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 연재칼럼 | 김영환 사에라
     
텔레비전 채널 선택권을 국민에게
김영환 2023년 07월 21일 (금) 00:01:51

어떤 네티즌이 댓글에서 말했습니다. “9시 뉴스도, 주진우 라이브도, 최강시사도 싫다”. 공감합니다. 물론 내가 놓친 좋은 프로그램도 있겠지만, 사람 이름이 들어간 프로들은, 다른 방송사도 다 멀리하고 싶습니다. 

최근 김의철 KBS 사장은 "시청료를 분리 징수하면 프로그램 축소와 폐지가 불가피하다. 작년 수신료 수입이 6,000억 원(정확히 6,933억 원)인데 1,000억 원으로 줄어 ‘공적 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울상을 지으며 수신료 분리 징수 반대를 위해 사장직을 걸겠다고 했습니다.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 29만 원, 전 직원 4,407명 중 50.6퍼센트인 2,203명의 연봉이 1억 원 이상인 신의 직장. ‘내 맘대로’인 듯한 한국방송공사 KBS의 이사회가 공표한 작년 경영평가보고서입니다.

누구에게도 구속당하지 않는 無主의 기업처럼 행복한 직장은 없죠.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대통령은 여론을 반영하여 리투아니아에서 KBS 수신료 분리 징수안을 전자결재했습니다. 대통령실의 찬반 여론조사로는 국민 약 96퍼센트가 수신료 결합 징수에 반대합니다. 야당 지지자들이 30퍼센트대이니 이들도 많이 반대한다는 거죠. 

국민들이 수신료의 전기료 결합 징수를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KBS 사장이 말하는 그 ‘공적 책무’의 방기에 원인이 있을 겁니다. 공적 책무란 최대 다수 국민의, 최대 행복에 기여하는 것이죠. 전직 고위 간부들조차 뉴스 프로 보기가 겁난다고 한탄하는 KBS는 뭘 추구하는 걸까요? 화제가 된 김제동 씨의 2019년 출연료는 약 7억 원 정도. 약 300,000개월치 수신료를 한입에 털어 넣어 준 겁니다. 그는 KBS의 ‘공적 책무’에 뭘 기여했길래, 그럴 가치나 있었나요? 비판이 몰려 그는 하차했죠. 후에 법무부 장관이 된 검사가 방송 기자와 공모했다며, 이를 권언유착으로 허위 보도한  KBS 기자는 명예 훼손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KBS는 옆을 좀 봐야 합니다. 어떤 방송들이 공영방송 역할을 하는가를! 국회방송, 국정 방송, 모기업 연합뉴스가 국가기간 통신으로 국가의 지원을 받는 연합뉴스TV도 그 범주에 들어갈 것입니다.

사장의 걱정대로 수신료를 다 못 거둬도 KBS는 멋진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열혈 지지자들이 시청료 10배 내기 운동을 벌일지도 모르죠. 광고를 팔아도 되고요. 옛 정당들이 당사를 팔고 천막 당사로 옮겨 갔듯이 여의도 땅을 팔고 자신들이 좋아할 ‘나라의 균형 발전’을 위해 솔선수범하여, 한전공대가 들어선 나주 같은 값싼 허허벌판으로 이사하는 방법도 있죠. 

좀 너른 지방 국으로 키(Key) 스테이션을 삼아도 되고, 제2 방송을 없애고 들어갈 수도 있죠. 디지털 통신으로 어디서나 방송할 수 있습니다. 비싼 땅을 차고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 눈에는 정쟁으로 먹고사는 국회나 마찬가지입니다. 

야당 국회의원 출신인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시청료 납부는 국민의 의무”라고 큰소리 쳤습니다. 방송통신위원조차 세금과 수신료를 착각하는 것이죠. 

헌법상 국민의 의무는 납세, 국방, 교육, 근로니까 수신료는 아닙니다. 납부 의무화는 정치권 인사들이 정말 좋은 목적으로 공영성을 지켜주려고 했거나, 혹은 낙하산으로 내려와 땅 짚고 헤엄치는 경영을 하려고 계속한 목적도 있을 겁니다. 정치권은 공룡화한 KBS가 두렵거나 혹은 이득을 보려고 강제 징수에 눈감았다고 할 수도 있죠. 

KBS는 국민이 인정하든 안 하든, ‘국민의 방송’임을 내걸고 당당하게, 아무 상관없는 전기사용료나 아파트 관리비에 얹혀 기생해 왔습니다. 생각해 보면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의 수신료 연 6조 원(가구당 1년 컬러 수상기 159파운드. 흑백 53.5파운드)이나 일본의 공영방송 NHK(월 1,225엔)처럼 수신료를 별도로 당당하게 받을 만큼 공영성에 자신이 없어 편법으로 받은 건지 모릅니다. 일본은 납부율이 70퍼센트대라는데요. 시중에선 NHK가 안 나오는 텔레비전도 팝니다. 영국은 다매체 시대에 걸맞게 2028년 수신료 폐지를 검토한답니다,

보지도 않는 국민들에게 수신료를 강제한 것은, 경쟁 사각지대인 KBS를 방만한 '놀이터'로 만들었습니다. 공영방송의 뉴스밸류 판단은 누가 하고 보도의 민주적 통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요. 9시 뉴스는 사장, 보도본부장, 보도국장이 오순도순 정하겠죠?) 

수신료는 시대정신에 맞게 폐지를 포함해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케이블 텔레비전을 통해 많이 보니까 KBS 채널의 유료화도 한 방안입니다. 시청자들이 모든 채널을 직접 골라 살 수 있고, 또 중단할 수 있는 채널 시청 선택권을 가져야 합니다. 과거 케이블 텔레비전이 심심하면 채널 번호를 바꾸길래 물어보니 방송통신위의 지시라고 핑계를 댔습니다. 사실이라면 방통위가 채널 개편하라고 시시콜콜 지시하는 관습은 버려야죠. 

신문 보급소가 자기들 입맛대로 특정 신문들을 가정 독자에게 넣어주면 독자들이 가만있을까요? 텔레비전 방송 시청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채널 선택권을 강제로 먹이지 말고 국민에게 돌려주세요. 일부 지역 유선방송이 그렇게 한다고 합니다. 

KBS에 좋은 프로가 많았습니다. 1980년대 ‘이산가족 찾기’가 기억납니다. 몇 년 전에 본 KBS ‘추적60분’이나 ‘시사 기획 창’의 ‘태양광 발전소’도 공영방송다운 수작(秀作)이었죠. 요즘 국제화시대라 나는 BBC EARTH, NHK, 프랑스 TV5 monde 채널의 감탄이 나오는 프로들을 자막을 보며 국내 채널보다 더 많이 시청합니다. 코로나19로 여행을 못 간 영향도 있죠.

뉴스를 잘 보도해 ‘공적 책임’을 잘 수행할 것 같던, 내가 좀 아는 KBS 선후배, 동료 기자들이 빛을 못 보고 끝나는 걸 보면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꼈습니다. 공영방송이 특정 세력에 편향된 사람들로 탁해진다면 ‘공적 책무’를 잃어 생명력을 간직하기 어렵죠. KBS가 흔들리는 것은 팩트를 지고의 가치로 섬기는 기자들과 달리, 혹시 “뉴스도 연출이 가능하다”고 보는 PD 저널리즘의 탓도 있지 않을까요. 나도 젊은 시절 PD가 되려고 했던 적이 있었지요. (내가 뜻한 바와는 달리) 그들이 지금  '방송국의 왕'이라는 말이 떠오릅니 다. 

길을 걷고 있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왜 전화했어?”
“수신료 분리 징수 신청했어?”
“했지.”
전화가 끊겼습니다. 아내는 이유를 불문하고 아파트 관리비 합산을 대단히 싫어합니다. 케이블 텔레비전에 돈을 내는 데 수신료는 또 왜 걷느냐는 겁니다. 

자유칼럼의 글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며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창작물입니다. 
자유칼럼을 필자와 자유칼럼그룹의 동의없이 매체에 전재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칼럼의견쓰기(6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신우현 (221.XXX.XXX.92)
정답입니다.
찬성에 1표!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답변달기
2023-08-24 01:37:20
0 0
김완수 (39.XXX.XXX.105)
지당하신 말씀에 공감합니다.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 속 시원히 해결해야죠....
답변달기
2023-07-21 22:39:33
1 1
김영환 (210.XXX.XXX.241)
감사합니다. 수신료 문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답변달기
2023-07-27 14:30:22
0 0
이대선 (125.XXX.XXX.234)
채널선택권을 국민에게 주자는 필자의 주장에는 상당 부분 공감합니다. 다만 돈되지 않는 공공성있는 프로, 예를 들면 장애인방송 등에 대한 방송을 지키려면 광고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문제입니다.

하지만, 필자의 논조를 보니 서글퍼집니다. 소위 기자밥을 먹은 사람이 세월이 흘러서 좀 무뎌질 수 있다고 해도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고 있는 현실이....
댓글을 쓰는 나는 기자도 아니고 일개 시민이지만 필자와 내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동훈검와 이동재기자가 함께 한 것이 검언유착인지 아닌지. 한 2년쯤 후에 판단해 보기로 하지요. 저는 검언유착이라는데 오백원 걸겠습니다.

서울경제신문의 수준 ...
답변달기
2023-07-21 09:46:14
2 3
이상열 (203.XXX.XXX.177)
전영환 사에라 글 잘 일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텔레비전 채널 선택권을 국민에게'라는 글은 정말 씨원하고 논리적이고 맘에 쏙드는 글이라서 댓글을 드립니다.

담번에는 KBS 시청료 분리신청하는 구체적인 방법도 알려주세요: 어찌하는 것인지? 아직 헷갈립니다.

여튼, 더운 여름에 아주 시원한 글,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답변달기
2023-07-21 09:44:44
3 1
김영환 (222.XXX.XXX.93)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신청했습니다.고견과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답변달기
2023-07-22 03:15:48
2 1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