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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와 낯설게 하기
김창식 2023년 05월 11일 (목) 00:00:15

르네 마그리트(Rene Margritte, 1898~1967)에 대한 세 번째 글입니다. 그만 쓰려고 해도 이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가 당최 놓아주지를 않는군요. 이번 글 제목은 ‘르네 마그리트와 낯설게 하기’입니다. 우선 ‘낯설게 하기(Unfamiliarization)’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겠죠. 

‘낯설게 하기’는 ‘일상의 사실을 새로운 관점과 형식을 통해 문학적 진실로 바꾸는 기법’입니다. 이 낯설게 하기의 연원은 1910년대 중후반에서 1920년대 말에 걸쳐 러시아의 언어학자 슈클로프스키(V. Shklovsky, 1893~1984) 등이 중심이 된 문학비평 운동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볼까요?

‘...1920년대 러시아 예술의 자율적인 기능, 기교, 형식을 중요시하던 경향 전체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독자적인 미적 가치를 가지면서도 그것 자체가 목적화한 말이기도 한 ’시어(詩語)‘와 ’일상어(日常語)‘를 구별하는 데서 출발하여 문학을 언어 활동의 특별한 기능으로 파악하고 문학작품의 형태나 양식을 분석하려고 시도한...’
-<네이버 지식백과>

*<헤겔의 휴일>-네이버 이미지

요컨대 형식주의자들은 언어의 일상적 습관을 거부하고 지각작용을 지연시키거나 낯설게 해 긴장을 유발하면 미적 쾌감을 느낄 수 있다고 보았죠. 특별히 유의할 점이 있습니다. ‘낯설게 하기’는 시(詩) 창작 이론이어서 시를 일상 언어와 비교했으며, 소설이나 희곡, 수필 같은 산문(散文)에 대한 주장을 펼친 것은 아니에요. 또 잘못 이해되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수사법의 할 갈래입니다. 문학의 본질을 적시하는 이론은 아니지요.

위에서 언급한 내용을 배경 지식으로 두고 ‘낯설게 하기’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 끼친 영향, 뒤집어서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낯설게 하기’의 예를 살펴보도록 합니다. 아래 8가지 분류는 미술평론가 수지 개블릭(Suzi Gablik, 1934~)의 저서 <르네 마그리트(천수원 옮김, 시공아트)>에 나오는 ‘오브제 연습’ 항목을 참고했습니다.

#1. 고립: 어떤 사물을 고유한 영역 밖 낯선 곳에 배치-<악한의 영혼 조금>
#2. 변형: 어떤 사물에 정상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특성 추가-<여행의 추억>

#3. 합성: 서로 성질이 다른 두 개의 사물을 결합-<알퐁스 알레에 대한 경의>
#4: 부조화: 규모, 위치, 본질의 변화로 창출하는 색다른 변화-<심금(心琴)>
#5: 우연한 만남: 통상 함께 할 수 없는 사물을 하나로 배치-<아르곤의 전투>
#6: 이중 이미지: 두 사물을 하나의 이미지로 연결함-<아른하임의 영역>
#7: 역설: 변증법적으로 설명 가능한 균형 잡힌 모순의 표현-*<헤겔의 휴일>
#8: 양극화: 하나의 시점에서 관찰한 두 개의 다른 상황을 보여줌-<표절>

위 분류를 보면 개념이 서로 겹치기도 하고, 되풀이해 부연 설명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사실 수지 개블릭은 낯설게 하기를 설명하려 한 것이 아니라 ‘회화’와 ‘오브제’의 관계를 짚으려 한 것이었어요. 르네 마그리트에게 ‘회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오브제가 최대한의 영향력을 지니고 존재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해주는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회화와 오브제의 관계에 대한 마그리트의 관점 또한 낯설게 다가오는군요. 

연전(2020. 4. 29~9. 13)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르네 마그리트 특별전(Inside Magritte)’에도 다녀오고, 이 글을 쓰려고 여러 자료를 찾아보며 화가의 천재성과 발상의 전환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다른 한편 르네 마그리트는 왜 하필 이런 이상한 그림을 그렸을까 하는 질문도 떠나지 않는군요. 도대체 왜 이렇게 낯설게 그렸을까? 아마 그것은 화가가 보는 세상 자체가 그것과 다르지 않은, 전혀 낯설지 않은 세계인 때문이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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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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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마가렛트 (223.XXX.XXX.186)
에트바스님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 댓글용 아이디인 ‘르네마가렛트’도 일종의 낯설게 하기가 아닌가 싶네요?
이런면에서 낯설게하기는 재미도 있어야 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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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2 19:30:53
0 0
김창식 (211.XXX.XXX.88)
그렇군요! 르네마가렛트님의 아이디기 낯설고 독특합니다.ㅎㅎ
저 역시 곰곰히 생각해보니, 낯설게 하기=새롭고 재미있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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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3 09:50:09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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