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고향 15
2007년 06월30일 (토) / 김녕만
 
 
“어디 보자, 한 근 반이다...”
애써 지은 양파를 대바구니에 담아 근량을 담아보는 장꾼의 표정이 진지하다.
오일장이 서면 어디에서 쏟아져 나오는지 썰렁하던 장터가 사람과 물건으로 가득 찬다.
뻥튀기 아저씨는 쌀이든 옥수수든 한 됫박을 요술처럼 한 자루로 부풀려주고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은 노인들은 좌판을 벌이고 앉아 파는 일은 뒷전이고 밀린 이야기를 나누느라 딴전이다.
물건을 팔러왔다기보다는 그저 사람이 보고 싶어 나온 것 같다. 새벽 일찍 닭 몇 마리 머리에 이고 나온 촌부들도, 송아지 끌고 장터에 나온 농부들도 애써 흥정부터 하지 않음은 마찬가지다.
그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미리 약속이나 한 듯 자리다툼조차 없이 평화로운 모습이어서 가끔씩 벌어지는 시비가 오히려 반가운데, 그것도 고함소리에 비해서는 싱겁게 끝나버리기가 일쑤다. 못만났던 사람 우연찮게 만나 새로운 소식 전해 듣는 장날은 물건뿐 아니라 서로의 소식을 나누어 갖는 농심의 페스티벌이다.

(전남, 담양 1979)
전체칼럼의견(0)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전체기사의견(0)
06월 30일
06월 23일
06월 13일
06월 06일
05월 28일
05월 11일
04월 30일
04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