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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대통령, 불쌍한 국민
방석순 2009년 04월 13일 (월) 09:09:45

한양 도성에 불을 지른 것은 왜군이 아니었습니다. 도망치는 어가(御駕)를 붙들고 울던 우리 백성들이었습니다. 제 백성을 왜적 앞에 내동댕이치고 혼자 살겠다고 신의주까지 줄행랑을 놓은 임금의 배신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던 것입니다.

왕이기를 포기한 선조는 제 나라 땅 끝까지 가서도 불안에 떨며 여차하면 압록강을 건널 생각이었습니다. “대가(大駕)가 이 땅을 한 발짝이라도 떠나면 조선은 더 이상 우리 땅이 아닙니다” 고 유성룡이 간곡히 만류하지 않았더라면 명나라 황실에 귀부(歸附)해 어느 촌구석 참봉이라도 마다하지 않았을 위인입니다.

유럽에서는 적진을 향해 앞장서 짓쳐 들어가는 자 왕이요 황제요 귀족들이었다고 합니다. 이 땅에서는 적만 나타나면 변방으로, 섬으로, 산성으로, 외국공관으로 도망다니는 데 앞장선 게 왕과 권신(權臣)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도 잠시 외침(外侵)을 피하면 애매한 백성들만 들볶아댔으니 이 나라 백성들은 노략질당하고 주리질당하고 전시나 평시나 영일(寧日이) 없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이 땅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말이 아예 생겨날 수도 없었습니다.

망국의 굴욕을 겪으며 왕조시대를 마감한 이후에도 지금껏 상황이 별로 달라진 게 없으니 통탄할 일이 아닙니까. 외세에 힘입어 광복의 기쁨을 맛본 것도 잠시, 소위 국부(國父)로 불리던 초대 대통령이 독재와 부정부패, 부정선거로 규탄받아 국민들에게 내쫓기고 말았습니다. 총으로 일어선 군인 대통령들이 수천억 원의 뒷돈까지 챙겨 공분을 샀던 게 엊그제 일입니다.

한때 그들을 군사독재라 몰아세우던 민주투사들은 우리 사회를 대표할 가장 양심적인 애민세력으로만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문민정부’, ‘국민의정부’에 이어 ‘참여정부’까지 민주투사들이 주류를 이룬 역대 민간정부들이 정권을 내놓을 때마다 군사정권 뺨치는 부패상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국민들 몰래 돈다발을 챙겼다가 들통난 사람, 외국에 나가서까지 후임자를 흉보는 사람, 후배 정치꾼들에게 고작 정쟁(政爭)을 부추기는 꼼수나 훈수하는 사람, 아들들이 재임 중에 벌써 뇌물죄로 감방에 드나든 사람. 그런 게 우리네 퇴임 대통령들의 모습입니다.

왜 우리 대통령들은 퇴임 후에도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을까요. 이미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지위에서, 최고의 봉사, 아니면 최고의 권세를 누렸는데. 왜 그렇게 많은 재물이 필요할까요. 나라에서 죽을 때까지 먹고 살 만큼 예우해준다는데. 청바지에 망치 하나 들고 백발을 휘날리며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지구촌 곳곳을 돌아다니는 전직 대통령, 너무 멋지지 않은가요?

지난 7일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 사용한 것"이라고 밝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백은 그를 철석같이 믿고 따르던 ‘노사모’는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도 옆구리를 창으로 찔리는 고통이었습니다. 국가 최고 통치권자의 배신은 예나 제나 민초들의 가슴을 허무는 아픔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청렴결백함을 믿어 선택했던 사람의 배신이라면.

인간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들에겐 특별한 자랑과 기대가 있었습니다. 비록 못 사는 농촌의 아들로 태어나 고등학교 밖에 못 나왔어도 변호사가 되고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 그래서 더욱 국민들의 어려움을 헤아릴 줄 아는 선한 대통령. 적어도 돈으로 표를 사고 그래서 얻은 지위로 다시 돈을 모으는 정상배(政商輩)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확신마저 가졌을 것입니다.

그런 기대와 소망과 자부심이 무너지는 전조는 일찍부터 있었던 셈입니다. 재임 중 저자거리에서조차 부끄러워할 비속어와 비아냥으로 끊임없이 구설을 만들더니 퇴임 후에는 고향 마을에 거성을 쌓고 사업체를 만들고 정치 사이트를 구축하고 국가 기록물을 빼돌리고 각종 연구소를 세우는 해괴한 일이 계속되었던 것입니다.

‘집 사람이 빚 때문에 돈을 받았다’는 고백도 지금은 믿기 어렵게 됐습니다. 청와대에 앉아 직접 돈을 챙겼다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사실이라면 결국 그의 사과도 도마뱀이 꼬리 내주듯 도망치기 위한 술수에 불과합니다. 그로 인한 국민들의 배신감은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습니다.

‘노통’ 재임 시 한 야당 여성의원이 “대통령이 되려면 최소한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소리를 해서 여론의 몰매를 맞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또 한 사람의 실패한 대통령 때문에 정말 또다시 농촌에서 돈 없어 고생하며 공부 제대로 못하고도 대통령이 되는 일은 그만큼 더 어려워지게 됐습니다. 너도 나도 “그래도 먹고 살만한 집에서 교양 갖추고 공부도 제대로 해야 한다”고들 말하게 됐으니까요.

“가난했지만 정의롭고 청렴하고 패기있는, 우리에게도 그런 대통령이 있었다”는 자랑은 두 번 다시 기대하지 못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분하고 비통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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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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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 (211.XXX.XXX.199)
너나 나나, 그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다 똑 같으니 그만 덮자, 그런 말씀이신가요? 그럼 이 다음 현재의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아니 재임 중에라도 또 그러그러한 잘못을 저질렀을 때도 그만 덮자, 그렇게 하실 건가요? 아니면, 그것 봐라 하실 건가요?
왜 누구와 누구를 다른 기준에서 평가해야 하나요? 진정 진보도 보수도, 영남도 호남도 떠나서 공정하게 하는 말씀이신가요? 마음 속에 미리 편을 나누어 시작하면 합리적인 판단은 애초 불가능한 것입니다. 바른말도 삐뚤게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기준선을 잘못 그으면 바른 그림을 그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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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2 14:2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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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99)
누군가가 적어도 한나라의 대통령의 자격은 대학을 나온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에 그것은 일부 식자층이 만들어낸 <계급주의>라고 했습니다. 저도 동의 합니다. 가진자, 배운자의 자기 기득권 지키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얘기는 누구의 잘못은 덮어주고 누구의 잘못은 들추어내는 세태에 관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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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0 23: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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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채호 (210.XXX.XXX.145)
누가 누구의 잘못을 들추어 나무라거나 충언할 때도 기본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첫 째는 그만한 자격이 있는가? 둘 째는 형평성과 합리성,표현 방식이죠.....인품과 경륜이 상당히 의심스럽게 스토커처럼 채집하여 편견과 아집에 찬 표현을 남발한 것이 가장 큰 오류라고 봅니다. 위 사람이 문제 삼은 것이 얼마나 비인격적이고 유치하며 인신공격에 치중하였는지 생각해 보시요... 현대통령이 국내외에서 저지른 오만하고 치명적인 망언에 비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투박한 표현이 듣는 순간은 자신이 상당히 교양있고 세련된 사람이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거부감을 줄 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면 거의가 진실이거나 현실화 되어 나타났다는 사실을 유념해 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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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0 16: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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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99)
................................
할 말은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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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9 23: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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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99)
제 개인 의견으로는 한국의 지식인? 조선조 양반들이 편협하고 비겁하며 기회주의적이며 때론 놀랄만큼 무식하고 폐쇄적이라 사회의 존경을 받거나 정신적 지도자라고 할 수 없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도대체 아집과 편견에 사로 잡히고 이기주의,특권의식에 병들어 더욱 넓은 세계와 지식이 열려 있다는 사실 조차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의 유구한 지식인 그룹 아닙니까?

아래에 어느 분이 올린 댓글의 일부를 퍼왔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배운자, 가진자들은 배운많큼 가진많큼의 당연한 책임을 다하기보다 그 것을 이용해서 더많은 권력, 더많은 부를 차지하기에만 급급한 것 같습니다.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더러운 무리들에 대한 바른 잣대를 가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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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7 22: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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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희 (210.XXX.XXX.103)
"너희들 중 죄없는 자 이 여자를 돌로 쳐라" 한 사람도 남지 않고 모두 돌아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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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4 17: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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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완 (119.XXX.XXX.228)
한강 다리를 끊어 국민들이 피난가지 못하게 만들고 자신은 비행기를 타고 일본으로 달아났다가 9.28 수복 후 돌아와 구사일생으로 살아 남은 선량한 국민들을 부역 죄로 처벌한 위인입니다. 내가 정든 땅을 등지고 미국으로 유학 갔으나 이슴만을 비롯한 정상배들이 꼴보기 싫어 외국에서 평생을 살고 지금도 중국에서 조선족들의 고등 교육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이종완 연변 과기대 영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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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4 11:5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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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알바트로스 (118.XXX.XXX.14)
정치와 권력은 실과 바늘이죠....전세계 어느 정부 어느 정치가도 권력 잡고 나서 금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사람은 없었다더군요. 호치민이 역사상 지극히 드문 예의 인물로 존경받고 사랑받고 있지만 그도 조국과 결혼하고 친인척과 완전히 결연하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그에 준하는 분으로는 터키의 아따 뚜르크인가(?) 하는 분...그 양반도 조국을 위해 일찍 가정을 버렸습니다.(이혼) 전국 방방 곡곡을 차지하고 있는 재벌 내지 소리소문없는 노른자위들이 대부분 과거 정치권 중진 내지 당사자들 차지라는 사실 아시남유?...물론 노무현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감싸주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명박과 그의 친형..그의 사위..진작부터 외국인 정치 전문가,언론인들이 거론하던 사람이라는 사실도 아시남유? " 한국 정부는 외환 환율 조작 등 의혹이 다분한 실책을 더 이상 하지 말라....또한 당면한 실정과 경제 정책 대실패를 자극적인 사건으로 관심을 끌려는 의도도 눈에 띄게 드러나 보인다.."...정치판의 모리배들에게 새삼 분노하며 울분을 토한다는 님의 충정에 놀라서가 아닙니다. 부시와 네오콘 등의 뇌물,특혜는 공공연한 일이며 전직 대통령이 현정부의 지나친 과오에 대해서는 조언을 구하면 조언에 답하는 것이고 또 도저히 그냥 둘 수 없으면 그 어나 나라 전직 정치 지도자도 비난도 충언도 공공연히 하는 것이 보통인데 뭔 말씀이신지요? 또 보아하니 김대중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난하시는 것을 보고 한 마디만 더 가르쳐 드립니다. 세계적인 석학들이나 국내외 진정한 학자,전문가들에게 물어 보십시요. "한국에 김대중이 있어 그나마 한국에도 지성인이 있다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반도나 한국내에 사건이 나면 외신 기자들이나 세계적 언론 기관에서 누굴 제 일 먼저 찾아 대담을 하는지 앞으로 유심히 살펴 보십시요. BBC,CNN,르몽드..특히 프랑스와 독일,영국의 경제 전문지들과 한국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하게 대담하는 인물이 김대중 대통령이라는 사실도...참고로 말씀드리면(어쩜 진작 알고 계시겠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도 뇌물이라던가 하는 전세계 정치판 실력자들에게 따라 다니는 금력이라고 할까 돈고는 아주 밀착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유념하시고..님이 칭송하신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후 명예를 회복하였지 재임시에는 미역사상 가장 무능한 대통령 중 한 명으로 낙인찍혔다는 사실도 알고 계시나이까? 지한파 외국의 한 언론인이 통탄한 귀절이 생각나서 인용합니다. "한국 속담에 물에 빠진 중 구해주었더니 내 보따리 내놓아라고 한다....김대중 대통령이 경제난에 빠진 한국을 구하고 남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햇볕정책...즉 장기적 안목에서 가장 바람직한 대북 정책을 성공리에 진행하였음에도 한국의 소위 보수지(르몽드에서 특집으로 다룰만큼 한심한 신문)에 현혹된 한국인들은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감사하기는 커녕 어느 것에나 따르는 후유증을 비난하고 탓하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비난행렬에는 소위 지식인 그룹도 상당히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예 남의 집에서 잠시 컴을 켜놓았기에 검색하다 이렇게 화급히 두서없는 글 남기고 나갑니다....제 개인 의견으로는 한국의 지식인? 조선조 양반들이 편협하고 비겁하며 기회주의적이며 때론 놀랄만큼 무식하고 폐쇄적이라 사회의 존경을 받거나 정신적 지도자라고 할 수 없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도대체 아집과 편견에 사로 잡히고 이기주의,특권의식에 병들어 더욱 넓은 세계와 지식이 늘려 있다는 사실 조차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의 유구한 지식인 그룹 아닙니까? 학벌과 사회적 지위에만 연연한 가련한 분들이 널려 있는 이 사회..어떻게 보면 순진하다고 할까...정치판과 돈..의원직에 오르기전 마누라가 바느질하여 작은 연립에 살던 이가 모 잘나가는 당 의원 몇 번 하더니 외국을 밥 먹듯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바로 정치판과 돈의 함수관계입니다. 외도하여 들키면 간통이 되고 들키지 않는 대부분의 남편이나 아내들이 근면성실한 배우자이자 아비(어미)로 행세하며 살아 간다는 사실은 어떻게 생각하나이까?...아...정말 나가야겠군요..저녁 밥 먹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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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3 19: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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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98.XXX.XXX.106)
마지막 귀절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가난했지만 정의롭고 청렴하고 패기있는, 우리에게도 그런 대통령이 있었다”는 자랑은 두 번 다시 기대하지 못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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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3 12: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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