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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발표한다구요? 잠깐만!
고영회 2009년 07월 16일 (목) 02:03:49
ㄱ사장은 첨단소재를 개발하여 사업화하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학연구소와 손잡고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여 이제 신제품을 출시할 시점입니다. 그런데 특허출원해 두었던 기술의 심사결과를 받고 아연해졌습니다. 귀하의 특허출원 건은 출원일 이전에 ㄴ씨의 학위논문 내용과 동일하여 특허를 줄 수 없으니 의견이 있으면 제출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ㄴ씨는 연구개발계약을 맺고 연구를 주도하던 사람으로 이 연구개발내용으로 학위논문을 썼었습니다. 특허청 심사관이 그 논문을 찾아내었고, 논문에 특허출원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그 논문의 발행일이 특허출원일보다 앞서므로 특허를 줄 수 없다고 통지한 것입니다.

다년간 개발 끝에 제품을 시장에 내었는데 특허권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당장 모방제품이 나올 것이고, 그동안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헛일이 되는 게 아닌가 걱정입니다.

기술 내용을 논문에 실었고 그 논문이 발표된 후에 특허출원을 하여 특허를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연구비를 투자하여 개발한 기술인데도 내가 특허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부자연스럽지 않습니까?

특허를 받기 위해서는 신규성과 진보성이 있어야 합니다. 신규성은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자기가 창작해 낸 기술이어야 한다는 요건이고, 진보성은 비록 신규성이 있는 새로운 기술이라 하더라도 해당 기술분야에서 일반적 지식 수준인 사람이 쉽게 생각해 낼 수 없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이 신규성과 진보성 요건은 특허출원일(특허를 신청한 날)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출원일보다 날짜가 앞선다면 비록 내가 개발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판단자료가 됩니다.

이 사례의 경우에 개발된 기술은 논문에 실려 일반인에게 공개되었고 그 후에 특허를 신청했기 때문에 특허출원일을 기준으로 보면 이미 공지된 기술이 있었던 것이 됩니다. 즉 논문이 발행됨으로써 신규성을 잃어 특허를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상식선에서 생각해 본다면 학술 목적상 논문을 발표했는데 그 때문에 특허를 받을 수 없다면 지나치게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특허법 제30조에 이런 경우를 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즉 자기가 공개했거나 자기의 의사와 다르게 공개된 경우에는 일정한 조건, 즉 구제 받을 수 있는 기간은 6개월을 넘을 수 없고, 자기가 공개한 것을 특허출원할 때에는 출원서에 그 뜻을 기재해야 합니다. 6개월 기간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특허출원할 때 출원서에 그 뜻을 기재해야 한다는 요건은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합니다. 이 요건 때문에 나중에 발명자와 변리사 사이에 분쟁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발명자로서는 변리사와 상담할 때 이런 내용을 정확하게 알리기 어렵고, 또 변리사는 대리인으로서 위임 받은 사무만 처리할 뿐이지 발명자에게 그런 사정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발명자가 이미 공개된 사실이 있어 특허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로 상담이 이뤄지고 그 결과 신규성의제주장 절차를 밟아 줄 것을 위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리인이 일일이 그런 사정까지 물어 처리하긴 어렵습니다. 발명자가 제도를 인식하고 대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취지를 출원할 때 꼭 적을 것을 요구해야 할지 의문입니다. 특허는 발명을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란 목적을 생각하면 심사를 진행하면서 보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기술이 특허를 받으려면 학위논문이 도서관에 제출되어 일반인들이 열람할 수 있는 시기는 특허출원일보다 늦었다는 자료를 찾아야 합니다. 도서관에는 도서관리가 KS 6006 문헌자동화 목록형식(KORMARC)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므로 입고일을 알 수 있습니다. 입고되어 일반인들에게 열람 가능했던 날짜를 찾을 수 있으면 아찔한 순간을 벗어날 수도 있겠지요.

특허제도에는 어떤 시기를 넘기고 나면 절대 되살릴 수 없는 규정이 많습니다. 일반적인 제도와 다른 점입니다. 논문발표와 신규성의제 주장도 그 중 하나입니다. 논문을 발표한다고요? 특허신청해 뒀는지 챙겨보십시오.

   




고영회(高永會) mymail@patinfo.com
1958년생, 진주고,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
기술사(건축시공, 건축기계설비), 변리사
대한기술사회 회장, 대한변리사회 공보이사 역임
현재,
행정개혁시민연합(행개련 www.ccbg.or.kr) 과학기술공동위원장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www.feelsci.org ) 국민실천위원장
성창특허법률사무소(www.patinfo.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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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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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리 (219.XXX.XXX.170)
전문인이 아니고서는 어려운 제도가 너무 많군요..

공부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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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7 19:07:01
0 0
고영회 (119.XXX.XXX.232)
별 말씀을요.
마리 님 댓글이 없으면 너무 쓸쓸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달기
2017-02-19 22:03:2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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