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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 서부영화(3)
김창식 2009년 03월 07일 (토) 08:17:26
*황야의 결투(My Darling Clementine, 1946)

   
서부 역사상 가장 유명한 결투인 보안관 와이어트 어프(Wyatt Earp)형제, 닥 할러데이 (Doc Holiday) 연합팀 대 악덕 목장주 클랜턴 일당과의 실제 결투를 묘사한 대표적인 고전서부극입니다. 존 포드 감독은 존 웨인 대신 지성파 헨리 폰다(Henry Fonda, 1905~ 1982)와 카리스마의 배우 빅터 마추어(Victor Mature, 1915~1999)를 기용하여 두고 두고 회자되는 영화를 제작하였습니다.

헨리 폰다는 제임스 스튜어트와 함께 대표적인 지성파 배우인데, 마카로니 웨스턴인 '옛날 옛적 서부에서'에서는 비열한 악한 역도 잘 소화해낸 특이한 이력의 배우입니다. 빅터 마추어는 '삼손과 데릴라'에 출연, 유명해진 배우인데, 비슷한 또래인 딘 마틴과 더불어 느끼한 매력(?)의 소유자이지요.

와이어트 어프(헨리 폰다)는 닥의 애인인 클레맨타인을 사모하고, 악당과의 결투로인해 닥 할러데이(빅터 마추어)가 죽지만, 뚜렷한 약속없이 좋은 감정만 간직한 채 와이어트 어프가 떠나며 영화가 끝납니다. 요즘 식으로 서로 ‘쿨’하게 헤어지는 것이지요.

클레멘타인은 허구의 인물이지만, 존 포드 감독은 민요 클레멘타인을 차용하여 가슴을 적시는 고전서부극을 완성하였습니다. 영화의 서정성은 소박한 화면과 함께 영화 전편에 흐르는 노래의 선율에 힘 입은 바가 큰데 미치 밀러 합창단이 불렀었지요.

존 포드 감독은 이 영화에서 결투 당일의 분위기를 개짖는 소리로만 표현하여 초조함과 긴박감을 배가하는 새로운 영화 작법을 도입하였습니다. 그밖에 영화의 수려한 여러화면 중 지붕이 없는 노천교회에서 와이어트 어프와 클레멘타인이 교감을 나누며 왈츠를 추는 장면은 특히 아름다운 화면으로 손꼽힙니다.

실재(實在)한 서부의 3대 보안관은 와이드 빌 후크트, 배드 마스터손과 함께 이 영화에 나오는 와이어트 어프입니다. 이들 중 와이어트 어프가 가장 유명하며, 그와 클랜튼 일당과의 결투는 수차례 영화화되었습니다('툼스톤', '와이어트 어프' 등). 뭇 영화들 중에서도 '황야의 결투'를 가장 걸작으로 치며, 다음은 존 스터지스 감독, 버트 랭카스터(와이어트 어프), 커크 다글라스(닥 할러데이) 투 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OK 목장의 결투'입니다.

*셰인(Shane, 1953)

   
1950년 전후에 상영된 여느 영화와 달리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로 제작되었습니다. 앨런 래드(Allan Ladd, 1913~1964)가 타이틀 롤을 맡았으며, 반 헤프린, 진 아서가 공연하였고, 소년배우 브란덴 드 와일드(영화 출연 당시 9세)가 조이 역으로 출연했습니다. 감독은 조지 스티븐스이고 빅터 영이 담당한 테마음악이 널리 알려진 시정 넘치는 서부극입니다.

알란 래드는 크지 않은 체구, 단아한 용모의 소유자로 오디 머피와 함께 특히 우리나라에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는 실제 굉장한 속사수여서 따로 연출이 팔요 없었다고 합니다. 우수 어린 얼굴과 위로 제껴 쓴 모자 술 달린 갈색 가죽옷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이지요.

어느날 총잡이 셰인이 찾아와 개척민 농부인 스타렛(반 헤프린) 집에 머물게 됩니다. 그는 농사일을 도우며 가족과 친밀하개 지내는데 스타렛 부부의 아들인 조이는 셰인을 무척 따릅니다.

셰인은 과거 총잡이로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싶어 하지만, 스타렛 가족이 악당들의 위협에 놓이자 분연히 일어나 그들 일당과 단신으로 대결, 승리합니다. 이 결투에서 그도 부상하지만 조이의 안타까운 외침을 뒤로 한 채 새로운 삶을 찾아 또다시 방랑의 길로 떠납니다.

셰인은 결코 권총 솜씨를 뽐내지 않고 총잡이로서가 아닌 새로운 삶을 원합니다. 악당의 위협 또한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에도, ‘해야할 일’을 하기 위해 피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합니다. 그가 연기한 영웅은 거침없고 당당한 인물이 아닌 세심하고 관조적이며 신경 과민적인 반(反)영웅 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하이 눈'의 윌 케인(게리 쿠퍼) 계열의 인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에서 악명이 자자한 용병 총잡이 잭 역에 모자, 옷, 장갑, 부츠할 것 없이 온통 검정 일색으로 치장한 인상파 배우 잭 파란스가 거들먹거리며 출연하는데, 카리스마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악역배우가 그렇게 멋있어도 되는 것인지 회의가 들더라니까요. 그는 나중 다른 영화에 속속 등장하는 수많은 후배 악당들이 우러르는 전범(典範)이 되었지요.

셰인과 스타렛 부인(진 아서)의 마음 뿐인 숨기는 사랑은 애틋한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무엇보다도 조이역을 맡은 아역배우 브란덴 드 와일드(30세로 요절함)의 천재적인 연기는 목가적인 와이오밍 고원의 풍광과 어우러지며 이 영화에 수채화 같은 아름다움을 선사하였습니다. 조이가 부상한 채 떠나가는 셰인의 뒤를 울먹이며 쫓아가는 마지막 씬은 영화사에 길이 남는 명장면입니다.

“돌아와요, 셰인! 잭은 총도 뽑지 못하였어요.”

   




  김창식 nixland@naver.com
경복고, 한국외국어대학 독어과 졸업
재학중 독일어로 쓴 소설, 수필, 논문집 간행
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 공항지점장 역임
외대문학상(단편), 2008 '한국수필' 신인상 수상
음악, 영화, 문학, 철학적 관점을 감성적 문체로 표현.
blog.naver.com/nix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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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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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118.XXX.XXX.130)
김윤옥님,자주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영어대사까지 기억하시는군요.
참, 한가지 빠뜨린 것이 있어요.
악당 용병 총잡이 역의 잭 파란스는 옷, 부츠, 장갑까지 검정 일색으로
치장하고 나오는 숨막힐듯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이에 영향 받아 그 당시,
그리고 그 이후에도 '가다(깡패)' 들이 '을를(싸울)'때면 꼭 손에 딱 맞는
검은 장갑을 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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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1 07: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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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155)
김창식님은 따뜻한 천재십니다.
우리네 생에서 긴긴 순간들이 다 지나간 뒤,무슨말을 할까요? 추억이 없다면.
저도 셰인의 마지막 장면은 어렴풋하게 기억됩니다. shane, be back soon!!! 그랬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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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21: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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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 (175.XXX.XXX.142)
Shane. Come back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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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3 0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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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222.XXX.XXX.94)
백정자님,'황야의 결투' 첫 장면, 와이어트가 클레멘타인과 헤어지는 끝장면 그리고 화면 사이사이에 미치 밀러의 합창 선율이 흘러 나오는데,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아직 환청
처럼 들립니다.
다비님,자주 덧글 올려주셔서 큰 고마움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은 명맥이
끊긴 옛 서부영화들을 감상하는 키 워드는 당시의 사회상과 휴머니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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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16: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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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69.XXX.XXX.111)
오케이 목장의 결투, 세인등은 서부 영화여서 총잡이의 싸움 같지만,
그 안에는 개척당시의 인간사의 심리와 사회상이 반영되어 있으며,
진한 휴머니즘이 깔려 있습니다.

전 그래서 그 당시의 영화를 그리워 합니다.
요즘 영화는 오히려 흥미 위주일 뿐
인간애를 느끼는 그런 영화가 많지 않은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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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11: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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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자 (210.XXX.XXX.142)
자유와 개성을 추구하는 분들이기에 모두 소중한 글들이지만 님은 색다른 장르로 별미를 선사해 주어 빠트리지 않고 들여다 보곤 흐음 흐음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구만요.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노래가 귀에 들리는 듯한 환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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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09:3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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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222.XXX.XXX.94)
선생님, 그 영화들을 기억하고 계시는 군요.
그렇습니다. 서로 결투장으로 가려고 스타렛과 셰인이 선의의 싸움을 벌이지요.
스타렛 부부로 출연한 반 헤프린과 진 아서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특히 조이 역의 천재소년 브란덴 드 와일드의 연기가 영화를 빛나게 했습니다.
'셰인'은 마지막 한 장면만으로도 영화사에 길이 남는 수작이 되었다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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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7 12: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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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222.XXX.XXX.94)
박 교수님 제글에 관심을 주셔서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물론 서부영화 1(역마차/수색자), 2(하이눈)도 보실 수 있으십니다.
시간 있으실 때 위 약력의 제 블로그 방문하시면 됩니다.
그보다 선생님께서 이메일등 연락처 주시면 제가 찾아 뵙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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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7 11: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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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규 (155.XXX.XXX.159)
우연한기회에 김창식님의 컬럼인 걸작서부영화(3)을 읽었습니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가 있어 좋았습니다.
혹시 (1)과 (2)도 있는지요 ?

경북대
박경규
답변달기
2009-03-07 10: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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