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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험 무릅쓴 도쿄 올림픽의 진풍경
황경춘 2021년 07월 26일 (월) 00:16:18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가 원하는 대로 도쿄 올림픽이 시작되었습니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끝내면 올가을에 있을 집권 자민당 총재 재선에 유리하며, 다음 총리에 자동적으로 선출될 것이라는 게 그의 정계구상인 듯합니다.

올림픽 강행은 의료 전문가들의 코로나19 만연에 대한 경고를 무시한 채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그러나 올림픽에 대한 스가 총리의 환상은 대회 초반에 벌써 많은 차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개회식이 있던 날에도 올림픽 조직위 관련 코로나 신규 감염자가 17명 발생해 누계 127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사회 나카가와 토시오(中川俊南)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도쿄에서 하루 신규 환자가 2천 명이 넘는 날이 8월 초에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7월 24일 현재 일본 전국 신규 환자 수는 4,225명으로 하루 4천 명이 넘는 날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개회식 하루 전날 스가 총리는 선수촌의 일본 선수단에게 메시지를 보내 “여러분의 활약이 많은 사람에게 꿈과 감동을 준다”고 격려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개회식에서 천황이 개회 선언을 하는 도중 자리에 그대로 착석한 채 있다가 수행원의 눈짓으로 그때서야 기립하는 비례를 저질러 빈축을 샀습니다.

개회식에서는 또 일본올림픽조직위원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20분에 걸친 지루한 연설에 참석한 일부 선수들이 지쳐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볼썽사나운 일도 있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올림픽 경기를 통해 국제 친선을 도모하는 것이 올림픽이 추구하는 이상입니다. 그러나 이번 도쿄 올림픽에 참석하는 국가원수급 외빈은 다 합쳐 15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 한국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 예정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대신 IOC 윤리위원장인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대회에 참석해 우리 선수단을 격려했습니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역시 지카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대회 개최에 심각한 우려를 자아냈지만 약 40여 나라의 원수급들이 참석했었다고 일본 신문들이 보도했습니다.

선수 입장 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일부 선수들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메달 수여식이 코로나 때문에 간소화된 모습이 무관중으로 환호성이 사라진 경기장 광경과 더불어 가장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메달리스트들이 시상자가 내민 메달 박스에서 스스로 자기 메달을 찾아가는 모습이 퍽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모두 코로나 소동이 불러온 올림픽의 새로운 구경거리였습니다.

일본 최고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사설에 이렇게 썼습니다:
“이번 대회엔 악 200개 국가/지역의 1만인 이상의 선수가 참가한다. 일본선수단은 580명 이상으로 이전까지의 최다였던 1964년 도쿄대회의 355명을 넘는다.”
“일본올림픽위원회는 당초 과거 최다 기록인 ‘금 30개’를 목표로 정했으나, 감염 확대로 대회가 1년 연기되고, 만족스러운 연습이 불가능한 시기가 계속되었다. 선수를 둘러싼 환경도 크게 변했고, 현재는 금메달 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이때까지의 노력의 성과를 충분히 발휘해 주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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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well (175.XXX.XXX.20)
황 선생
어려우신 가운데 글을 올리신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코로나 사태 하에 강행된 도쿄올림픽대회에 우려의 소리가 많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눈을 비벼가며 모니터를 보는 아이러니도 있습니다. 스가 총리의 일왕에 대한 결례와 대회를 유치 했던 아베 전 총리의 개회식 불참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신이었습니다. 특히 개회식에 하시모토 일본올림픽대회장과 바흐IOC위원장의 축사는 참가 선수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연설이 되고 말았습니다. 1년이나 연기하고 어렵게 강행한 감회를 쏟아 낸 것이겠지요. 대회가 끝나면 어떻게 될 것인지 추이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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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7 10: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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