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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앞날이 걱정된다
고영회 2008년 08월 14일 (목) 00:51:22
며칠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이ㆍ취임식 기사가 났습니다. 국무위원 중에서 유일했던 과학기술계 인사마저 물러난 것이지요. 글쎄 물러난 이유가 특별교부금문제에 대한 책임 때문이랍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현 정부의 과학기술 관련 인사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뭐 한 사람 인사를 가지고 그러느냐고 하기엔 그동안의 기록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현 정부는 누가 뭐래도 경제 살리기라는 바람에 힘입어 탄생되었습니다. 경제 살리기, 즉 국가경쟁력의 핵심은 기술 발전에 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바로 경제 살리기를 제일 목표로 출범한 현 정부의 과학기술분야의 행보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청와대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예전에는 청와대에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있어 과학기술 현안을 조율해 왔습니다. 그런데 청와대 조직을 개편하면서 과기보좌관을 없애고 교육과학문화 수석을 두었습니다. 그 수석은 교육 쪽에서 맡았습니다. 청와대에도 과학기술이 없습니다.

그 다음,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대부처주의를 내세우며 정부조직을 통합해야 한다고 했지요. 그래서 통합대상에 떠오른 부서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통일부, 여성부 5개 부서였습니다. 결국 과학과 기술관련 업무를 맡는 3개 부처만 통폐합되었습니다. 명분도 없고 논리도 맞지 않는 개편이었습니다. 그나마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교육계 인사가 내정되었다는 소식에 과학기술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공대 출신의 대학교수를 장관으로 임명하고 넘어갔습니다.

올해 4월에는 국회의원 총선이 있었습니다. 각 당의 비례대표에 과학기술계 인사를 공천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는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져 여당과 야당에서 각기 공천한 분들이 당선되어 활동한 바 있습니다. 비례대표제가 필요한 이유를 확인한 순간이었지요.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는 여당이고 야당이고 공천자 명단에 과학기술계 인사가 없었습니다. 과학기술계의 한숨이 이해되는지요.

과학기술 분야의 정부출연 연구원장들에게서 일괄사표를 받았습니다. 과학기술분야는 정치적인 이념, 노선과 관계없는 전문적인 분야인데 정치적인 문제로 휘둘려서는 곤란합니다. 그나마 아직 후임도 임명하지 못하고 있어 혼선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국무위원 중에서 단 1명 과학기술계 인사였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마저 물러나고 후임에 교육계 인사가 임명되었습니다.

과학기술계를 배려하라는 것은 과학기술계의 이해관계로 치부할 일이 아닙니다. 국가경쟁력의 기반인 과학기술은 단시간에 투자한다고 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과학기술은 전문성이 있는 분야라서 어설프게 정책을 결정했다가는 그 동안 쌓아오던 기반도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과학기술 분야는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일할 수 있는 분이 정책을 이끌어야 합니다.

오래 전 낙동강 페놀오염사고가 난 적이 있습니다.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가 뭔지도 모르면서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수질을 깨끗하게 할 수 없습니다. 물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기술과 투자의 문제지요. 또, 전화가 귀했던 시절 전화부족 문제를 해결한 것은 미래를 내다보고 개발한 전전자교환기(TDX)였습니다.

1960년대 중반에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원조우선 요청항목에 과학기술연구원의 설립을 꼽았고, 배가 주린 상황에서도 과학기술인재를 길러냈습니다. 그것이 오늘을 있게 한 밑바탕이 아니었을까요? 과학기술 투자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지금 과학기술정책을 망쳐도 현 정부에서는 그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이니 포퓰리즘에 연연하는 지도자는 택하기 어려운 길이기도 합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12일 577전략(2012년까지 연구개발 투자를 GDP 대비 5%, 7대 기술과 7대 시스템을 중점 육성하여, 7대 강국이 된다)이라는 것을 세워 추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 정부, 국회가 저러하고, 다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던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같은 조직도 없앤 마당에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지금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장기적 안목으로 정책을 펼치는 것이 지도자의 통찰력입니다. 그런 통찰력이 없어서 과학기술을 키우지 못한다면…. 그것도 우리나라가 짊어지고 갈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겁니까?

고영회(高永會) : 1958년 진주 출생. 진주고, 서울대 건축학과 졸. 건설기술자로 근무 후 현재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기술사회 회장, 대한변리사회 공보이사 역임. 과학기술자를 푸대접하는 사회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행정개혁시민연합 과학기술위원장,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국민실천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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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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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섭 (211.XXX.XXX.129)
지금에까지 오도록 우리나라가 얼마나 많은 고생을 격어 왔습니까. 국민들께서 잊지 않도록 늘 좋은말씀 부탁합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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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9 19: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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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섭 (211.XXX.XXX.129)
2008-08-15 09:18:05 옳은 말씀에 공감합니다. 60,70에는 화장실에 소변기를 설치해두고 모아서 일본으로 수출도했고 50년대에는 땅바닥에 떨어진 은행잎을 모아서 수출도 했습니다. 유일한 수출자원이었으니까요.지금 어느정도 먹는것에 궁핍함을 벗은것이 마치 선진국이 된것으로 착각할 정도인것으로 보입니다.고영회 위원장님께서 남들이 주저하는 옳은 지적을 자주해주셔서 많은이들의 심적변화가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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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9 19: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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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섭 (222.XXX.XXX.19)
국가의 앞날을 걱정하는 진정성의 말씀을 공감합니다. 일부의 특이자들이 그토록 독재자라고 외처대도 박정희 대통령은 이나라를 지금의 초석이 되게하신분입니다. 시간이 흘러서 저절로 된것이 아니었다는 것도 6,70년대에는 얼마나 어렵고 힘들었던시기를 어떻게 지나왔는지를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최소한 국가의 체면손상이 되는 극한행동만은 자제할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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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7 0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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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211.XXX.XXX.129)
선배님 잘 계시지요?
기술이 바탕이 되지 않는 어떤 나라도 영속적이지 못함을 왜 모를까요?
당장의 치적(?)에 만.....아님 머리안에서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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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4 17: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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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211.XXX.XXX.129)
고영회 선생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구구절절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김승환 포항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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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4 14: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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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철 (211.XXX.XXX.129)
정부 부처나 청와대 비서직에 그리고 그런 조직의 장 자리에 과학기술 분야 출신 인물이 항상 있어야 과학기술이 발전한다는 논리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문학작가, 스포츠 인물, 도는 노동자와 기업가 등 사회 다양한 분야 사람들도 다들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이 사회를 정부나 정치가 다 이끌어 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분야에서 할 일을 다하면 그 분야가 발전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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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4 11: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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