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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스러움을 넘어 위험하다(3)
고영회 2023년 02월 03일 (금) 03:01:20

이번 겨울은 제법 차갑습니다. 눈도 자주 왔습니다. 눈은 바라보기 좋은 만큼 값도 치러야 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짜증 거리를 찾아 나섭니다. 

미끄러운 대지 경계석

   
  <왼쪽이 인도, 오른쪽은 사유지, 사이에 미끄러운 경계석>  

인도와 건물 대지 사이에 경계를 표시한 돌이 있습니다. 건물주인은 자기 땅이라는 것을 알리려고 돌을 깔았습니다. 그 돌 표면이 매끈합니다. 
돌을 건축재료로 쓸 때 표면 처리는 버너구이, 혹두기, 거친다듬, 도르락다듬, 잔다듬, 물갈기 방식이 있습니다. 돌을 어디에 어떤 용도로 쓸 것인가에 따라 표면 처리를 달리합니다. 물갈기는 기계로 표면을 매끈하게 빛을 반사할 정도로 갈아낸 것입니다. 물갈기한 돌 표면에 물기가 있으면 미끄러지기 쉽습니다.
물갈기한 돌에 눈이 내릴 때는 돌이 덮여 보이지 않으므로 더 위험합니다. 사진에서 왼쪽이 인도, 오른쪽이 타인 사유지입니다. 가로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너비가 작아 조금 뒤뚱거리더라도 균형을 잡을 수 있지만, 세로방향으로 갈 때는 엉덩방아를 찧고, 다치기 딱 좋습니다.

시내 바닥을 유심히 보십시오. 바닥 경계선을 그은 돌 대부분이 물갈기한 돌입니다. 이번 겨울 눈이 왔을 때, 미끄러져 낭패를 본 사람이 많이 있었을 겁니다. 저도 아슬아슬했던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병원 복도를 청소한 뒤 물기를 제대로 닦지 않아 환자가 미끄러졌을 때, 청소원이 형사처벌을 받고, 병원은 손해액의 60%를 배상하라는 판결도 있었습니다.
바닥재로 생기는 사고를 막으려면 미끄럼을 막게 표면을 처리한 돌을 깔도록 규제해야겠습니다. 아니 그것보다 길거리에서 미끄러운 포장석 때문에 다쳤을 때 건물주에게 관리 책임을 물으러 가면 건축주가 미리 대처하겠군요.
(미끄러운 바닥 문제는 허찬국 님이 짚었던 글이 있습니다. 같이 봐 주십시오.
http://www.freecolum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99)

자기 땅이라고 무엇이든 놓는다?

   
  <대지 경계 장애물>  

건물을 지을 때 여러 이유로 대지 경계선에서 물러나 자리를 잡습니다. 건축선 뒤물림입니다. 건물 앞 땅은 바닥을 포장하여 일반인도 다닙니다. 일반인이 다니도록 일부러 내놓은 곳이지만 자기 땅입니다. 자기 땅이니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기 땅이라고 대지 경계선 안에, 인도에 가까운 곳에 사진과 같은 돌을 놓아도 될까요? 실제 저는 밤늦게 좀 얼큰한 상태에서 전화기를 보면서 가다가 저 돌에 걸려 붕 날아버린 적이 있습니다. 눈두덩이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인도와 연접하여 인도로 사용되는 곳에 예기치 못한 장애물이 있었던 것이지요. 저 사고는 온전히 내 책임인가요?

인도에 설치된 갖가지 시설물

   
  <지하철 환풍구>  

서울시민이 인도를 다니려면 온갖 장애물이 나옵니다. 지하철 환풍시설이 대표적입니다. 한눈을 잠시 팔면 다치기 좋습니다. 환풍구 구조물은 인도에서 20~30cm 볼썽사납게 솟아 있습니다. 분명히 사람이 걸으라고 만든 길인데, 사람이 걷기 어렵습니다. 환풍구를 만들 때 인도에서 튀어나오지 않게 세심하게 설치했어야 합니다. 저렇게 방치된 시설물은 하나하나 고쳐야 합니다. 길바닥과 조화롭게 처리할 수 없으면 차라리 왕창 높여야겠지요.

저런 구조물에 걸려 다치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으러 가야 할까요? 서울교통공사, 서울시, 구청, 어디인가요? 온전히 걷는 사람 책임인가요?

사고는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부딪히면서 생깁니다. 미끄러운 대지 경계석, 자기 땅이지만 인도에 붙어 인도로 쓰이는 대지에 놓인 방해석, 걷는 길에 불쑥 솟은 환풍구 구조물, 저런 것들은 예측할 수 없는 위험물입니다. 어떤 일이 생길지, 무엇이 나타날지 예측할 수 있으면 사고가 덜 생깁니다. 예측할 수 있게 제도와 시설을 정비해야 합니다. 그런 나라가 선진국이겠죠. 사고가 덜 생기는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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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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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4.XXX.XXX.154)
대지 경계석은 지자체(도로과?) 소관이라는 의견을 주셔서(독자=이ㅎㅅ님 고맙습니다.) 설계하는 분에게 물어봤습니다.
설치는 건축주가 하지만, 지자체가 규격을 정하고, 준공검사에서 제대로 설치됐는지를 확인하고 사용승인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미끄러운 대지경계석으로 생긴 사고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일까요?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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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3 11: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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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남 (14.XXX.XXX.208)
저 역시 그런 길 표면에 미끄러져 큰 낭패를 당할 뻔 했습니다.
아마도 그런 피해를 본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아예 인도 전체에 미끄러운 석재를 깐 데도 있더라고요.
이와 같은 사고를 당했을 경우 정말 어디다 어떻게 하소연해야 할까요?

버너구이, 혹두기, 거친다듬, 도르락다듬, 잔다듬, 물갈기..
석재 표면 처리 방법에 이렇게 아름다운 무리 말들이 있다니...
새삼 우리 말에 애정을 느끼게 됩니다.
부디 오래 사용되고 기억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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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3 11: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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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4.XXX.XXX.154)
저런 낭패를 볼 뻔 하셨군요. 다행입니다.
좋은 우리말이죠. 버너구이가 좀 거슬리는데 '불구이'로 바꿔 버릴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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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3 11: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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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조 (121.XXX.XXX.3)
저도 교회 건너편 건물의 바닥 경사가 불규칙해서 발목을 접지런적이 있습니다... ㅠㅠ 경사가 차이가 나는 부분에 아무런 표시도 없어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웠는데 이런 경우는 차라리 조그만 조각 등으로 주의를 끌 수 있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건의했지요.. 그래도 아직...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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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3 11: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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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회 (14.XXX.XXX.154)
참 자주 겪는 사고죠. 위험하다는 표시를 해 두면 조심하겠군요. 댓글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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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3 11: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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