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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대한민국 따로 생각해 보기
신현덕 2023년 03월 28일 (화) 00:00:15

필자는 북한군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 전쟁 중에 태어났습니다. 정전 회담이 시작된 지 7개월이 막 지난 때였으니, 전쟁 초기처럼 전투가 치열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회담에서 유리한 입장을 취하려고, 양측은 주요 거점 점령을 위한 소규모 공방전을 벌일 즈음이었습니다.
국방의 간성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필한 필자는 참전 16개국과 일본의 도움으로 6·25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지켜 낼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합니다.

최근 일본과의 외교문제 해법과 관련, 험한 말이 국내 언론을 도배합니다. 표현과 방식이 약간 다를 뿐 예나 지금이나 반대 세력은 일본의 사과를 내세우면서, 언제나 우호관계 격상을 극렬하게 반대합니다. 6·25 때 대한민국을 도운 일은 까맣게 잊었고, 과거 조선이 당한 악감정만을 불러일으켜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해 왔습니다.

1965년 한일 수교회담 때, 야당이 중심이 되어 ‘대일굴욕외교반대범국민투쟁위원회’를 결성했습니다. 그들은 “한일회담 굴욕타결 반대”, “일본제국주의를 말살하자”, “한일 굴욕외교”, “박정권은 민족위해 물러나라” “하야하라” “썩고 무능한 정권 타도” 등의 살벌한 구호를 외쳤고, 현수막 등을 내걸었습니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의 박순천 총재는 “망국의 길을 열어주는 매국적 반역행위”라면서 정부에 강한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최근 우리 정부가 한일 외교 정상화를 선언하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원내·외에서 투쟁을 벌입니다. 비난하는 말도 1965년과 맥락이 비슷합니다. “친일을 넘어선 숭일”, “일본에 조공을 바치고 화해를 간청하는 항복식 같은 참담한 모습”, “신을사조약에 버금가는 대일 굴욕 외교”, “완벽한 일본 승리, 대한민국은 호구잡혔다.”, “국격을 무너뜨린 친일적 결단” 등입니다.

한일 외교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반대하는 직접 이유는 변함이 없습니다. 일본이 조선을 멸망시켰고, 강제로 조선 백성을 동원해 일본을 위해 전쟁터에서 죽게 만들었고, 비인간적인 일, 험한 일을 무리하게 시켰다는 것입니다. 일본이 그 사실을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는다며 핏대를 세웁니다.

강한 반일(反日)활동은 이승만 대통령의 통치술에서 비롯돼 오늘에 이릅니다. 이 대통령은 해방 전에는 독립을, 해방 후에는 대한민국 정부의 조속한 수립을, 6·25 중에는 전쟁 승리를 위해 반일을 내세웠습니다. 이 대통령의 독립운동이야 널리 알려졌으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해방 후 혼란한 상황에서 건국이 언제 될지 모르는 때, 나라 없는 백성의 설움을 내세우며 국가 수립을 서둘렀습니다. 당연히 반일이 액세서리로 뒤따랐습니다. 별로 큰 저항 없이 남한만의 단독 정부를 세웠습니다. 나라 세운 지 2년도 채 안 되어 북한이 쳐들어오자 이번에도 나라의 중요성을 에둘러 강조했습니다. 나라 없을 때, 일제 강점기 때 당한 설움을 강조할수록 국민을 전쟁에 동원하기가 쉬웠습니다. 전쟁에 소집된 젊은이들은 일제 때 각종 설움을 당한 사람들입니다. 젊은이들이 자연스럽게 대한민국을 멸망시키려는 북한군과 중공군을 상대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놓고 싸울 수 있었습니다. 한국군 단독의 북진 계획으로 미국을 압박할 때도 패망한 조선과 일본을 이용했습니다. “여러분의 나라 대한민국”을 지켜야 한다는 애국심을 부추겼습니다.

1992년 중공과 수교 때와 비교가 됩니다. 분명 적이며 대한민국을 멸망시키려 군을 출동시킨 중공이었는데도 얼렁뚱땅 넘어갔습니다.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UN의 결의를 이끌어 냈고, 6·25 때 연합군의 파병을 지원했던 중국(타이완)이었는데도 반중공(反中共)이란 말조차 없었습니다. 

일본은 6·25 이후 줄곧 대한민국 방어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앞으로도 방어에서 일본과 공동대처하지 않고는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하여 대한민국의 자주국방은 불가능할 겁니다. 이스라엘이 아랍국가의 위협에서 우방국들과 공동 방위에 나서듯, 대한민국도 같은 길을 가야 합니다.
미래에 있을 수 있는 전쟁을 방어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공동 방위하는 유일한 유엔군 사령부의 병참물자 대부분이 일본 내 기지에 비축되어 있다고 합니다. 즉 지금도 대한민국 방어에 일본이 직·간접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필요한 이유입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의 편집국장 등을 역임했던 언론학자 지바유지로(千葉雄次郞 1898~1990) 씨가 수교 즈음에 했던 말을 새겨 봅니다. “한일 양국은 전후 젊은 세대의 교육에 있어 과오를 범했다. 한국은 이 박사 시대에 철저한 반일교육을 시켜 「반일 즉 애국」이라는 사상을 형성했고, 전후 자유 일본은 과거의 악몽을 씻기 위해 우리들이 저지른 過失(과실)을 자라나는 젊은 세대에 감추어 왔다. 이것은 큰 잘못이었다. 상호의 불신감을 해소하고 진실한, 그리고 의좋은 이웃이 되자면 어떤 일도 감추지 않고 가르쳐 반성하고 사죄하여 서로의 불신감을 무너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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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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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수 (39.XXX.XXX.105)
적절한 시기에 지당한 글 잘 보았습니다.
몇몇 꼬투리 잦기에 혈안이 된 분들의 자세가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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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9 17:38:56
0 1
신현덕 (175.XXX.XXX.37)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을 위한 고언에는 핏대를 세우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답변달기
2023-04-15 16:14:47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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