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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우리글은 어디로 가고...
고영회 2009년 02월 26일 (목) 00:05:29
역사가 오래된 주간지 표지를 살펴봅니다. 표지 윗부분에 ‘since 1964’로 표시하고 제호는 'Magazine’을 크게 적은 것과 한글이름을 달았습니다. 표지를 넘겨 목차면을 보면 ‘Contents: Cover story, Special, Arts...’라고 영어로 적은 제목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느 사회복지사업 관련 법인에서 매월 발간하는 책자를 봅니다. 표지에는 ‘Vol. 207 February 2009’라고 발행월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다음 장 목차로 가면 'CONTENTS'라고 적은 후 세부 차례들은 한글과 영어로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는 재단에서 정기 발행하는 책자를 보면 표지에는 한글과 영어로 제호를 달았고, 목차로 가면 여기에도 ‘contents’라고 표시하고 세부 제목들은 ‘오프닝 칼럼, 커버스토리, 테마, 스페셜 인터뷰...’이런 식입니다.

거의 모든 책자에서 목차를 표시할 때, 대부분 ‘contents'라고 적지 우리글로 차례나 목차라고 적은 것은 거의 찾기 어렵습니다. 중간 제목도 영어로 쓰거나 우리글자로 적은 영어를 쓰는 게 참 많습니다. 이런 잡지들을 읽는 독자는 어느 나라 사람일까요? 외국인을 위한 배려라고 이해하려고 해도 원칙도 없고 저런 정도 표시로는 외국인에게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독자들이 읽으라고 만든 것입니다.

업무수첩에서는 정도가 지나칩니다. 어느 단체의 업무용 수첩을 한장 한장 넘겨 봅니다. ‘Yearly plan, Monthly Schedule, SCHEDULE MEMO, Sunday/日, Monday/月...’ 해당 날짜에 가면 ‘1 January / 3 Saturday(土) / 3-362/Week 1'이런 식으로 표시되어 있고 한글로 적은 부분은 아예 없습니다. 단체의 업무수첩이니 주로 회원들에게 나눠 줄 텐데, 그 단체에 외국인 회원은 찾기 어려워 보이니 결국 우리나라 회원을 위한 수첩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회원들을 위한 수첩에 우리말이 보이지 않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요.

일간 신문을 몇 개 펼쳐보면 영어나 우리글자로 적은 외국어가 여기 저기 널려 있습니다. ‘대기업 잡 셰어링 동참, Job Sharing, 글로벌 딜, 북핵 협상 리셋버튼 누를 때, 인턴 로비, 플래그쉽, vs, 뉴스 브리핑, ...’ 신문에서 이런 식으로 쓰는 것 역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신문은 사건의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첫째 사명일 것입니다. 잡 셰어링, 글로벌 딜, 리셋버튼 저런 식으로 표현해도 독자들이 제대로 이해할지 걱정입니다. 독자가 신문 기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신문은 거저 종이일 뿐인데.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이 잡지를 사가려 했지만 잡지들이 대부분 요상한 외국어 이름이라 한국잡지란 특색을 찾을 수 없기에 사길 포기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외국인은 우리나라에서 한국의 특색을 알 수 있는 것들을 찾는 게 당연할 것 같습니다. 정작 우리는 우리 색깔을 털어내지 못해 안달입니다.

어떤 분은 우리말 문법이 어려워 제대로 쓰기 어렵다고 불평합니다. 이런 분에게 영문법과 국문법 어느 것이 더 어렵냐고 묻고 싶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사람은 영문법에 틀리지 않기 위해 사전과 문법책을 옆에 끼고 있습니다. 국어가 어렵다고 불평하는 분은 우리말 우리글을 제대로 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요. 국문법, 국어사전이라도 곁에 두고 있습니까?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쓰고 있다고 해서 노력 없이 국문법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익히지 않고 올바로 쓰긴 어렵습니다.

우리의 얼은 우리말 우리글 속에 들어있습니다. 우리가 바르게 쓰려고 노력할 때 우리말 우리글을 제대로 쓸 수 있습니다. 우리말 우리글을 갈고 닦는 데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우리말 다듬기(http://www.malteo.net/)에도 참여해 보시기 바랍니다.

   




고영회(高永會) mymail@patinfo.com
1958년생. 진주고,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기술사(건축시공, 건축기계설비), 변리사/대한기술사회 회장과 대한변리사회 공보이사 역임/현재 행정개혁시민연합(행개련) 과학기술공동위원장,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국민실천위원장, 성창특허법률사무소(www.patinfo.co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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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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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123.XXX.XXX.50)
고영회기술사님 안녕하십니까? 일전에 대기회에서 신입 인사드린 이창우입니다.
추천해 주신 메일 유익하게 잘 읽고 있습니다. 늦게나마 감사드립니다. 저도 요즘 우리나라가 우리말을 멀리하고 있는 데에 대하여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저녁 TV뉴스에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대화에 욕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 보도를 하는 걸 얼핏 보았는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더군요. 문자메시지나 채팅 등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상한 문자아닌 문자도 문제가 많다는 생각입니다. 영어사용이 늘고, 이상한 문자사용도 늘다보면 언젠가는 우리의 한글, 국어로서의 존속여부를 묻고자 국민투표에 붙여질 날이 오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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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01:10:34
0 0
옆집 (119.XXX.XXX.228)
고 대표님, 제가 먼저 안부를 올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추천해 주신 글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 너무 동감을 하지만 생활하면서 이제는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저희들에게 영어라는게 아주 많은 부분 삶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저희 딸도 이제 7살인데 영어 학원을 몇 달 다닌 적이 있습니다.아직 한글도 깨우치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회 생활을 하는데 참 편한 부분들도 있는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하는 이 사회구조도 한 몫을 했다고 보고요... 정말 회사에서 회의를 하다보면 영어 반, 우리나라말 반 그렇습니다.
두서없는 말이 너무 길었던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좋은 글을 읽을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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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1 12: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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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 (69.XXX.XXX.111)
이 글을 읽으니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드는군요.
저도 지금까지 우리말 공부하며 옃번이나 사전을 찾아 보았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으니까요. 물론 세계 어느 지역이나 영어가 공통어가 되어 영자 인쇄물이 많고 또한 자기나라 말로 변환된것을 공식적으로 쓰는 나라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내용은 가급적 한글로 쓰도록 노력해야 우리말의 소중함을 깨닫고 한글의 아름다움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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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7 11:41:28
0 0
diamond (122.XXX.XXX.71)
맞아요.
오늘 중앙일보에도 '파워 셀리브리티 1위 김연아'란 말이 나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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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6 1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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