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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국
김수종 2009년 07월 15일 (수) 00:42:54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것이 늙음입니다. 인류라는 종의 집단 차원에서 보면, 늙음과 죽음은 생명의 순환을 통한 영속의 의미가 있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에게 늙음은 어쨌든 슬픈 일입니다. 그리고 노년세대 인구가 많아지면 국가에게는 큰 짐입니다.

마르쿠스 키케로가 쓴 ‘노년에 관하여’란 책이 있습니다. 키케로는 로마 공화정 말기의 정치가로 제정을 꿈꾸는 율리우스 카이자르의 반대편에 섰던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습니다. 그는 변호사로 또 문장가로서도 이름을 날렸는데, 2천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생각이 고스란히 글로 남아 있다는 것은 로마의 대단한 유산이라 하겠습니다.

키케로는 60대에 정적에 의해 암살되어 늙음의 고통을 많이 겪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노년의 삶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사고를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노년이 비참해 보이는 네 가지 이유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첫째 노년은 우리를 활동할 수 없게 하고, 둘째 노년은 우리의 몸을 허약하게 하며, 셋째 노년은 우리에게서 거의 모든 쾌락을 앗아가며, 넷째 노년은 죽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2천년이 지난 후 키케로의 생각이 현대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보면 인간 내면의 세계는 시간을 초월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키케로는 노년의 비참함을 일일이 반박했습니다.

키케로는 노년의 활동을 항해하는 배에 비유해서 설명했습니다.
“더러는 돛대에 오르고, 더러는 배 안의 통로를 돌아다니고, 더러는 용골에 괸 더러운 물을 퍼내는데, 키잡이는 고물에 가만히 앉아 키를 잡고 있다고 해서 항해하는데 있어 그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젊은 선원들이 하는 일은 하지 않지만 키잡이가 하는 일은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큰일은 체력이나 민첩성이나 신체의 기민성이 아니라 계획과 명망과 판단력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이런 자질들은 노년이 되면 대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늘어난다.”

그는 노인의 지적 능력에 대해서 이렇게 부연했습니다.
“열성과 관심만 남아 있다면 노인들에게도 지적능력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것은 높은 관직에 있었던 유명 인사들뿐만 아니라 사인(私人)으로서 조용히 산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키케로는 경험과 지식, 또는 지혜를 노년의 장점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젊은이의 창의력과 열정이 사회의 동력이 되고, 그리고 노년층의 경험과 지혜가 이를 비뚤어지지 않게 잡아주는 키가 된다면 그 사회는 건강하게 발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는 어떤가요? 젊은이는 그들의 열정과 창의력을 발휘할 일을 찾지 못해 컴퓨터 모니터나 쳐다보고 있고, 쏟아지는 장년 퇴직자들은 경험과 지식이 사장된 채 길고 긴 노년시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외국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이런 실정입니다.

엊그제 신문에 통계청의 고령인구 예측치가 보도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내년에 11%에서 2050년에는 38.2%로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소위 선진국으로 통칭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에서도 1위의 고령인구 국가가 된다는 겁니다. 평균수명은 길어지는 반면 저출산율이 개선될 기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통계란 미래를 냉혹하게 예언해주는 지표입니다.
이런 인구 추세가 계속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2050년에 38.2%의 고령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것은 15~64세의 노동인구 층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 노동인구 층에 속하는 10명이 65세 이상의 고령자 7명을 부양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지금 40대 후반에 일자리를 잃어가는 퇴직자가 즐비합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그들은 2050년에 80대의 나이로 생존하게 될 것입니다. 할 일을 찾지 못한 채 40년을 지내야 하는 그들의 장기 실업사태의 비극도 무섭고, 이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노동 인구층의 고통도 극에 달할 것입니다. 이런 문제점이 누적되는 40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가 지금 수준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걱정거리입니다.

2천 년 전 키케로가 말했던 노년의 긍정적 활동을 다시 음미해볼 만합니다. 그가 남긴 기록은 소수의 엘리트 집단에 속한 개인을 위한 것이었겠지만, 우리가 지금 직면한 노년의 활동 문제는 개인과 국가가 동시에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그 당시 로마 사회를 현대에 대입시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로마는 농업사회였고, 귀족정치체제를 가졌고, 장수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은 탈산업사회이고, 대중민주주의 시대이고, 장수가 보편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그 때보다 노년의 활동이 더 필요해졌습니다. 개인을 위해서, 또 국가를 위해서 말입니다. 노년에 알맞은 경제활동 프로그램은 이제 사회적 의제로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지도층이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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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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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61)
최근에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들은 나이먹은분들이 사리에 어두워져서 옳고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고 무조건 구수를 지향한다는 것입니다.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는 어른이 많으면 많을 수록 우리의 사회는 비뚤어질 것입니다.
바른 판단력으로 젊은 사람들에게 모법이 되는 일 또한 노인의 도리이고 능력일텐데 그렇지 못함을 안타깝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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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7 15: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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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봉 (124.XXX.XXX.14)
57세 사토씨의 공부 편력기란 책이 있습니다.
나이들수록 경륜이 풍부해져 오히려 더 유리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인생의 황금기는 70,80대란 말과 함께.
노인국에 살게될 예비 시민들의 필독서인듯 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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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5 10: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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