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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동 주민자치를 훼방하지 마라(1)
‘적극 행정’이 간섭으로 변질-
신현덕 2023년 04월 27일 (목) 01:06:23

3년 전 동주민센터가 내건 주민자치 위원 모집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지원 자격은 동 주민이거나 동에 소재한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였습니다. 필자는 주민 간 서로를 도울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여 위원 후보로 신청했고, 추첨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선정 과정을 지켜보노라니 참 어색하고 불편했습니다. 아니 엉망이었고, 주먹구구식이었습니다. 코로나 감염자가 한창 늘어나던 때의 일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모든 것을 진행할 수 없다.”던 담당 공무원과 관계자들의 설명이 자주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위원 개인 정보 유출 의혹, 불공정한 위원 선발 방식, 회의의 비정상적인 개회 등이 이어졌습니다. 그때마다 담당 공무원은 해명을 했지만 분명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공무원들이 자치회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간여하고, 통제한다는 느낌을 아주 강하게 받았습니다. 주민자치회의 설립 근거가 되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의 목적에서도 크게 벗어난 일이었습니다. 이 법은 “성숙한 지방자치를 구현하고 지방의 발전과 국가의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며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은 그러나 자치적으로 활동하려는 자치회를 자신들의 지휘·통제 아래 두고자 하는 모습을 종종 보입니다.

2020년 말 일면식도 없는 한 사람으로부터 휴대전화 문자를 받았습니다. 하도 괴이하여 그것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보내온 그대로 옮겨 봅니다. “안녕하세요. OOO동 주민자치회원 XXX입니다. 몇일 남지않은 2020년도 마무리 잘하시고 회원님 가정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참 당혹스러웠습니다. XXX씨가 누구인지 전혀 떠오르지 않아 실수할까 걱정이었습니다. 선뜻 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스팸이거나 잘못된 전송인 것으로 넘겼습니다. 그 사흘 뒤에 같은 이름으로 연하장에서나 봄직한 사진과 문구가 또 날아왔습니다. 어디에서도 그런 이름과 마주친 기억이 없는데 정말 의아했습니다. 제 개인정보가 시중에 돌아다니는 것이 걱정이었습니다. 어디까지 개인정보가 유출이 되었는지 궁금하고, 일면 두렵고, 의심되었습니다. 문자를 보낸 이에게 저의 개인정보 출처를 직접 물었습니다. 그의 대답이 더 황당했습니다. “어디선가 알게 되었다.”고 얼렁뚱땅 넘어가려 했습니다. “나를 아느냐?”고 했더니 “주민자치위원이 되시지 않았느냐?”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해가 바뀌어 주민자치회를 구성하기 시작할 때입니다. XXX씨가 회장에 출마했고, 당선되었습니다. 저의 개인정보를 위원 지원서에 기재해 제출한 것이 생각났습니다. 유출자를 유추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었고, 왜 유출했는지를 넉넉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회장 선거 때도 말썽이 있었습니다. 필자가 당시 초등학생들도 이용할 줄 아는 줌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습니다만 담당 공무원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위원들이 줌 사용을 모른다.”면서 “카톡으로 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위원들 개인정보가 없어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답변이었습니다. 공무원들은 입후보자의 정견을 녹화하여 위원 개개인이 보게 했습니다.(방송형식을 취함) 쌍방향 통신이 아니라 그보다 후진적인 한 방향 통신을 이용케 했습니다.(다다음 달에는 줌으로 회의 진행) 후보들 간의 토론에서 잘못된 행정 이야기가 거론되는 것이 두려웠던 것임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자치회 임원 선거관리는 더 후진적이었습니다. 우리 국회의장 선거를 모델로 하여 임시회의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자고 제안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공무원들은 “위원들의 경험이 일천하여 원활하게 진행할 수 없다.”고 위원들의 자질을 눈도 깜짝 않고 폄하했습니다. “성숙한 지방자치를 구현”이라는 법의 제정 목적도 짓밟았습니다. 위원들의 능력을 향상시킬 제안을 거절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주민자치회와 전혀 관계가 없는 어느 원로라는 사람을 내세워 선거를 진행했습니다.

비단 공무원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일부 위원들은 한 발 더 나갔습니다. 어떤 문제를 놓고 좋은 방법을 제시하고 검토해 보자면 늘 “골치 아프게 왜 그렇게 하느냐?”, “말이 많다.”는 등으로 제안자를 무안케 했습니다. 심지어는 “왜 공무원을 괴롭히느냐.” “공무원을 우리 아래 두자는 말이냐?”는 말로 몰아붙기도 했습니다. 어떤 이는 아예 “실익이 없다.”는 말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길 여반장으로 여겼습니다. 자치회에 ‘적극행정을 펼친다.’는 명분으로 늘 약방의 감초처럼 끼어들던 공무원들이 이럴 때는 입을 꾹 닫았습니다. 뒤에 보니 이들 중 일부가 자치회 임원 자리를 꿰차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으로 건국되고 70년을 넘었습니다. 주민 자치회를 보노라면 이미 숙달되었어야 할 민주와 자치 준법 등은 아직도 요원한 느낌입니다. 하긴 법치와 민주 자치 등의 모범을 보여야 할 국회가 온갖 꼼수를 다 부리는 판이니 어디에서 그 전형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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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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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 (39.XXX.XXX.105)
적절한 지적입니다.
갈 길이 멀지만 필자와 같은 분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하기야 국회조차도 꼼수 탈당으로 기록되는 일들을 서슴치 않는 나라이니 ......국민들이 잘 선별하고 실망 말고 함께 관심과 도움으로 성숙한 지방자치가 되도록 깨우쳐야 할 것입니다.
적극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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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7 09:03:32
1 0
신현덕 (128.XXX.XXX.177)
감사합니다.
답변달기
2023-05-05 01:07:47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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