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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초 (난초과) Cephalanthera falcata (Thunb.) Blume
2018년 05월24일 (목) / 박대문
 
 
국내 최대 규모인 ‘가지산 철쭉군락지’를 찾아가는 길,
전날 계속해서 새벽까지 쏟아지던 비가 아침이 되자 개었습니다.
가지산은 밀양시, 울산시, 청도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영남 알프스라 부르는 운문산, 신불산, 영취산, 천황산 등
해발 1,000m 이상의 산 군락 중 가장 높은 해발 1,241m의 산입니다.

석남 터널 능선을 타고 가지산을 오르는 동안
들고나는 운무 따라 해맑은 연분홍빛의 철쭉 군락이
금세 나타났다가 어느새 사라지기를 되풀이하였습니다.
마치 신선이 노니는 환상의 숲길을 걷는 듯했습니다.
2005년 8월 천연기념물 제462호로 지정된 철쭉군락지에는
수령 150년 이상 되는 철쭉나무가 1만여 그루나 되며
약 450년 정도 되는 철쭉 노거수도 상당수가 있다고 합니다.

산 정상을 넘어 석남사 계곡 하산 길은 참으로 가팔랐습니다.
지리산 화엄사 뒤 노고단의 코재와 같은 가파른 길을 겨우 내려왔습니다.
운무 속 철쭉에 취한 황홀감도 잠시일 뿐
꽃도 거의 없는 급경사 자갈밭 길에 몸도 마음도 금세 지쳐갔습니다.

그래도 꽃 탐방 길은 뜻하지 않은 즐거움이 항시 생깁니다.
계곡 물소리 청아하게 들리는 석남사 경내 근처에 이르렀을 때
화려한 금난초 꽃이 눈을 의심할 정도로 불쑥 나타났습니다.
지친 우리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석남사 부처님의 자비인 듯합니다.
하늘거리는 노란 꽃망울의 자태가 참으로 고왔습니다.

적잖은 사람이 오가는 길목에 달랑 두 포기 피어 있고
길 너머 안쪽으로 꽃봉오리 맺힌 한 포기가 또 있었습니다.
막무가내 채취꾼이 하도 많아 고운 산들꽃을 보면 오히려 불안해집니다.
꽃이 화려하고 고와 개체 수가 자꾸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곳 금난초도 부처님의 가호 아래 무사하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금난초는 은대난초속의 여러해살이풀로 숲속 반그늘에서 잘 자라며
남부지방의 그리 높지 않은 산 부식질 토양에 주로 자랍니다.
꽃은 수줍음에 겨운 아씨처럼 필 듯 말 듯 반쯤만 핍니다.
중부지방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은난초와 같은 모습인데
꽃 색깔이 황금빛이며 남부지방에서만 자랍니다.
관상용으로 주로 쓰이며 어린 순은 나물로 식용도 합니다.



(2018. 5. 13 가지산 석남사 계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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