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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팅겐’ 같은 K-팝 곡은 언제 나오려나
신현덕 2023년 10월 11일 (수) 00:11:54

한일 외교관계가 정상으로 작동하면서 1963년 독일과 프랑스가 맺은 ‘엘리제 조약’이 새롭게 보입니다. 당시 발표된 공동선언문을 보면 두 나라는 정상을 포함한 주요 고위 당국자들이 정기적으로 회합(셔틀 외교)을 하며, 국방, 교육에서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또 오래된, 불편했던 관계를 청산하고, 양 국민의 우호관계를 증진시켜 통일 유럽을 향해 함께 나아가기로 약속했습니다. 즉 두 나라가 변치 않을 화해를 다짐한 것입니다. 조약 체결 이후 일시적으로 삐걱댄 적도 있었지만 두 나라의 우호는 증진되었고, 유럽 통합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우리에게도 익숙한 DAAD(독일학술교류처)가 중심이 되어 두 나라 학생들의 교환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상호 좋은 관계를 유지·발전시켜 오고 있습니다.

엘리제 조약 다음 해에 유태계 프랑스인인 바르바라가 부른 샹송 ‘괴팅겐’이 최근 국내에서 조명을 받습니다. 바르바라는 독일 괴팅겐 대학의 초청으로 괴팅겐에 와 머물며 느끼고 본 풍경을 노랫말로 담담하게 전했습니다.
가사는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으로 아주 평범합니다. 괴팅겐에도 젊은이들이 사랑을 꽃피우고, 아이들은 프랑스 역사를 배우고, 동화를 이야기하며, 뛰어논다고 했지요. 프랑스나 독일 어디에서나 일반인의 평범한 삶이 평화롭게 이어진다는 내용입니다. 일상의 순수한 평화 속으로 미움과 갈등이 끼어들 틈조차 없습니다. 가사의 부드러움이 두 나라 국민의 각진 마음을 눙쳤습니다. 프랑스어로 먼저 불렀고, 뒤이어 독일어로도 번역돼 사랑을 받았습니다.

바르바라는 러시아계 유태인입니다. 2차 세계 대전 때 유태인에 대한 나치의 만행은 상상하기도 어려울 만큼 가혹했습니다. 독일이 유태인을 대량 학살할 때 그녀는 가족과 함께 목숨을 지키려 숨어 살아야 했습니다. 바르바라가 생각해 보면 독일인이 죽도록 미웠겠지요. 그런 바르바라가 자신의 목숨을 노렸던 독일 땅 한가운데서 ‘괴팅겐’을 지었습니다. 그는 앨범 24개와 싱글 3개를 냈는데, ‘괴팅겐’은 싱글에 들어 있습니다.

왜 하필 두 나라의 관계를 고양시키는 데 작은 도시 괴팅겐이 소환되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괴팅겐은 독일 니더작센주에 있는 인구 11만 명의 대학도시입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함부르크를 잇는 7번 아우토반 중간지점에 있습니다. 통일 전에는 동서독 경계에서 채 50㎞도 떨어지지 않아 제2차 세계대전의 긴장감이 남아 있던 곳으로 알려졌지요. 실제로 이곳에서 공산지역으로 넘어간 학생도 있어 정보기관이 예의 주시했던 곳입니다.
괴팅겐은 정적이며, 정치·학문적으로는 독일에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인구 중 1/4 이상이 학생입니다. 방학 때 학생들이 귀향하면 온 도시가 텅 빕니다.

게오르그 아우구스트 대학(보통 괴팅겐 대학이라 부름)은 설립부터 오늘까지 이어지는 화제가 많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개봉된 영화 ‘오펜하이머’의 주인공 오펜하이머가 이 대학 졸업생이며 아인슈타인과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수소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워드 텔러도 있습니다. 즉 핵무기의 산실입니다. 철혈재상으로 익숙한 오토 폰 비스마르크,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거 전 대동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도 졸업생입니다.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 결핵균을 발견한 로버트 코흐, 양자를 발견한 막스 플랑크, 반도체 헤테로구조를 개발한 헤르베르트 크뢰머 등 이 학교 출신 43명이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 문호 괴테도 공부했으며, 최초의 산부인과 진료소가 개설되었고, 아시아인에게 저주(?)를 퍼부은 동물학 및 해부학의 창시자 요한 프리드리히 블루멘바흐 의대 교수도 있습니다.

바르바라는 괴팅겐 대학이 초청했을 때 어렵게 방문을 수락했다고 합니다.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만 괴팅겐 대학 연구에서 촉발된 세계적인 갈등(핵무기 전쟁 등)을 극복해야 되겠다는 이유가 있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결과적으로 바르바라의 괴팅겐 방문과 샹송 ‘괴팅겐’으로 프랑스와 독일은 발전을 위한 공동 틀을 마련했습니다.

1965년 한일 수교 이후에도 두 나라 외교에서 말끔히 정리되지 않은 과거 일부가 흔적처럼 남았고, 이로 인해 숱한 갈등이 이어졌으며, 장애가 되어왔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일본과 추진하는 외교가 ‘엘리제 조약’ 내용과 많이 닮았습니다. ‘괴팅겐’처럼 정치인들이 못한 일을 전 세계에 감동을 주는 우리 K-팝이 해낼 수는 없을까 생각해 봅니다. 극성팬들 때문에 가수가 곤욕을 치를지도 모릅니다. ‘괴팅겐’처럼 노래로 한일 관계가 발전하는 날 그 가수는 아마 영원한 승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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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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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 (220.XXX.XXX.179)
'용서는 가장 큰 복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용서는 상대방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이 깨우친다면, 한일관계는 좀 더 손쉬워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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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1 10: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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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덕 (121.XXX.XXX.87)
감사합니다.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답변달기
2023-10-12 22:58:21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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