고 환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봄이 한참 지나가 보이지만 그래도 한라산만의 봄꽃,
산철쭉, 흰그늘용담, 설앵초, 반디미나리, 홍노도라지 등을 보려면
아무래도 5월 중순에서 6월 초가 적기입니다.
영실에서부터 오르기 시작하여 병풍바위에 오르니
윗세오름을 오르는 등산객 모두가 꽃물이 들어
얼굴과 온몸이 벌겋게 물들 것처럼 산철쭉이 한창이었습니다.

산철쭉 꽃길 속에서도 좀갈매나무, 제주양지꽃 등
이곳 특유의 귀한 종들을 보며 길을 따라서니
어느새 윗세족은오름에 닿아 풀숲에 숨어 피는 꽃,
흰그늘용담을 만났습니다.
예전에는 윗세족은오름에서만 만났는데 이번에 보니
병풍바위 계단 근처에서도 여러 개체가 눈에 띄었습니다.

하도 키가 작아 주변 풀더미에 묻혀 숨은 듯 보입니다.
산철쭉에 눈이 홀려 앞만 보고 가다가는 놓칠 수 있을 만큼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피는 3~7cm 높이의 꽃입니다.
풀잎 사이로 하얀 얼굴을 빼꼼히 드러낸 앙증맞게 이쁜 꽃,
봐 주는 이 고마워 인사하듯 방긋 웃는 해말간 미소가
넋 줄을 놓을 만큼 매력적인 한라산 특유의 풀꽃입니다.
남한에서는 유일하게 한라산 윗세오름 부근에만 자생합니다.

흰그늘용담은 2년 초로서 꽃이 희고 습한 고지에 주로 자라며
잎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가 막질로 되고 잎, 줄기에 잔돌기가 있습니다.
큰구슬붕이와 달리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잎끝이 뒤로 말립니다.
고산구슬붕이는 잎과 줄기에 잔돌기가 없어 매끈한 편입니다.

(2018. 5. 19 한라산 윗세오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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