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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SF 신파(新派) 활극
김창식 2023년 07월 13일 (목) 00:05:55
 
  -플래시 포스터(네이버 이미지)-

영화 ‘플래시'(The Flash, 2023,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는 마블과 함께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쌍벽인 DC(정확히는 DECU, DC확장유니버스)의 열네 번째 작품입니다. 요즘 대세인 멀티버스와 시간여행을 다루었어요. 주인공 플래시가 과거의 특정 시간대에서 만난 또 다른 나와 과거를 바꾸기 위해 펼치는 SF 활극입니다. 우선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볼까요?

‘시공간이 붕괴된 세계. 빛보다 빠른 스피드, 물체 투과, 전기 방출 등 특별한  능력을 자랑하지만 '저스티스 리그'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히어로 플래시. 어느 날 자신에게 빛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시공간 이동 능력이 있음을 알게 된 그는 끔찍한 상처로 얼룩진 과거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역행한다. 의도치 않은 장소에 불시착한 플래시는 멀티버스 세상 속 또 다른 자신과 맞닥뜨리고 모든 것이 뒤엉킨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플래시는 자신이 알던 모습과 전혀 달라진 나이 들고 은퇴한 배트맨과 크립톤 행성에서 온 슈퍼걸의 도움으로 외계의 침공으로부터 시간과 차원이 붕괴된 지구를 구하려 나서는데...’                                            -네이버 영화(편집)

내용이 좀 난삽하고 뒤엉킨 듯하지만 이 영화는 한마디로 ‘멀티버스와 시간여행을 외피로 두른 가족영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 뜬금없이 가족영화냐고요? 주인공 배리(플래시. 에즈라 밀러)가 뜻하지 않은 엄마의 피살을 되돌리기 위해 과거로 향하는 여행담이니까요. 엄마의 지극한 자식 사랑, 자식의 애틋한 엄마 사랑에 SF 모험 활극임에도 중간중간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합니다. 그런 뜻에서 이 영화는 SF 신파(新派) 활극이라는 장르의 새 장을 열었다고도 과장할 수도 있겠네요.

영화는 곳곳에 허당 유머 코드를 심어 웃음을 자아냅니다. 이를테면, 입장이 다른 본캐 플래시와 부캐 플래시의 티격태격, 슈퍼맨을 찾으려고 배트맨(마이클 키튼)과 함께 러시아 포로수용소를 찾았는데 슈퍼맨은 없고 슈퍼걸(샤사 카예)이 있었다든지, 비용을 아끼려고 배트맨 수트를 수선해 플래시 간이복으로 입는다든가, 원더우먼(갤 가돗)이 일행에게 도움을 주려고 카메오로 출현했다가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든지, 빌런인 클립턴 행성의 조드 장군(미이클 섀넌)은 요란하게 등장했다가 어린 소녀 슈퍼걸의 주먹질 힌 방에 나가떨어지질 않나...

영화에 얼굴을 내비치는 DC 올드 히어로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초반부에 하릴없이 욌다 그냥 가는 원더우먼이야 그렇다 치고, 고담시의 배트맨(벤 애플렉)에 이어 중반부에 등장하는 또 다른 시간대 원조 배트맨(마이클 키튼)은 개량해 만든 비행기를 타고 아예 플래시와 함께 스토리의 흐름을 주도합니다. 그에 더해 막판에 등장하는 원조 슈퍼맨(크리스토퍼 리브), 슈퍼맨 복장이 안 어울리는 또 다른 슈퍼맨(니콜라스 케이지)도 그렇고... 영화 막판에 플래시와 케미가 잘 맞는 지금(영화 속 현재)의 배트맨(조지 클루니)도 깜짝 등장합니다. 아, 슈퍼 히어로는 아니지만 배트맨의 집사 알프레드(제레미 아이언스)도 반가운 얼굴을 내비치는군요.

멀티버스와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는 심각하거나 인과관계, 스토리 맥락을 따지지 말고 그냥 화면(시각효과)과 굉음(배경음악)을 즐기면 됩니다. 눈이 침침하고 귀가 멍해지겠지만요. 그런데 잠깐, 시간 역행이라... 시간은 평행이 아니어서 과거로 돌아가 현재를 바꾸려 들면 불규칙한 교차점이 생겨 상황의 충돌로 원하는 현재가 아니라 재앙과 혼돈의 온다는 영화의 세계관에 공감합니다. 다른 한편 ‘쓰잘데없는’ 의문(호기심)이 들기도 하는군요. 

‘지금까지는 현재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갔지만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가서 미래를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와 과거도 그에 조응하려 바뀌지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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