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 연재칼럼 | 김영환 사에라
     
미디어법 소고
김영환 2009년 07월 17일 (금) 01:17:38
여야가 미디어법 개정을 둘러싸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동시에 농성하는 전무후무할 일이 벌어졌습니다. 필자의 미디어법에 대한 인식은 이렇습니다. 여당은 지상파나 보도 채널의 문호를 신문사나 대기업에도 넓히자는 것이고 야당은 이른바 ‘조중동’ 등 신문시장을 독과점한 언론사나 재벌에게 줄 수 없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이를 상징하듯이 지난 봄 야당의 국회 농성장에는 ‘재벌에게 방송 줄래?’라는 플래카드도 등장했습니다.

지금 신문 시장의 지배력이 ‘조중동’에 있다고 합니다. 이를 깨기 위해 경쟁보다는 ‘배급식 균형발전’을 추구하려 했던 노무현 정권은 주요 신문의 여론 독과점을 지양하면서 여론의 다양성을 촉진한다는 정책을 추구했죠. 신문 등의 공동배달을 지원하는 신문유통원이나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같은 기구가 생겨 천문학적인 지원을 받았습니다. 유통원에만 3년간의 국고보조가 600억원이 넘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론형성에서는 신문이 아니라 방송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2008년 한국언론재단이 조사한 미디어수용자의식조사에 따르면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는 KBS(31.6%), MBC(21.8%)이며 네이버(17.3%), 다음(4.1%) 등 포털 사이트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야당의 모진 공격을 받고 있는 메이저 신문사는 조선일보(4.0%), 동아일보(2.2%), 중앙일보(2.0%)로 초라했죠. 가장 신뢰하는 매체는 KBS(30.1%), MBC(21.3%) 네이버(13.7%), 조선일보(5.2%), 다음(3.3%) 순이었습니다. 신문은 방송이나 포털의 적수가 되지 못 했습니다. 활자를 떠난 젊은 세대에게선 더 격심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신문의 영향력은 쪼개야 한다는 논리와 방송의 영향력은 높은 울타리를 쳐서 계속 보호해야 한다는 기득권적 주장은 이율배반적이죠. 모든 면에서 높은 것은 낮추고 불평등한 것은 평등하게 균형발전시켜야지요.

왜 이렇게 방송을 놓고 여야의 공격과 수비가 사생결단식일까? 생각해보면 사냥감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죠. 고 노무현 전대통령은 “방송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떻게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겠나”라고 말했다죠. 이 한마디 말이 모든 것을 웅변합니다.

때문에 여당은 ‘정권이 방송을 장악한 게 아니라 방송이 정권을 장악했다’는 깊은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허위로 드러나 유죄판결 받은 김대업으로 상징되는 ‘병풍 조작사건’과 광우병 촛불대란이 보여주었듯이 편파적인 방송을 불식하려면 경쟁 구도로 개혁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가질 만 하죠.

반면에 야당은 좌파 정권 10년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지속돼온 현행 방송체제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죠. 검찰의 광우병 시위 관련 이메일 공개에서 보았죠. ‘김 여사(김은희 씨를 지칭) 현장에 나와보니 소감이 어때?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눈에 보여? 이제 만족해? ㅋㅋ…’ 국민들은 이 이메일에서 공중파를 좌지우지하는 얼굴도 이름도 몰랐던 공영방송의 PD수첩 작가라는 사람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알고 경악하게 되었습니다.

필자가 좋아하는 노엄 촘스키란 미국의 진보적인 언어학자이자 미디어비평가가 이런 말을 했죠. ‘객관성을 유지한다고 자평하는 사회적 논평들, 즉 텔레비전의 프로, 라디오의 속보와 정치분석 등은 이데올로기에 따른 전제와 원칙들을 감추고 있다. 따라서 이런 사실들이 백일하에 드러난다면 그들의 이데올로기는 여지없이 붕괴되고 말 것이다.’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에서)

‘정보는 무엇보다 상품적인 가치를 지닌 것이고, 영향력을 행사해서 부정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며, 평범한 사람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익충돌의 무대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것이 촘스키를 인터뷰한 저자의 말입니다.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신문사나 방송사 사장에서 국회의원으로 직행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제대로 언론의 역할을 수행했을까요?

매체가 다양하게 늘어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좋은 일입니다. 마라톤대회를 연다고 모두가 출전하는 것도 아니며 출전한다고 모두가 우승하는 것도 아니죠. 문호를 개방한다고 모두가 방송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뛰어들었다고 모두 승리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시장의 진입을 막는 것은 기득권 세력들이 경쟁으로 인한 영향력 상실에 지레 겁을 먹기 때문이죠. 여태껏 해온 관행의 파괴를 걱정하기 때문이죠.

우리 사회에서 지금 언론은 통합보다 분열의 도구입니다. 새 바람을 불어넣을 다양한 종합 채널들이 공정보도 경쟁을 하여 국민의 취사선택으로 살아남도록 하는 것이 국가와 미디어 발전을 위해 긴요하리라고 봅니다. 얼마일지 모르지만 일자리도 당장은 증가하겠지요.

민주주의는 51%의 존중과 승리입니다. 다수결의 기본원리는 ‘국민들이 선택한 수의 힘’이라는 것을 국회의원들은 부디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그것도 싫으면 국민투표에 부치시든가, 아니면 독일처럼 방송사 허가권을 광역자치단체로 이양하도록 도우시든가요. .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칼럼의견쓰기(2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김윤옥 (210.XXX.XXX.182)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지만 근자에 들어서 법치주의, 법치주의 하는 것에 대해서 오해와 왜곡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법치주의는 통치권자나 지배자가 국민에 대해서 준법을 훈계를 하는 건 법치주의와 별개입니다. 오히려 국민의 입장에서 통치자인 정권에 대해서 당신네들도 법에 입각해서 통치를 해라, 하고 요구하는 상향적인 명제입니다. 만약에 국민보고 법 지키라고 하는 것이 법치주의라고 한다면 나치 히틀러라든가 일제 때 법치주의가 가장 잘 됐죠. 반대죠.

아래에서 위를 향해서 법을 지키라고 외칠 수 있고 하는 것이 법치주의인데 지금 그 방향이 정반대로 되어 있는 것을 바로잡아야 하고. 최근에 이런저런 현실적인 병폐를 이유로 해서 개헌 얘기가 나오는데 저는 그래요. 헌법에다 탓을 돌리지 말고 작금에 일어나는 모든 것은 헌법 탓이 아니라, 우리나라 권력자들의 체질, 정치풍토를 바로잡는 데서 올바른 헌정을 실현할 수 있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평소 존경하던 한승헌 변호사님의 인터뷰기사 일부입니다.
답변달기
2009-07-19 00:08:01
0 0
김윤옥 (210.XXX.XXX.61)
미디어법을 밀어부치려는 여당이 왜 여론조사를 마다합니까
결국대다수 국민이 동의하지않는 미디어법을 밀어부치려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누구를 위해서 별 영향력없어보이는 미디어법 통과에 매달립니까
현명하신 김영환기자께서 좀 말려주세요!!!
답변달기
2009-07-17 14:49:24
0 0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