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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스파이의 암묵적 동조자(同調者) 천국
신현덕 2021년 11월 22일 (월) 00:00:23

나라(국회, 청와대, 정부, 국정원 등 정보기관, 검・경 등 사정기관, 군 등)가 손 놓고 있는 사이 대한민국 땅 전체가 외국 스파이(간첩)들의 놀이터며, 활동무대, 각축장이 되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돕니다. 간첩사건은 국가가 당연히 담당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국민 각자에게 떠맡기고 있습니다.

최근 한 일간지의 기업 광고(소위 5단 통이라고 하던 대략 18㎝×37㎝)에 기가 찹니다. “대한민국 국토방위와 K-방산 수호를 위한 청원”이란 광고는 회사가 보유한 군의 무인경계경비시스템의 설계도, 제작도에 해당하는 원천 기술 일체를 한국인이 훔쳤고, 그것을 외국의 무기 연구소에 넘겼다고 주장합니다. 외국 기업 또는 외국을 도와 우리 국가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스파이 행위입니다.
중국산 군의 경계 경비 장비에 악성코드가 심겨 있었다는 폭로도 있었습니다. 군 경계 장비로 촬영된 영상이 중국 어딘가로 전송되도록 악성 코드가 심겼다는 것입니다. 중국 기업이 어떻게 했든 장비 관련자들은 스파이 행위를 했습니다.
주한 일본 대사관의 무관은 정보사 출신 간부와 탈북자 출신으로부터 군사기밀 74건을 수집했다가 우리 정보기관에 발각되었습니다. 정보사 출신 장교는 중국에 파견된 정보원의 목숨(신상정보)을 중국에 팔았습니다. 해군 소령은 군사기밀을 중국에 넘겼습니다.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러시아 등 모든 국가가 동맹국은 물론 안보협력국가일지라도 간첩죄에 관한한 일반형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합니다.
장래가 촉망되던 우리나라 해군 장교가 미국 주재 한국 대사관 무관으로 근무 중의 일입니다. 미 국방성에서 비밀로 분류되지 않은 북한 잠수함의 남침 경로 자료를 넘겨받았다가 적발되었습니다. 전달해 준 우리 동포와 해군 무관이 간첩죄로 엄청난 고초를 겪었습니다.
주한 중국 전 대사 리빈이 한국에 정보를 넘긴 특무(간첩)혐의로 중국에서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 정보의 정착지가 한국이 아님을 확신케 하는 물증도 있었지만 중국과 미국은 한국 간첩이라고 몰아붙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외국 스파이가 우리 군사비밀을 수집하는 행위가 늘었습니다. 국정감사 자료 공개에 따르면 군사비밀이 2021년 8월 말까지 13건, 2020년 29건, 2019년 35건 등 최근 5년간 128건이 도난・분실 등으로 새나갔습니다. 그 중에는 군의 작전과 생명을 지켜줄 통신 장비 운용과 비밀통화전화에 관한 내용 등도 들어있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이 중 70%가량이 장교에 의해 저질러졌습니다.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외국 스파이 손에 넘어갔을 것이란 중론이며, 종래는 외국 스파이를 통해서 군의 통신 체계가 적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적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외국 스파이로부터 국가(정보)를 제대로 지킬 수 없습니다. 국가 기밀을 외국 스파이에게 넘겨도 관련자 누구도 간첩 행위로 처벌받지 않습니다. 형법 제98조는 “① 적국을 위하여 간첩하거나 적국의 간첩을 방조한 자 ② 군사상의 기밀을 적국에 누설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적국은 없으므로 이 법조항은 사문화되었습니다.
2006년 10월 31일 국회 문광위의 국정감사 마지막 날 필자가 국내정보 해외 유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 일로 국정감사가 정회됐고, 때론 고성이 오가는 등 파행을 겪었습니다. 아직도 현역 국회의원인 모 위원은 “이것은 엄청난 사건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간첩행위입니다. 매국노 행위입니다.”라고 질타했습니다. 문광위원회 위원장은 “국기를 흔드는 중대한 간첩죄이고 우리 국민으로서 국가로서 좌시할 수가 없습니다.”라면서 회의를 마쳤습니다. 필자는 이일로 엄청난 고초를 겪었습니다.

그때부터 15년이 흐르는 동안 현재의 여・야당 모두가 외국 간첩 처벌 법안을 수차례 제출했고, 회기가 끝나면 자동 폐기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번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아예 제출되지도 않았습니다. 국회의원들은 법 조항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훤히 알면서도 오불관언(吾不關焉)하고 있습니다.

잘난 체 하는 국회의원들의 귀에 “진정한 국민의 대표냐?”는 말을 확성기를 통해 들려주고 싶습니다만 이번에도 '귀먹은 욕'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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