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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16
2007년 07월16일 (월) / 김녕만
 
 
아낙네 아랫도리가 익도록 후끈 내뿜는 지열을 받아 송글송글 영근 콩. 검불 털어내고 깨끗이 말려 메주 띄우고 장 담그기 위해 멍석 위에 널어놓은 콩을 손질하는 여인의 손길이 바쁘다.

잠시 눈을 파는 사이 강아지가 고무신 한 짝을 물고 한창 장난질이다. 고무신 접어 모래 가득 싣고 자동차 놀이하던 아이들조차 신이 났던 터라 강아지에겐 얼마나 신기한 장남감일까.

‘못된 강아지 보리멍석 가려 똥 싼다’는 말도 있지만 복실이의 재롱을 보는 아낙의 얼굴엔 미소가 번진다. 소도 돼지도 닭도 개도 먹이를 주고 사랑을 쏟는 주인을 따르듯, 고향사람들은 짐승들에게조차 한 가족 사랑으로 뿌듯함을 만끽한다.

(경기 양주,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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