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전임 대통령의 자택을 압수 수색하는가 하면, 독일 정부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전직 국가수반에 대한 권리를 박탈했다는 뉴스들이 최근 잇달아 터져 나와 ‘우째 이런 일이···?’ 싶어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법을 통치와 국가경영의 기축으로 삼는 두 강대국에서 비록 전직이지만 살아 있는 권력자들의 범죄 혐의를 캐묻고 응징하는 법치 프레임과 결과가 어떻게 될지 자못 궁금합니다.
# 독일 연방하원 예산위원회는 슈뢰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친러시아 행보로 전직 총리로서의 본분을 지키지 않았다며 연간 40만7,000유로(한화 5억3,000만 원)의 국고 지원을 올 5월부터 중단했습니다. 월 8,300유로의 연금(한화 1,111만 원)과 차량은 제공하고 있습니다.
슈뢰더 측은 지난 12일 베를린 행정법원에 집무실 사용과 보좌관 인력 지원 등 전직 총리에 대한 특권 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소송 이유는 “슈뢰더가 전직 국가지도자로서의 직무를 유기했다면서도 직무유기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 예산위의 결정은 불법”이라는 요지입니다.
# 지난 8일 FBI는 트럼프가 살고 있는 플로리다 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압수 수색했습니다. 지난해 1월 6일 의회 폭동 연루 의혹과 백악관 기밀문서 반출 혐의에 대한 수사라고 CNN 등은 전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상자 분량의 압수 문서에서 1~3급에 해당하는 11개 기밀 문건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의회 폭동은 2020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가 패배하자 그의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 소동을 벌여 경찰관 5명이 사망하고 민간인 1백여 명이 사상한 사건입니다. 당시 트럼프는 “1·6은 위대한 운동”이라고 했습니다.
세계 최강 미국을 이끌어온 트럼프의 자택 압수 수색으로 미국 사회는 쑤셔놓은 벌집이 되어 찬반 시위가 격화하고 있습니다. 슈뢰더는 콜 총리의 뒤를 이어 병든 독일 경제를 수습하고 독일을 유럽연합(EU)의 중심 국가로 발돋움시킨 명재상으로 알고 있는 터라 궁금증이 더 큽니다.
이런 와중에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자 선진국인 우리나라도 전 정권과 전임 국가수반의 석연찮은 구석이 연일 불거지고 있어, 미국과 독일의 전직 권력자에 대한 법의 판단에 관심이 증폭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맨 먼저 밝혀야 할 사안은 2020년 4·15총선 부정 시비입니다. 김명수 대법원은 소송 6개월 안에 재검표를 통한 당락 확정 여부를 판결하도록 정한 법을 무시하고 2년 넘게 직무 유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바람에 문재인 정부는 절대다수의 국회의원을 확보한 민주당과 함께 △부동산 3법 강행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검찰개혁 명분의 ‘검수완박’ 법개정 등 입법 폭주를 자행해왔습니다. 새로 들어선 윤석열 정부가 국정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진흙탕에서 허우적거리는 것도 민주당의 다수당 횡포 때문이라는 분석도 수긍이 가는 대목입니다.
4·15총선과 개표에 문 전 대통령이나 측근이 직접 개입했는지, 재검표를 하면 당락이 뒤집힐 것인지는 법대로 하면 금방 드러나지 않을까요?
이 밖에도 문 정부는 △중국에 3불(不;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 등 불가)과 1한(限; 사드 레이더에 중국 방향 차단막 설치)을 약속하고도 감춰왔는지 △판문점 문재인-김정은 단독 대담 때 건네주었다는 USB에 무슨 내용을 담았는지 법에 따라 명확하게 밝혀내야 합니다. 그래야 문이 ‘삶은 소대가리’(북한측 주장)인지 ‘간첩’(고영주 변호사 주장)인지 국민이 알고 대처할 것 아닙니까?
고개를 갸우뚱거릴 일이 많을수록 국민은 불안하고 나라는 시끄러워집니다. 공허한 ‘국민’ ‘민생’ 구호보다 법이 법대로 작동하는 나라가 선진국입니다. 말질보다 준법이 상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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