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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칼럼 | 김수종 2분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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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의 장례식(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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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등 남아시아 지역은 수 백년 간 인간과 코끼리가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했던 곳인데, 근년에 양자간에 적대감과 폭력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쌈 지역에서는 지난 12년 동안 코끼리의 공격을 받고 죽은 사람이 600명이나 되고, 쟈르칸드 주에서는 2000년부터 5년 동안 300명의 사람이 죽었습니다. 물론 수 백 마리의 코끼리가 인간의 보복공격으로 죽었습니다. 사정은 아프리카에서도 비슷합니다. 작년 한해 300명의 촌락 사람들이 코끼리의 습격이 무서워 집을 떠나 이주해야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아공의 국립공원에서는 젊은 수코끼리들이 코뿔소를 강간한 후 죽이는가 하면, 동족인 수코끼리를 수십 마리씩 죽이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코끼리 연구가들은 이런 현상을 대단히 비정상적인 일로 보고 있습니다. 수코끼리가 자라면서 남성호르몬이 지나치게 증대하거나, 인간과 코끼리 간에 영토와 자원을 놓고 경쟁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의 결과일 것이라고 봅니다. 게이 브래드쇼라는 여성 심리학자는 코끼리의 이상행동의 원인을 연구하여 책을 냈습니다. 그는 코끼리 개체수가 감소하고 폭력적 성향을 보이는 것이 인간이 가하는 만성적 스트레스에 기인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유아기와 청소년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람이 사회적응 능력에 문제가 생기듯이, 인간의 두뇌발달과정과 비슷한 코끼리도 성장기에 보고 경험한 충격으로 후천적으로 성질이 변한다는 것이지요. 그는 우간다 내전으로 황폐화된 원주민 촌락의 어린이와 어린 코끼리들의 행동패턴을 비교 탐사한 결과 대단히 유사하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예를 들면, 내전으로 부모가 죽거나 이산가족이 되어 고아로 자란 아이들은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사회의 적응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폭력적 집단을 이루고 방황하는데 코끼리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상아를 얻기 위해 코끼리를 포획해 죽이거나, 다른 필요에 의해 코끼리 무리 중에서 일부를 선택해서 도살합니다. 면전에서 이 광경을 본 새끼코끼리들은 인간이 그렇듯이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가족이 그냥 죽었을 때도 철야 애도하는 판이니 오죽하겠습니까. 이 스트레스로 어린 코끼리는 정신불열증에 이르게 된답니다. 또 하나 문제점은 이렇게 나이든 코끼리가 살해되면서 어린 코끼리들이 보고 배워야 할 스승이 없어지는 일입니다. 포획과 서식지 상실 등 인간이 주는 스트레스로 지구상 코끼리 개체 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20년 전 아프리카에는 약 120만 마리가 서식했으나 지금은 약 50만 마리로 줄어들었습니다. 아시아 코끼리도 3만~5만 마리가 남아 있습니다. 몸무게 6000㎏인 코끼리는 하루 200㎏의 먹이를 먹습니다. 물리적 규모로 볼 때 인간의 100배입니다. 그러나 숫자와 두뇌 싸움에서 코끼리는 인간의 적수가 될 수 없습니다. 문명의 발달로 인간에게 지구는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코끼리들도 인간에게 밀려 지구가 너무 작아 보일지 모릅니다. 내가 코끼리를 야생에서 본 곳은 몇 년전 남아공의 크루거 국립공원입니다. 코끼리 가족 일행이 사비강 물에 무릎을 담그고 그 커다란 귀로 부채질을 하는 평화로운 모습을 보며 ‘에덴’을 연상해본 적이 있습니다. 코끼리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명확하게 표현합니다. 사람과 감정을 교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야생에 있든, 동물원에 있든, 서커스 재주를 부리던 인간에게는 소홀히 대접해선 안 될 지구의 친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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