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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을수록 깨끗해야
김영환 2009년 04월 24일 (금) 09:02:37
얼마 전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 여부와 관련하여 당 5역회의에서 “수사단계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처리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이 총재는 “우리 형사소송법은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는 한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라며 “전직 대통령이 구속수사를 받는 모습은 국가적으로 매우 수치스러운 모습이 될 것”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인권을 배려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는 국외자들이 왈가왈부할 성질이 아닙니다. 대법관 출신의 정치인도 예외가 아니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이 판단할 일이고 청구 안하면 불구속 수사입니다. 영장을 청구하여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인정되거나 죄질이 나쁘면 영장이 발부될 것이고 범죄 입증이 박약하거나 한 경우에는 기각되겠지요.

그런데 만에 하나 정치적 비중이 높은 인물이면 배려해야 한다는 발상이 조금이라도 존재한다면 이 나라의 법치는 위기에 처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가 사회통합을 위해 거의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반면에 목소리는 가장 큰 정치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여야 대결도 그렇고 그것을 본 따 정치에 입문을 노리는 듯한 각종 조직들의 주장도 매우 교활하고 정치적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공공의 적들을 대통령의 사면권이라는 삼권분립을 흔드는 황당한 제도로 구제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개전의 정’이 얼마나 두터운 것인지는 몰라도 어제는 감방에 있던 자들이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오늘은 국민의 대변자라고 설쳐대는 모습을 보면 이 나라에서 사법의 저울추가 얼마나 기울어졌는지 가늠하게 할 뿐입니다.

훌륭한(?) 분들은 몇 십억 원을 먹어도 곧 사면 복권되는 이런 작태가 이 나라를 부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청렴도가 OECD국가 중에서 바닥권을 기는 것은 이런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니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전직 대통령을 구속하는 것이 수치가 아니라 구속되는 전직 대통령을 가진 것이 수치라는 말입니다.

추상같은 법이 집행되는 나라라면 아무리 고위공직자라도 범죄의 소추 과정은 만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 최대 계파의 보스였던 타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는 1976년 항공기 회사인 록히드의 뇌물 제공 사건에서 단 5억 엔을 받아 구속되었습니다. 당시 일본의 GNP는 한국의 20배였죠. 우리나라 경제규모로 치면 2,500만 엔 급의 부정이었다는 거죠. 지금의 원엔 고환율로도 몇 억 원의 소액(?)입니다.

이 총재의 생각과는 달리 많은 보통 국민들은 호의호식에 원 없이 권력을 행사한 사람이 만일 부패사건에 연루된다면 그 책임은 더욱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도덕적 책무는 더욱 높아집니다. 행동 하나하나가 국가에 큰 영향력을 갖기 때문이죠. 그러니 그에 대한 단죄가 가을서리처럼 엄혹해야 할 것이죠.

돈을 벌지 않는 아내가 남편 모르게 빌린 거액의 돈은 도대체 어떻게 갚으려고 했던 것일까요? 그렇다면 남편과의 논의 없이 거액의 차용이 가능할까요? 천문학적 액수를 챙긴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는 달리 이번 건은 ‘생계형’이라고 비유하면서 수사가 정치보복이라고 강변하는 옛 보좌진도 있습니다. 현직 때는 막론하고 전직 대통령은 현직의 95%에 해당하는 근 2억원의 연봉을 받죠. 거기에 의료비 무료, 비서 무료… 그런데도 그 가족에게 ‘생계 걱정’을 적용한다면 연봉 2,000만원의 국민은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 것인가요?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거액의 차용이 부정과 관련되지 않는다는 입증은 청렴을 주장해온 정치인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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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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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ka (118.XXX.XXX.85)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참으로 만감이 교차 합니다. 박**라는 사람의 이중성과 똥묻은 돼지, 겨묻은 돼지들의 아귀다툼. 모든 사건의 바닥은 만신창이 된 도덕성에 있습니다. 그것의 원죄는 국민들에게 있습니다. 법보다 무서운 것이 관습입니다. 거기서 배심원 노릇을 해야하는 국민들이 그동안 면죄부를 줘 버릇 한 것이 그들로 하여금 무감각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 온 것입니다. 반성 하십시오. 세상이 이리 된 것은 내 탓인 것입니다. 앉아서 손가락질 하지말고 서서 행동하십시오. 그리고 바보같은 백성들이여 더이상 침묵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침묵하는 동안 세상은 이렇게 망가졌습니다. 꼬라지 좋게 말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가능성이 남아 있는가 봅니다. 이런글에 꼬리글을 달 분노가 남아 있으니 말입니다. 그것마저 사라지기 전에 상전 어르신들 잘 하십시오. 이런 관심이 사라지는 날 당신들의 밥그릇도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선배님 글 잘 읽었습니다. 아직까지 제 피가 끓고 있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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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0 01: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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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문 (121.XXX.XXX.199)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사회의 기본이 무너져내려버리는 듯합니다. 정치의 세계는 원칙이 없고, 경제인들은 도덕성없이 돈벌기에 앞장서고...학문을 하는 사람들은 인격이 없고,...종교인들은 종단권력 싸움에 여념이 없고...예술의 세계는 상업주의가 판을 치고....온전히 돈 돈 돈....돈뿐입니다.

정신적 기본가치가 무너져버리면..우리 사회의 희망이 없어집니다. 원칙과 기본을 다시 세우는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때가 아닌 가 싶습니다. 칼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가르침을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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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2 16:32:59
0 0
사지파송 (218.XXX.XXX.99)
법 적용은 지위고하에 따라 달라저야 합니다.
사회 지도층에게는 엄격히 적용하고 생계형 범죄는
온정을 베풀어야 마땅하지요.
이번 건은 생계형 범죄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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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7 10: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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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99)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검찰의 공정한 태도입니다.
누구는 눈감아주고 누구는 부풀리는 작태를, 검찰의 자기반성 없이는 우리의 부끄러운 법 질서에 희망이 없습니다.
국민이 납득하지 못하는 부풀리기 수사뒤에 아니면 말고.... 하면서 의도적으로 상처를 입히는 검찰권력이 아니길 바랄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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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5 23: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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