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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보다 김치가 더 싸다?
박상도 2023년 10월 24일 (화) 00:00:11

지난여름부터 배추김치를 담그려고 마트에 갈 때마다 배추를 째려보며 지나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배추김치를 담그지 못했습니다. 배추는 시원찮은데 비싸긴 왜 그리 비싼 건지 도무지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배추의 생육기간이 50~90일인데 몇 달 동안 배춧값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올해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11월 3일 매일경제 신문 기사를 보면, 2022년 여름 잦은 강우와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강원도 고랭지 생산량이 줄면서 한때 포기당 1만원을 넘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배춧값 폭등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겁니다.

배추김치를 담글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홈쇼핑에서 국산 재료로 만든 김치를 10kg에 39,000원에 팔고 있었습니다. “저 가격이 가능한 가격이야?” TV를 보다가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배춧값만 39,000원은 들 텐데? 어떤 배추를 쓰는 건지는 모르지만…” 아내도 어이없다는 듯한 반응이었습니다. 아무리 싸게 계산해도 김치 10kg이면 재료값만 해도 39,000원이 넘을 텐데, 인건비와 물류 비용까지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가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쇼핑호스트가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말을 합니다. “요즘같이 배추 비쌀 때 믿기지 않는 가격이지요? 저희는 계약 재배를 해서 안정적인 가격에 배추를 공급받기 때문입니다. 물량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주문을 서둘러주세요.” 하는 거였습니다.  

농산물 유통 자료가 부족해서 10년 전 연구 자료를 보니 대형유통업체, 식품가공업체, 단체급식 업체 등이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의 약 46%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오고 이들 대형 소비업체들은 농산물의 가격이 급격하게 변동해도 자체적으로 맺은 계약에 의해 안정적인 가격에 농산물을 공급받는다고 합니다. 이 말은 이런 대규모 소비 업체를 제외한 일반인들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 가격 폭탄을 맞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결국 집에서 김치를 해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것이 더 싸게 되는 경우가 생긴 것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가 농산물 수급 안정입니다. 세부적으로는 ‘농업 관측을 고도화하고 채소 가격 안정제 확대 등으로 가격 등락에 대비해 위험관리 체계를 강화한다’라고 되어있습니다. 그건데 말로만 그렇게 씌어 있지 실상은 하는 일이 없어 보입니다. 비싼 세금 내서 장관, 차관, 국장 등등 월급 주는데 이분들이 일하는 수준은 민간기업만큼 민첩하지 못하니까요. 중간에 어떤 사정이 있든 그건 소비자가 알 바가 아니고 결과가 그렇다는 겁니다.  

소비자는 배추의 생산 시기와 생육 환경, 계절의 변동에 따른 산지의 차이 등등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지금 김치를 담가야 하는데 싸고 좋은 배추가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합니다. 이걸 김치 제조업체는 해내는데 수십 년 동안 농림축산식품부는 못 하고 있는 겁니다. 아니, 못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하고 싶지 않은 건지, 할 수 없는 건지 잘 구분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정이야 어떻든 해마다 농산물 파동이 끊이지 않고 있는 걸로 봐서는 여기에도 이상한 카르텔이 존재한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듭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중소 김치제조업체는 해내는 걸 정부가 못하는 웃기고 화나고 슬픈 상황을 달리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수십 년간의 경험으로 농산물은 비쌀 때는 굳이 사 먹지 않고 다른 대체재를 찾는다는 원칙이 생겼습니다. 농산물이 폭등할 때는 작황이 좋지 않을 때이고 그때는 B급, C급 농산물도 매대에 내놓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에 급등했던 감자가 그랬고, 지금은 배추가 그렇습니다. 알이 차지도 않은 시원찮은 배추로 김치를 담글 바에는 차라리 양배추를 쓰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며칠 전에 양배추로 김치를 담가서 먹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10월 17일 농민신문에는 “배춧값 상승 일시적 현상, 섣부른 보도로 시장 찬물 안 될 말” 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났습니다. 기사의 내용은 김장철을 앞두고 정확하지 않거나 섣부른 보도가 나갈 경우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꺾이는 등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며, 지난해의 경우 9∼10월 배춧값이 상승하자 상당수 매체에서 김장 물가 폭등 우려를 담은 보도를 쏟아냈지만 정작 김장철인 11월에는 시세가 10㎏들이 상품 한 망 당 4,000∼5,000원대로 폭락해 출하자들이 허탈해 했다는 것입니다. 이러니 자칫 잘못하면 김장철에 배춧값이 폭락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해에도 11월 3일 배춧값 폭등 기사가 나간 지 고작 이틀 만에 산지 배춧값이 포기당 800원으로 폭락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정부가 사서 비축합니다. 그런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최근 5년간 폐기한 비축농산물이 6만 톤을 넘었고 폐기 비용만 122억 원이 넘게 들었다고 합니다. 참 딱한 일입니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도시 근로자의 가계가 감당해야 하고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세금으로 정부가 사들입니다. 결국 주머니돈이 쌈짓돈이라 어차피 잘되든 못되든 국민이 감당하는 것입니다. 민간 기업은 안정적인 수급에 사활을 걸고 일을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망할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수십 년 동안 구멍이 나면 세금으로 메꾸고 폭등하면 날씨 핑계, 작기(作期) 전환에 따른 공백기 같은 핑계를 대는 거겠지요. 이유 불문하고 배추 한 포기에 만 원에 사서 김치를 담그면 그 김치 공장은 망합니다. 정부 부처가 절실하게 일을 하지 않으니 서민들의 가계는 멍이 들고 망하는 지경에 이르는 겁니다.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비싸면 비축량을 풀고 폭락하면 사서 비축하는 식의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일만 하지 마시고 AI가 됐든 빅 데이터가 됐든 첨단 기술을 활용해서 제대로 예측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해서 세금도 아끼고 도시 근로자와 농민들 모두 주름살 펴는 일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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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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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220.XXX.XXX.179)
결국 절박함의 문제입니다.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판다란는 말도 있돗이 사기업에서는 물량확보와 싼 가격에 구매하기 위해 힘을 쏟는데 공기엄에서는 그런 의지가 약하니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아 당연하지요, 공산주의가 자본주의를 이겨내지 못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의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공공병원이 사립병원에 뒤쳐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민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민간에게 맡기고 민간이 하기 어려운 것만 공공에서 맡도록 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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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5 11: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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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211.XXX.XXX.101)
농식품 제조업자로써 적극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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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4 07: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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