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 칼럼 | 게스트칼럼
     
도약하는 호랑이-인도의 오늘
조셉 나이(하버드대 교수) 2006년 11월 10일 (금) 00:00:00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도는 국제 사회에서 다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더 이상 파키스탄과의 연결된 이미지로만 투영되지 않는다. 대신 아시아의 역동적 성장의 한 부분으로서 중국과 자주 비견된다. 그렇다면 인도는 증대하는 힘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디에 써야할 것인가?

전통적으로 국제정치에서 힘은 군사적 힘을 의미했다. 큰 군대를 지닌 편이 이긴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지난날에도 이러한 시각은 힘의 보이지 않는 측면을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미국은 베트남전에서 패했고 소비에트 연방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졌다.

정보화 시대에는 종종 더 훌륭한 이야기를 가진 쪽이 승리한다. 최근의 레바논 사태가 좋은 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보다 더 강한 군대를 가졌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더 나은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낸 헤즈볼라가 승리했다고 믿는다. ‘힘’을 판단하는 것은 처음 힘이 등장하던 당시보다 복잡해졌다.

간단하게 말하면 힘이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고, 힘을 행사하는 방법으로는 강압(채찍), 보상(당근) 그리고 매력의 세 가지가 있다.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매력을 느낀다면 채찍과 당근을 아낄 수 있다.

콜라를 마신다거나 발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이 자동적으로 미국이나 인도에 힘을 실어주지는 않는다. 매력으로서의 소프트 파워가 우호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는 상황에 달려있다. 이것은 소프트 파워뿐만 아니라 하드파워에도 해당된다. 사막전이라면 많은 탱크를 가진 군대가 승리하겠지만 늪지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한 나라의 소프트 파워는 주로 세 가지 자원에 의존한다. 사람의 마음을 끄는 문화, 국내외에서 실행된 정치적 가치, 적법하고 도덕적 권위를 지닌 외교정책이 그것이다. 이란의 경우를 살펴보면 서구의 음악과 영상물은 이슬람 통치자들에게는 금기이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다. 이와 유사하게 인도 영화는 특정 관객층에서 선호되고 있다.

소프트 파워는 물리력에 의존하는 거친 정치의 대안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종종 도덕적인 학자와 정책입안자들에 의해 선호된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힘과 마찬가지로 소프트 파워 역시 좋게도 혹은 나쁘게도 이용된다. 히틀러, 스탈린, 마오쩌둥, 그리고 빈 라덴은 그들의 신봉자들에게 상당한 소프트 파워를 행사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옳지 않았다. 마음을 비트는 것이 팔을 비트는 것보다 더 나을 수는 없다.

흔히 우리는 윤리를 동기, 수단, 결과의 세 가지 차원에서 판단한다. 소프트 파워가 나쁜 동기로 사용되고 끔찍한 결과를 야기할지라도 수단만큼은 다른 파워와 확실히 다르다. 소프트 파워를 선택한 간디와 총을 선택한 야세르 아라파트, 이 두 사람의 선택의 결과를 비교해보자. 간디는 인도의 독립을 지지하는 영국 온건파의 마음을 샀고, 효율성과 도덕성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그는 인도의 소프트 파워에 관한 아주 중요한 유산을 남긴 셈이다. 반면 아라파트의 하드 파워 전략은 이스라엘 온건주의자들마저 극우의 편에 서게 했다.

국제 정치에서 군사력은 여전히 전쟁 억지력과 국가 방위를 위해 중요하다. 미국의 소프트 파워와 설득은 탈레반이 알카에다에 은신처를 제공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이 경우 오직 하드 파워만이 문제를 풀 수 있다. 하지만 군사력도 소프트파워에 기여할 수 있다. 잘 조직된 군대는 매력 요소 중의 하나다. 예를 들어 합동군사훈련은 소프트 파워를 강화시키는 다국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인도군의 기량과 전문성은 하드와 소프트 양면에서 중요한 힘의 원천이다. 인도양 지진해일 발생 후 인도군과 미국군의 합동구조활동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두 나라의 소프트 파워를 강화시켰다. 반대로 군사력의 오용은 소프트 파워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인도가 지하드의 테러행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인도의 소프트파워에 영향을 줄 것이다.

미국 혹은 인도가 지하드 테러리스트들의 환심을 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런 까다로운 문제에는 하드 파워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지하드는 단순화되고 이데올로기화된 이슬람을 강요하는 소수와 다수 주류파 사이의 내전이다. 주류가 이기지 않는 한 인도도 미국도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극단주의에 가담하는 병사들이 전쟁에서 죽거나 투쟁을 포기하는 사람들보다 많은 한 이 전쟁을 이길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소프트 파워 없이는 균형을 잡을 수 없다. 인도가 파키스탄과의 문제를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있으므로 소프트 파워는 반드시 해법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중국과 인도는 거대한 인구, 급격한 경제성장 덕분에 아시아의 거인으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이 두 나라의 하드 파워뿐만 아니라 소프트 파워 역시 증가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매력적인 전통문화를 지녔고 최근 중국은 소프트 파워를 거론하면서 중국문화 보급을 위해 유교연구기관도 설립했다. 중국 영화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은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비영어권 영화이며 ‘몬순 웨딩(Monsoon Wedding)’과 같은 인도 영화는 미국 박스오피스의 성공작이다. 발리우드는 매년 할리우드보다 더 많은 영화를 제작하고 있고, 잡지 뉴요커는 새로운 인도 작가들에게 특집을 할애하고 있다. 또한 미국 내 240만 중국인과 170만 인도인들은 큰 커뮤니티를 형성하여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고국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의 진짜 약속은 아직 미래의 이야기다. 최근 이 두 나라는 그들의 매력적인 요소를 증가시키는 외교 정책을 채택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재된 소프트 파워 면에서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문화가 소프트 파워를 제공하는 동안 국내 정치면에서 많은 한계점을 들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공산당은 과도한 지적 자유의 허용을 두려워한 나머지 인터넷을 검열하고 외부 영향의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인도가 유리하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급속하게 성장했고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했다. 하지만 정치참여 확대는 여전히 미흡하다. 인도가 민주적 헌법과 정치 구조를 가지고 태어난 사실은 행운이다. 이것은 중국이 애먹고 있는 시험을 인도는 이미 통과했다는 의미이고 그것이 인도의 매력적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인도에는 2억6천만 명이 하루에 1달러미만의 적은 돈으로 살아가고 있고, 카스트제도에 의한 불평등이 만연해있다. 행정 서비스의 비효율성과 부패 또한 인도가 직면한 도전이다. 하지만 인도는 변화하고 있고 광범위한 민주적 틀을 받아들이고 있다. 많은 외국인들은 여기서 매력을 느낀다.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장차 인도의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는 분명코 증대될 것이다. 만약 인도가 이 두 가지 파워를 성공적으로 결합시킨다면 틀림없는 스마트 파워(smart power)가 될 것이다.

* 조셉 나이(Joseph Nye)박사는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석좌교수로 국제정치학의 권위자다. 이 에세이는 지난 9월25일자 하버드대학 동창회보에 나이 박사가 기고한 것이다.(번역/ 이진희. 박정인)
조셉 나이(하버드대 교수)의 다른칼럼 보기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칼럼의견쓰기(0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