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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문사의 무더기 융단폭격
고영회 2009년 03월 26일 (목) 08:52:41
신문사로부터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위는 가집행할 수 있다’라고 시작하는 소장(訴狀)을 받아 본 사람 없습니까? 이런 분은 신문기사를 그 신문사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자기 회사의 홈페이지에 올린 것은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니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당한 분입니다.

소장에서 ‘기사들은 기자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를 편집하여 하나의 기사를 완성한 것으로 각 기사들은 정신적 육체적 노력으로 얻어낸 보도활동의 결과물입니다. 이처럼 기자들의 정신적 육체적 노력이 투영되어 산출된 기사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배포하는 행위는 명백히 해당 신문사가 갖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저작물이라 하고, 해당 저작물을 창작한 자는 그 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을 가지므로 저작권자의 허락이 없이 사용하면 불법입니다. 신문기사도 순수 사실보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사는 기자의 노력으로 작성되는 것이므로 저작권으로 보호 받아야 하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기사는 일반적인 학술이나 예술작품과 달리 기사를 작성한 경위, 기사를 작성할 때 참조한 자료에 따라 저작권의 범위와 행사방법에는 일정한 제한이 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록 저작권법에 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저작권 제도의 취지와 목적, 그리고 기사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그런 한계는 예상할 수 있고 실제에서도 감안하여야 할 것으로 봅니다.

기자가 순수하게 취재하여 완성한 기사에 대한 저작권 보호 범위는 일반적인 저작물의 경우와 다를 바 없으므로 논의에서 제외하고 아래 몇 가지 경우를 생각해 봅니다.

첫째, 보도자료를 받아 편집한 기사의 경우입니다. 정부나 각 기관, 기업체에서 정책이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고, 기사 중에는 보도자료를 상당부분 그대로 포함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사가 보입니다. 이런 기사는 비록 신문사에서 보도했지만 실제 기사의 주요 부분이 원래 보도자료에 표현되어 있던 것이어서 원래 보도자료에 포함되어 있던 부분은 자료배포자의 권리라 할 것입니다. 그런 기사의 저작권은 보도자료 배포자와 신문사의 공동 저작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보도자료에 기초한 기사에 대하여 신문사가 저작권을 주장하는 것은 낯간지러워 보입니다.

둘째, 어느 회사를 소개하는 기사를 그 회사가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엄격히 말하면 자기 회사의 업적을 소개하는 기사라 하더라도 기자가 자료를 수집하여 독자적으로 작성한 이상 기사의 저작권은 신문사가 갖는 것이 원칙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취재과정에서 기사 작성에 도움이 될 자료를 제공하는 등 취재에 협조했는데도 그 회사에게 기사를 사용할 권리를 전혀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곤란해 보입니다. 회사는 취재에 협조하기 전에 해당 기사 저작권 사용에 관한 권리를 협의해 놓아야 할 형편입니다.

셋째, 인터뷰 기사에 대한 저작권 문제입니다. 인터뷰기사는 기자가 인터뷰 상대자가 표현하는 것을 정리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인터뷰에서 자기의 생각이나 주장을 표현한 것은 구술(口述)한 것이라 하더라도 하나의 저작물입니다. 그런 구술 저작물을 포함시킨 기사는 인터뷰에 응한 사람과 구술한 내용을 정리한 기자가 공동으로 저작권을 갖는 것이 일반 법감정에 맞을 것 같습니다. 공동저작권자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인터뷰에 응한 사람도 최소한 자기의 구술부분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갖는다고 하겠습니다.

최근 어느 신문사에서 변호사와 손잡고 융단폭격식의 무더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원고 신문사가 피고로 지목한 여러 회사들이 그 신문사의 기사를 사용했다는 것 외에는 같은 기사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피고들 사이에 서로 연관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한 가지 소송에 여러 회사를 엮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더기라고 했고, 다른 회사들을 상대로 추가 소송을 벌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융단폭격이라 했습니다.

이 소송에서 그 기사가 단순히 그 신문사의 이름을 달고 보도되었다는 것 외에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기사인지, 그 기사를 작성할 때 해당 회사의 도움을 받은 것인지, 인터뷰에 응한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등 정당하게 권리를 행사는 것인지에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법적으로 저작권침해가 되는지 여부를 떠나 최소한 인터뷰한 사람을 상대로 그 기사의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요? 자기가 인터뷰에 응한 기사를 사용했다가 그것 때문에 소송을 당했을 때의 황당함이란...!

신문사가 선임한 대리인이 일을 추진하는 것이므로 정작 그 신문사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증거들을 갖고, 서로 연관도 없는 피고들을 싸 엮어서, 무더기로 소송을 날리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저런 신문사는 과연 저작권 침해문제에서 안전할까하는 의아심도 생깁니다. 기사는 작성과정에서 사연을 담고 있는 만큼 그에 따라 저작권행사여부를 구분하는 분별심이 필요합니다.

   




고영회(高永會) mymail@patinfo.com
1958년생. 진주고,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기술사(건축시공, 건축기계설비), 변리사/대한기술사회 회장과 대한변리사회 공보이사 역임/현재 행정개혁시민연합(행개련) 과학기술공동위원장,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국민실천위원장, 성창특허법률사무소(www.patinfo.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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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8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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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호 (119.XXX.XXX.228)
좌담회에서 직접 고선생님을 뵙게 되어 반가웠구요,,,
그럼 자주뵙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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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06 11:54:00
0 0
모정훈 (119.XXX.XXX.228)
좋은 강의 감사드립니다. 좋은 활동 많이 하고 계시네요. 부럽습니다.
다음 번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답변달기
2009-04-01 14:21:40
0 0
김혁중 (119.XXX.XXX.22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다음 심의때는 더 반갑게 뵐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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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30 10:01:52
0 0
임선양 (119.XXX.XXX.228)
안녕하세요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하시는 사업 번창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발송배전기술사 임선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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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7 16:01:14
0 0
조형자 (123.XXX.XXX.28)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글을 읽고 또 읽고 했습니다. 융단폭격이라는 단어가 생소합니다. 그렇지만 이해 할려고 여러번 읽었지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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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7 13:55:47
0 0
고영회 (119.XXX.XXX.232)
융단폭격... 괜히 어려운 말을 썼습니다.
무더기 폭격,
소낙비 퍼붓듯, 이런 말을 쓰도 되는데.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갓늦은 답이라 보실 것 같지 않지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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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2 09:51:22
0 0
김영식 (123.XXX.XXX.28)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



아래 글에 나오는 신문사가

어떤 신문사인지 알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



지속 fighting 하시기 바랍니다.



과테말라에서

김 영식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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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7 13:47:48
0 0
libero (211.XXX.XXX.199)
흥미로운 토론거리입니다. 인터뷰에 응한 사람이 적어도 자신이 구술한 내용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갖는다? 보도자료가 기사화됐을 때 그 보도자료를 낸 측에게도 저작권을 인정해야 한다? 무더기 송사를 벌인 신문사가 장해 보이지는 않지만 저작권에 대한 시비의 계기는 만들어 놓은 것 같군요.
답변달기
2009-03-26 12:24:05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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