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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칼럼 | 김수종 2분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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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0명의 대통령 후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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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여권의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처럼 고개를 내밉니다. 스스로 출마를 선언했거나 신문에 거론되는 사람들만 꼽아보아도 참 많습니다. 손학규 이해찬 한명숙 정동영 김혁규 김두관 유시민 신기남 천정배 김영환 강금실 추미애 문국현 등등. 열린우리당의 분해는 가속되고 있는데 경선후보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바로 이게 춘추전국시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민주당 지도부 쪽에서도 구경만 하지는 않을 것이고, 여기다 한나라당의 다섯 후보에 민노당의 후보경선까지 염두에 두면 올 여름 선거정국을 뜨겁게 달굴 대통령 예비후보가 20명은 넘을 듯합니다. 나라가 대통령 감으로 넘쳐흐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2004년 탄핵정국 후 어떤 구 정치인이 들려준 농담이 떠오릅니다. “김형, 우리나라에 대통령 감이 몇 명이나 되는 줄 아시오? 스스로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만 명은 된다오. 국회의원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00만 명이고요.” 그게 대통령 탄핵정국이 불러온 숫자이고 열린우리당 간판만 내걸고 무더기로 당선되어 올라온 국회의원들이 제공한 숫자라는 뜻이었습니다. 선거를 총성 없는 전쟁에 비유합니다. 잘 치를 경우도 후유증이 만만찮고 잘못하면 유혈참극을 부르고 심하면 총성이 들리기도 합니다. 그만큼 무정부상태의 폭발력을 가진 것이 선거입니다. 특히 승자가 독식하는 대통령선거는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의 권력투쟁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선거가 나라의 명운을 가르는 중대사이며 그 관리가 중요하고 각 선거진영의 페어플레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올해 대선정국의 전개상황을 얼핏 보면 세 가지 방향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특징이란 것이 정국에 매우 불안정한 요인으로 작용할 징후를 보이고 있습니다. 첫째, 역사상 유례가 없이 집권당이 뚜렷한 대선후보를 가지지 못한 채 표류하면서 분해하고 있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도토리기재기 같은 경선후보난립의 혼돈상황이 범여권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야당이 집권할 좋은 기회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절실히 바라는 정책대결의 선거가 아니라 소위 ‘정치공학’의 선거가 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망스럽지 못한 것 같습니다. 둘째, 이렇게 여당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경선양상이 파행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책이나 국가경영 방향을 놓고 토론이 벌어져도 시원찮을 판에 감정적인 개인비리 검증공방으로 치닫는 과열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집안이 풍비박산되어가는 여권의 입장에서 보면 즐거운 일일지 모르나 한나라당의 이전투구 양상은 전체 선거판도에 부정적 후유증을 남길 우려가 높습니다. 이미 청와대 기획설 공방까지 벌어지는 것을 보면 위험한 징후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셋째, 선거에 대한 대통령의 자세입니다. 대통령이 선거법에 문제가 있다며 법의 한계를 넘나드는 줄타기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의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으니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닐 듯 합니다. 대통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관리의 핵심기관입니다. 대통령은 정치적 존재이기 때문에 자기 정파에 기우는 심정적 경향까지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정면 갈등을 빚을 경우 정치적 위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무력화할 경우 초래될 사태는 걱정스런 일입니다. 축구 경기장에서 레프리의 호르라기가 먹혀들지 않는 상황과 비슷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불안정 요인들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이 여름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무척이나 무덥고 짜증나게 만들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가 우리 체질에 편리하게 수용될 때가지 아직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느긋함으로 선거전을 바라보며 유권자들 끼리만이라도 건강한 토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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