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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순 사장의 리더십
서재경 2006년 11월 24일 (금) 00:00:00
혹시 직원들의 잦은 이직으로 고민하시는 경영자가 계신다면 하루쯤 시간을 내어 광주에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광주 불로동에 있는 송하회관이라는 대중식당에 가서 김봉순 사장을 만나보시면 해결의 힌트를 얻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 년 전 이맘 때 광주에 갔다가 송하회관에서 저녁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보름 전 다시 그 집에서 일 년 만에 저녁을 먹었습니다. 종업원 한 사람이 반갑게 맞으면서 저를 알아보았습니다. 사회생활은 곧 외식생활인지라 누구나 식당에 얽힌 이야기꺼리가 많습니다. 일 년 만에 오는 손님을 기억하는 집이 그렇게 흔치 않으리라는 사실을 외식생활에 익숙한 분이라면 쉽게 수긍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음식점 종업원들은 이직이 잦은 편인데 이 아가씨는 일 년 넘게 일을 하는구나 생각하고 내심 놀랐습니다. 정작 놀란 것은 그 종업원이 벌써 12년째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입니다. 더욱 놀란 것은 자기보다도 더 오래된 15년짜리 종업원도 있으며 제일 짧게 근무한 사람이 8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을 때입니다.

이 대목에서 궁금증이 발동해 저는 사장님을 좀 뵙자고 청했습니다. 그래서 김봉순 사장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사장은 몹시 수줍음을 타면서 저 같은 사람에게 무슨 비결이 있겠느냐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저는 직원들의 이직문제로 고민하는 경영자들에게 좋은 힌트가 될 수도 있으니 비결을 공개하라고 정중하게 부탁 했습니다. 그제야 조심스럽게 다음 몇 가지를 이야기 했습니다.

첫째, 설과 추석 명절 때는 주변의 식당보다 다섯 배 이상의 보너스를 줍니다.
둘째, 종업원 자녀에게 대학입학금과 졸업 때까지의 등록금을 대줍니다.
셋째, 종업원 집안에 대소사가 발생하면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는 일을 찾아서 해줍니다.
넷째, 자신도 12년 동안 종업원 생활을 했기에 그들의 심정을 잘 이해합니다. 주인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애씁니다.

이 대목에서 김사장의 얼굴에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촌장의 얼굴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잘 생기지도 않고, 카리스마도 없으며 가방 끈도 길지 않은 노인이 등장합니다. 리더가 잘 나지 않았는데도 온 마을은 화평합니다. 그런 모습에 외지에서 찾아온 군인이 리더십의 비결을 묻습니다. 촌장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그저 자꾸 먹이는 거지요”

그녀가 들려준 다섯 번째의 비결을 듣는 순간 한우충동의 경영학 서적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다섯째 비결은 이것이었습니다. ‘손님들이 존재하므로 우리 업소가 존재합니다. 손님 한 분 한 분 덕분에 우리가 먹고 산다는 사실을 입이 아플 정도로 교육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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