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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바람꽃 (미나리아재비과) Eranthis stellata Maxim.
2018년 03월29일 (목) / 박대문
 
 
바람꽃속(屬) 대부분 식물은 이른 봄,
잔설이 채 가시기도 전에 황량한 숲 바닥에서 꽃을 피웁니다.
꿩의바람꽃, 홀아비바람꽃, 세바람꽃, 들바람꽃 등
바람꽃속(屬) 식물은 속명이 ‘아네모네(anemone)’이고
영어명으로는 ‘windflower’입니다.
바람꽃류 중에서도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은
엄밀히 말하면 ‘아네모네속(屬)은 아니고 너도바람꽃속(eranthis)입니다.

이들 바람꽃류는 숲이 우거지기 전에 꽃을 피워 열매 맺고
장마와 무더위를 피하고자 한여름에는 사그라져야 하기에
지혜롭게도 남들보다 먼저 이른 봄에 서둘러 꽃을 피웁니다.

너도바람꽃은 우리나라 경기 이북과 지리산, 덕유산에 자랍니다.
가운데 노랗게 보이는 꿀샘이 꽃잎인데
황금빛 후광(後光)을 두른 듯한 꿀샘 꽃잎이 매혹적입니다.

잔설과 얼음 덮인 계곡 바위 틈새나 나뭇등걸 바람막이 양지에서
가녀린 꽃줄기에 걸맞지 않게 큼직한 꽃을 서둘러 피운 너도바람꽃,
수줍게 내민 하얀 꽃은 실바람만 불어도 휘둘립니다.
바람은 쉼 없이 꽃과 꽃줄기를 감싸 안고 살랑대니
긴긴 겨울 기다림에 지친 애틋한 설렘과 수줍은 떨림에
너도바람꽃은 시종일 안절부절,
잠시를 가만히 서 있지 못하고 마냥 한들댑니다.

바람꽃, 아네모네의 전설이 슬픕니다.

아네모네(Anemone)는 꽃의 여신 플로라(Flora)의 시녀였습니다.
바람의 신 제프로스(Zephyros)는 미모가 뛰어난 아네모네와 사랑에 빠졌고
질투에 찬 플로라는 아네모네를 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 후 바람의 신 제프로스는 꽃이 된 아네모네를 못 잊어
해마다 봄이 되면 따스한 훈풍으로 찾아와 꽃을 피우게 합니다.
긴긴 겨울의 엄동설한을 견디어내며
오직 바람의 신, 제프로스만을 기다리다가
봄바람 언뜻 분다 싶으면 꽃부터 피워낸다는 아네모네,
꽃말은 '사랑의 괴로움','덧없는 사랑'이라 합니다.

너도바람꽃

살을 에는 차가운 얼음장 밑에서
긴긴 겨울 지새운 하얀 그리움.
빈 가지 사이로 엷은 햇살 부서지니
해마다 찾아주는 임 오시는가?
화들짝 깨어나 꽃부터 피운다.

행여 가릴세라.
숲속 빈 가지 잎새도 나기 전에
황금빛 후광(後光)으로 곱게 단장하고
살랑대는 봄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한다.

긴긴 기다림에 설렘인들 오죽하랴.
바람은 쉼 없이 가녀린 허리를 감싸 도니
애틋한 설렘과 수줍은 떨림에
잠시를 못 참고 시종일 안절부절.
사랑의 괴로움에 봄날은 간다.

(2018. 3. 21. 운길산 세정사 계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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