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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이 미래다
김홍묵 2009년 07월 22일 (수) 02:41:31
“한국하면 떠오르는 것은?”
“기술력”
무역협회(KOTRA)가 산업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25개국 외국인 4,214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의 국가브랜드 이미지 조사에서 기술력이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기술력은 전체 응답자의 12%가 대표적 이미지로 꼽았고, 전년도 조사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습니다. 이어서 음식(10.7%)이 2위를 차지했고 드라마(10.3%), 한국인(9.4%), 경제성장(6.2%), 한국전쟁(5.4%), 북핵문제(4.1%)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보다 앞선 작년 10월 동아일보가 구글코리아에 의뢰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회원국과 중국 등 31개 국가와 국민에 대한 키워드 조사 결과에서도 유사한 응답이 나왔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삼성ㆍLGㆍ현대 등 기업과 게임 소프트웨어인 스타크래프트였습니다.

일본은 기모노ㆍ후지산ㆍ근면성ㆍ만화ㆍ스시, 중국은 만리장성ㆍ병마용ㆍ양쯔강ㆍ기발한 요리, 프랑스는 치즈ㆍ와인ㆍ향수, 영국은 축구선수 베컴ㆍ빅벤ㆍ빨간 버스가 꼽혔습니다. 색다르기로는 미국의 전시회ㆍ축제ㆍ콘서트 등 문화 관련 키워드들입니다.

구글 조사에서 한국인을 대표하는 이미지로는 ‘급한 성격’과 ‘일중독’ ‘부지런하고 야심이 있음’ ‘친절함’ 등이었습니다. 그리고 ‘새벽기도’가 주요 키워드로 꼽혀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KOTRA 조사 결과 한국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러시아인으로 나타나 의외였고, 이어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브라질 필리핀 이탈리아 인도인 순이었습니다. 선진국 국민의 한국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미국 14위, 일본 17위, 프랑스 19위, 독일은 22위였습니다.

어쨌든 조용한 아침의 나라 한국이 세계인의 눈에 기술력 있는 나라로 각인되어 있다니 스스로 놀라운 일입니다. 일제의 식민통치ㆍ제2차 세계대전ㆍ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초토화한, 잿더미만 남은 땅에서 한 세대 남짓 만에 일궈낸 기술 강국이니 말입니다.

나물죽ㆍ술찌끼ㆍ꿀꿀이죽과 보릿고개, 누더기옷ㆍ고무신과 구호물자, 홍수ㆍ가뭄과 벌거숭이 산, 절량농가와 장리쌀, 문맹과 가난……. 그런 참담하고 처연했던 기억 위에 휴대전화ㆍ반도체ㆍ자동차ㆍ조선 등 첨단 기술과 가전제품ㆍ드라마ㆍ가공식품ㆍ의류 디자인들이 한국의 얼굴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러한 성취를 이룬 데는 서독으로 간 광원과 간호사, 월남에서 전쟁을 치른 장병, 중동 땅에서 폭염을 견뎌낸 근로자들의 피와 땀이 밑거름이 된 것입니다. 거기에 빨리빨리 근성과 부지런함,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 같습니다.

부자가 망해도 삼대는 간다고 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문명의 발달과 사회 변혁은 과학과 기술이 주도합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다릅니다. 경제 정책이 기술개발의 발목을 잡고, 정치가 경제개발의 다리를 거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말 죽은 데 체 장수 모이듯 건수만 있으면 거리로 광장으로 몰리는 시위대, 못된 소나무 솔방울만 많듯 태업 파업을 일삼는 강성 노조, 더위 먹은 소 달만 봐도 허덕이듯 추진력이 없는 정부, 맛없는 국이 뜨겁기만 하듯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도 악재입니다.

최근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어윤대 위원장이 국가슬로건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월드컵을 치르면서 내건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가 데모를 연상케 한다는 것입니다. 대신 ‘미래큘러스 코리아(Miraculous Koreaㆍ기적의 한국)’가 대안이라는 의견입니다.

다만 기술한국은 슬로건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국회의원이 의사당 안에서 보초를 선다고 될 일도 아닙니다.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목표 설정,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 국민적 합의에 근거한 정책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10년, 20년 뒤에도 우리나라가 살아 나갈 관건은 바로 기술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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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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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99.XXX.XXX.163)
심각해야할 글임에도 자꾸 웃음이 나와서 웃었습니다. 모처럼 웃게 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개구리가 올챙이적 시절을 몰라 모든일들이 발생하는 것은 우리 개인적인 인간사나 똑같은 현상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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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2 18: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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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99.XXX.XXX.163)
말 죽은 데 체 장수 모이듯 건수만 있으면 거리로 광장으로 몰리는 시위대, 못된 소나무 솔방울만 많듯 태업 파업을 일삼는 강성 노조, 더위 먹은 소 달만 봐도 허덕이듯 추진력이 없는 정부, 맛없는 국이 뜨겁기만 하듯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도 악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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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현이 너무 재미있군요. 그리고 공감합니다. 우리 모두가 한번 다시 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답변달기
2009-07-22 18: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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