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연재칼럼 | 신현덕 우리 이야기
     
‘날뛰는 외국 간첩’, 대책 없는 정부와 국회
2018년 06월 22일 (금) 00:05:59 신현덕

대한민국이 외국 스파이들의 각축장이 되었는데도 정부, 국회 그리고 안보관련 해당 기관들이 손 놓고 있습니다. 심지어 외국 스파이가 누구인지를 알아내고도 외교마찰을 우려해 수사조차 제대로 안 했다고 합니다. 어안이 벙벙할 뿐입니다. 국회에는 외국의 스파이를 처벌하자는 법안이 그간 몇 번째 발의되었고, 현재도 상정되어 있는데 통과시키기는커녕 관심조차 없습니다.

최근 검찰 발표에 의하면 국내에서 외국 정보기관의 앞잡이 노릇을 한 사람들이 붙잡혔습니다. 그것도 적 정보를 수집하는 업무를 담당한 국군정보사령부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들이 상대국에서 활동하는 우리 요원의 신상정보를 상대국 정보기관에 단돈 100만 원에 팔아넘겼습니다. 이 기관이 취한 조치는 우리 요원을 부랴부랴 귀국시킨 것이 전부입니다. 우리 요원이 상대국에서 간첩혐의로 처벌받는 것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편이었습니다. 이전에도 해군 소령이 중국 정보기관에게 정보를 넘겼고, 예비역 공군 장성을 포함한 사람들이 미국 기업에게 정보를 보내고 거액을 받은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간첩죄로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스파이 잡는 우리나라 기관이 외국 스파이와 앞잡이에게 뚫렸는데도 정부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외국 스파이가 국내를 휘젓고 다니며 국내 정보를 수집하다 적발 된 것은 위의 사례 말고도 여러 차례나 됩니다. 밝혀지지 않은 외국 스파이들은 얼마나 많을지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것입니다. 모든 것을 감안하면 국내의 대적기관은 물론 정부의 모든 기관이 외국 스파이들에게 속속들이 탐지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간 알려지거나 추방된 외국 스파이들의 소속 국가는 중국 일본 미국 등 여러 나라입니다. 이들의 공작 방법도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것으로 돈을 주고 우리나라 국민을 매수하거나, 기업을 앞세워 돈을 벌게 하고 그 자금으로 공작지원금을 충당하는 방법 등입니다. 소위 말하는 위장 회사를 앞세워 장기적이고, 안정적이며 효과적으로 우리의 정보를 외국으로 빼돌렸을 겁니다. 청렴한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모 회사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사주가 아예 외국 정보기관의 정보원이었다는 것이 비밀 해제된 그 나라 문서로 밝혀졌습니다. 어떤 때는 동맹이라는 것 하나만 믿고 의심 없이 공식채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내주기도 했습니다.

반면 우리 국민과 동포, 외국인들은 우리나라를 위해 스파이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외국에서 처벌받았습니다. 기억에도 생생한 재미동포인 로버트 김 사건입니다. 그는 미 국방부에 근무하면서 비밀로 분류되지 않은 내용을 워싱턴 주재 우리 해군 무관에게 건넸다가 스파이 혐의로 기소되어 형을 받았고, 감옥살이를 했습니다. 그는 억울하다고 항변했으며, 국내에서 로버트 김 구출 운동을 펼쳤지만 정작 우리 국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죽하면 그가 “내가 한국을 위한 스파이인가를 대답해 달라”고 국가에 질문 겸 호소했습니다. 그에게서 정보를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진 해군 무관도 엄청난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유능한 군인이어서 선발되었던 그가 통상 진급하던 전례와 달리 예편했고, 거주 이전의 자유가 엄연한 국내에서도 상대국의 눈치를 보느라 불편을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또 미국 국립핵연구소에서 일했던 동포 스티븐 김도 억울하게 형을 받았고, 그의 이야기는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비행사 후보였던 사람도 러시아에서 보안 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주에 가지 못했습니다. 주한 중국대사였던 리빈은 우리나라에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처벌받았습니다.(정보가 어디로 갔을지는 추측만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외국 스파이를 간첩죄로 처벌할 근거(법)가 없습니다.(자유칼럼 2016년 9월 28일 ‘대한민국 국회, 주권을 수호하고 있는가?’ 참조)

조배숙 의원이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국가정보 유출 논란을 두고 한 말이 생각납니다.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간첩죄이고 우리 국민으로서 국가로서 좌시할 수가 없습니다.”라고(2006년 10월 31일 국정감사 속기록에서) 했으나, 애석하게도 이를 뒷받침할 법이 아직도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반드시 외국 간첩 처벌법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어렵다면 국회에 계류 중인 형법 일부 개정안만이라도 통과되어야 합니다.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이 칼럼을 필자와 자유칼럼그룹의 동의 없이 상업적 매체에 전재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