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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왜 말이 없나
임철순 2023년 07월 17일 (월) 00:00:42

나는 2020년 2월에 ‘문 대통령은 왜 말이 없나’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청와대의 울산 시장 선거 개입 의혹사건 연루자 13명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이 공개된 때였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청와대 비서실장 산하의 8개 비서관실이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를 당선시키기 위해 갖은 불법행위와 공작을 벌였습니다. 사건의 처음과 끝이 청와대였으나 문 대통령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딴청만 부렸습니다. 오늘까지도 미제인 사건입니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윤 대통령은 왜 말이 없나’라고 묻게 됩니다. 2022년 3월 제20대 대통령에 가까스로 당선돼 5월 10일 취임한 이후 1년이 넘었지만, 나라는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고 대통령의 큰 덕목이어야 할 국민통합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고비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중요 사안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명하지 않은 채 넘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일관계 정상화입니다. 대선 당시 10대 공약에는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라는 추상적 문구가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 취임하면 이런 일을 하리라고 짐작한 국민은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예고 없이 이 일을 해냈습니다. 사안의 속성상 미리 밝힐 수 없는 일이며 큰 방향에서 필요한 조치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일에 대해 사후에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5월 대통령 취임 이후 존재 자체마저 불투명해져 버린 한일관계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왔다”, “출구가 없는 미로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손을 놓고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국민들은 이런 말을 국무회의를 통해서 겨우 들어야 했습니다. 

취임 이후 한동안 계속된 이른바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도 처음엔 신선했습니다. 그러나 정제되지 않거나 사려 깊지 못한 발언과 실언, 전 정부와의 차이를 주장하는 반문으로 논란을 빚거나 임의로 대화를 중단하더니 mbc기자의 몰상식하고 적대적인 태도를 빌미로 아예 없애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아침 문답을 통해 국정 현안에 대한 폭넓은 사려,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수용 태도를 보였다면 하나의 제도로 정착될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1년을 맞고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8월 17일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그나마 그것도 국정 현안에 대한 활발하고 진지한 대화보다는 성과 설명에 치중됐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 터에 간간이 민주당 등 야당을 겨냥해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라고 하거나 전 정부를 향해 반국가세력이라고 매도하는 바람에 논란을 자초해왔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일본의 용어는 ‘처리수’) 문제로 연일 시끄럽고 괴담이 횡행하는데도 대통령의 태도는 달라진 게 없습니다. 

야당과의 관계도 계속 이런 식으로 끌고 갈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야당 대표가 전과 4범의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 또는 잡것) 정치인인 건 맞지만, 엄연히 한쪽 세력의 우두머리인데 언제까지 이렇게 외면하고 무시하는 정치를 해나갈 건가요? 그의 사법적 운명이 어찌 될지는 두고봐야겠지요. 그러나 사안마다 걸고넘어지고 전 정부 때와 태도를 180도 바꾸는 트집과 심술은 나를 알아달라는 인정 욕구의 애절한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는 1대 1이 아닙니다. 그 실체를 포용 또는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통령 부인 문제도 간단치 않습니다. 며칠 전엔 리투아니아에서 명품 쇼핑 시비가 벌어졌는데, 해명이 정말 구차스럽고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잦은 논란과 시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거나 비상식적인 해명으로 구설을 키울 게 아니라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팔 비틀어 인도 정부의 초청을 받아내고 혼자서 대통령 전용기로 관광을 다녀온 전 정부의 대통령 부인은 더했다는 식의 말만 할 게 아닙니다. 오이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않는 게 맞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한 얼굴로 포장한 채 역사상 가장 무능하게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뒤로는 불법과 비리를 저질렀다면 윤 대통령은 준비가 덜 된 정치인인데도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은 채 거칠게 일을 벌여 나가고 있습니다. 한일관계 정상화, 연금 개혁, 노동 개혁 모두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쉬운 건 한 가지도 없으며 하나같이 설득하고 설명하고 이해와 지지를 얻어 추진해 나가야 할 일입니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살이 뭉그러지기 쉬운 작은 생선을 삶는 것처럼 해야 한다”[治大國若烹小鮮]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혹시 ‘나의 상대는 국민이 아니라 역사이며 중요한 것은 후대의 평가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큰 문제입니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역사를 만들어가려 하고, 골치아픈 국내보다 해외 나들이를 선호하고, ‘지금 여기’보다 역사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독선과 독재로 흐르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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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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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관찰자 (175.XXX.XXX.167)
필자님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철석같이 믿고 계신 분인가 보네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우리는 괴담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정치세력인 괴담 생산자 외에는 주류의 과학자와 국제기구는 이런 괴담에 대해 코웃음을 치고 있으니까요. 협치를 하라고요? 협치 이전에 그들이 저지른 그 무지막지한 범죄에 대해 먼저 처벌을 거부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법치가 이루어지고 난 뒤에 정치여야 합니다. 그 어마어마한 거짓말로 탄핵이 이루어져 헌정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지만 이런 거짓말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얘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한 번 지나간 일은 그만인가요? 부정선거와 여기에 부수됐던 재판과정의 문제는 반드시 그 시시비비가 가려져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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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7 09:32:25
0 0
임철순 (210.XXX.XXX.161)
그렇게 읽으셨다면 제 글쓰기에 문제가 많은 거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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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7 13:43:18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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