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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서부영화(1)
김창식 2009년 02월 07일 (토) 08:55:03
사 오십대 이상 연령층의 사람들에게는 어렸을 적 서부영화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거의 명맥이 끊겨 안타깝지만, 그 시절 어린 마음을 설레게 했던 영화로는 타잔영화와 서부영화가 단연 으뜸이었지요. 그 중 걸작서부영화 몇 편을 소개 합니다.

* 역마차(Stagecoach, 1939)

   
서부영화의 고전(古典)이자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작품인 존 포드(John Ford)감독, 존 웨인(John Wayne)주연의 ‘역마차'는 걸작서부영화를 논할 때면 언제나 첫머리에 언급되는 영화로서 서부영화의 고전적 특징과 장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직업과 사연을 가진 데면데면한 승객들(의사, 임산부, 판사, 젊은 남녀, 도박사 등)이 같은 목적지로 가는 여정에서 갈등을 겪지만, 인디언의 습격 등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연대감이 생기고, 종국엔 서로를 이해하고 돕게 된다는 설정의 휴머니즘 서부극이며, 존 웨인은 탈옥한 무법자 링고 키드로 출연합니다. 승객들인 인간 군상은 잡다한 인종으로 구성된 미국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휴머니즘은 위기를 극복하는 용기와 협동심을 고취하려는 미국식 영웅주의의 변형으로도 읽힙니다.

이들 일행이 방진(方陣)을 치고 인디언에 맞서 싸우다 절체절명의 위험에 빠질 때 기병대가 출현합니다. 먼지에 찌든 푸른 군복을 입은 기병대가 돌격나팔을 울리며 나타나면 인디언들은 그야말로 추풍낙엽이었어요. 그 때 얼마나 통쾌하던지! 철없는 우리들은 멋모르고 박수를 쳤지요. 인디언의 습격과 응전, 기병대의 출현 등 존 포드 감독은 다양한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하였는데, 이러한 도식적인 패턴은 그 후 다른 사람의 영화에서도 되풀이됩니다.

서부영화를 상징하는 감독과 배우를 한 사람씩만 꼽으라면 바로 이 영화의 존 포드 감독과 주연 배우 존 웨인입니다. ‘서부극의 아버지’로도 불리며 대단한 카리스마를 소유한 존 포드 감독과 듬직한 체구의 ‘국민 배우’인 존 웨인. 역마차가 걸작서부영화의 첫 머리를 장식하게 된 것은 이들에 대한 오마주적인 측면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존 웨인은 ‘공작(Duke)'이라고도 불리며 가장 미국적인 배우로 사랑받았는데,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하면서도 믿음직스럽고 정의감있어 보이는 그의 풍모에 연유한다고 생각됩니다. 거구에 호쾌한 액션이 트레이드 마크이지만 아울러 약간 얼굴을 찡그릴 때 엿보이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이 그의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수색자’, ‘아라모’, ‘리오 브라보, ‘리버티 바란스를 쏜 사나이’등 그의 영화를 얼추 다 보았지만, 존 웨인이 출연한 영화에서 거의(아마 한번도) 콜트 리볼버 권총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채롭습니다. 물론 폼으로 차고는 다녔지요. 2미터 가까운 큰 키의 그에게는 윈체스터 장총이 더 어울렸으리라 여겨지기도 하지만.

* 수색자(The Searchers, 1956)

   
역마차 대신 ‘수색자 ’를 꼽는 비평가도 있습니다. 심지어 모든 장르의 영화를 통틀어 영화사에 길이 남는 10대 걸작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존 포드 감독은 이 영화로 쟁쟁한 영화계 후학들(구로사와 아키라, 마틴 스콜세즈, 샘 페킨파,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등)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다름 아닌 완강한 고전주의 서부극의 문법과 공식을 탈피한 새로운 스타일의 서부극이었던 때문입니다. 1960년대의 수정주의서부극, 또는 1970년대 마카로니웨스턴이 대표하는 ‘탈(脫)영웅주의’를 표방한 새로운 영화들의 효시(嚆矢)격인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인디언에게 조카딸을 납치 당한 퇴역군인(존 웨인)의 5년간에 걸친 추격전과 복수담을 그린 영화인데, 존 포드 감독은 이 영화에서 종래의 영웅주의적이고 권선징악적인 서부극의 구도를 벗어나 인간의 광기와 불완전성을 서부극에 대입함으로써 자신의 영화세계에 일대 수정을 가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쌓은 탑을 일거에 무너뜨리고 새로운 건축양식으로 보다 더 찬란한 탑을 쌓은 것이지요.이에 걸맞게 존 웨인이 집념과 광기의 화신인 에단 역으로 일생일대의 명연기를 펼쳐 성격파적인 면모도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이 영화에서 나중 ‘왕중왕(King Of Kings,1961)'에서 예수로 분하는 제프리 헌터(Jeffrey Hunter)의 젊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대목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그가 '왕중왕'에 출연함으로써 관객들은 처음으로 예수의 전신 앞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전까지는 ‘성의(聖衣)’, ‘쿼바디스’, ‘벤허’등 성서를 다룬 영화 속에서 예수의 손이나 팔, 뒷모습 등 부분적인 모습만을 볼 수 있거나 음성만을 들을 수 있을 뿐이었지요. 그는 우리가 상상해 온, 또는 성화에서 보기만 한 예수의 이미지를 빼닮은, 회색빛이 섞인 깊고 푸른 눈의 배우였어요.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예수를 ‘우리 곁에 임(臨)하게 해준’ 위대한 배우라 할 수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 밖에 코만치 족에게 납치 당하였으나 뜻밖에도 그들과 동화되어 있는 에단의 혼혈 조카 역으로 출연하는 어린 나탈리 우드(Natalie Wood)의 청초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유 없는 반항’, ‘초원의 빛’ 그리고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에 나오는 그 나탈리 우드의 꽃같이 아름다운 모습을.

   




  김창식 nixland@naver.com
경복고, 한국외국어대학 독어과 졸업
재학중 독일어로 쓴 소설, 수필, 논문집 간행
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 공항지점장 역임
외대문학상(단편), 2008 '한국수필' 신인상 수상
음악, 영화, 문학, 철학적 관점을 감성적 문체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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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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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옥 (210.XXX.XXX.25)
언젠가도 말씀 드렸드시 60년대 제 가장 빛나던 시절, 서부영화를 비롯해서 개봉영화는 단 한 편도 빠뜨리지않고 봤던 터라 김창식님의 글 한 편 한 편이 제게는 아득한 그리움의 늪이 됩니다.
그런데 저는 스토리나 출연배우의 모습이 희미하기만한데 어찌 그다지도 선명하게 기억하시고 기록하시는지....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글들이 우리들이 따뜻하게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된다는 믿음이 또 한번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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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6 22: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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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신열 (210.XXX.XXX.177)
바쁘게 살다보면 잊어버리는 것 중의 하나가 저마다 가지고 있는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일텐데 20여년만에 형님의 글을 대하니 옛추억의 향기가 행간사이에 가득 배어있음을 느낍니다.
대학시절에 이미 "아름다운 독일어"를 쓰고 있다는 찬사를 받은 형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으며, 회사에서는 상사로서 부하직원의 문장수업에 열을 올리던 때가 어제 같군요.
흘러간 영화, 팝송, 클래식 음악의 참맛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리고, 늦게나마(?) 인정받은 글솜씨를 마음껏 발휘하여 인생 후반전을 멋있게 장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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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0 15: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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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협 (121.XXX.XXX.228)
어렸을쩍 주말에 명화 단골 메뉴였죠 존웨인표 서부영화 하나의 장르죠
몇년전에도 서부영화가 간혹등장했죠 과거의 향수하고는거리는 멀죠
'용서받지 못한자' '영건'시리즈 이제는 색다른 서부영화로 보이죠
그래도 머니머니해도 존웨인,존포드 두 존씨아저씨 표가 최고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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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0 14: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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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리 (69.XXX.XXX.111)
정정 합니다.
" 이런 글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시대인지라" 로 정정합니다.

또한 보기 힘든 그 옛날의 영화 포스터 까지 볼 수 있어서 대단히 흐믓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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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9 14: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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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리 (69.XXX.XXX.111)
요즈음 참 보기 드문 주제의 글을 쓰시는 김창식 선생님의 팬입니다.
영화 평론보다 차원이 더 높은 분석과 휴머니즘이 가득한 영화에 대한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인지라 전 항상 선생님의 글에 기대감을 가지고 읽으며
또한 공감합니다. 이렇게 섬세한 열정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는 내용을 재미있게 이끌어 가 주셔서 다음 편 서부 영화의 걸작 하이눈 (HIgh Noon)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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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9 1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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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자 (210.XXX.XXX.142)
그래도 영화라면 좀 안다고 자부하는데...배우도 존 웨인만 쫌 들어 본 것도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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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9 13: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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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222.XXX.XXX.22)
나그네알바트로스 님, 저는 영화에 대한 알바트로스 님의 덧글(이번 글 뿐만아니라)을 보며 어쩌면 저와 비슷한 관점과 감성의 소유자라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전혀 장애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덧글이 삭제되어 섭섭한 마음이 드는군요. 평소 저의 글에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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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9 09: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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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식 (222.XXX.XXX.22)
1. 나그네 알바트로스님, 다음 회에 다룰 영화가 바로 '하이눈'과 '셰인'입니다.
개인적으론 '하이눈'을 최고 영화로 꼽습니다. 님과 저는 취향이 같은 셈이지요.
2.'수색자'와 '월담'님, 저도 님들의 시각에 매우 동의합니다. 다만 어렸을 때는 비판의식 없이 '재미'와 '멋'만을 느낀 것이지요. 이러한 관점은 '수정주의서부극'에서 밀도있게 다루려합니다. '수색자', '하이눈', '셰인'등은 고전서부극이지만 사실 '수정주의서부극'요소가 다분히 가미된, 그들의 효시격인 작푿들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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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8 13: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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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자 (211.XXX.XXX.52)
존 웨인 등 등 배우가 멋있어서 어떻다는 건지... 이런 글도 칼럼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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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7 23: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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