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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걷기 '줍깅'
노경아 2021년 07월 05일 (월) 00:01:18

걷기는 참 좋은 운동입니다. 운동화만 신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제주도 올레길, 강원도 바우길, 지리산 둘레길, 바다 건너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힘들게 갈 필요도 없습니다. 동네 숲길도 좋고, 숲이 없다면 도심 가로수 거리를 걸어도 몸은 반응합니다.

나는 머릿속이 꼬였을 땐 무조건 걷습니다.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는 데 3시간 넘게 걸리기도 합니다. 다리가 뻐근하다고 느낄 때쯤 도무지 풀리지 않을 것 같던 일의 해결책이 떠오릅니다. 그 이후엔 몸도 마음도 다 비워져 편안하게 나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여름밤 달빛·별빛 아래 걷는 것도 참 좋습니다. 눅눅했던 마음이 뽀송뽀송해지면서 한결 너그러워지거든요. 밤 산책의 마법이지 싶습니다.

요즘 걷기에 빠진 이들이 많습니다. 출근길, 정장에 운동화를 신고 나서는 ‘운출족’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걷는 ‘워런치(walunch·walking+lunch)족’, 속도와 보폭을 크게 늘리며 걷기 운동에 탐닉하는 ‘워크홀릭(walkholic)족’도 등장했습니다. 환경을 지키며 걷는 ‘플로깅(plogging)족’은 감동입니다.

플로깅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조깅(jogging)을 합친 말입니다. 우리는 ‘줍깅(줍다+조깅)’이라고 하지요. 국립국어원도 ‘쓰담 달리기’라는 말을 내놓았습니다. 쓰레기를 담는 달리기라는 뜻입니다.

플로깅족은 길거리를 걷거나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자들입니다, 등산을 하면서 산을 청소하는 ‘클린 산행’, 해변을 청소하는 ‘클린 해변’,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수중 청소’ 등 장소와 방법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플로깅을 한다는 후배의 인스타그램을 보니 해시태그가 굉장합니다. 플로깅챌린지, 줍깅챌린지, 쓰담달리기, 쓰줍, ploggingday, plogging_seoul…. 함께 줍깅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청년의 게시물엔 “저요”라는 댓글을 달 뻔했습니다. 후배가 ‘20·30 남녀’ 조건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50~70 남녀’로 선배가 따로 모집하십시오.” 속으로 외쳤습니다. '그래, 넌 젊어서 참 좋겠다.'

줍깅의 운동 효과가 궁금합니다. 마니아들은 줍깅의 장점으로 스쾃 효과를 꼽습니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면 스쾃과 같은 근력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또 쓰레기가 담긴 봉투를 들고 달리기 때문에 단순한 달리기보다 50칼로리를 더 소모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습니다.

걸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습니다. 걷는 또 하나의 방법을 배웠습니다. ‘길 위의 명상가’에서 더 나아가 환경까지 생각하는 '착한' 걷기족이 되겠습니다. 함께하실래요. 와사보생(臥死步生·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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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1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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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용 (220.XXX.XXX.57)
-착한 걷기족 ㅡ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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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5 14:01:07
1 0
노경아 (116.XXX.XXX.129)
와~~ 어느 날 선생님과 함께 걷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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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5 14:15:16
0 0
정병용 (220.XXX.XXX.57)
저역시 선생님 같은분과 걷는다면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요?
저는 멀리 광주광역시 남구 효덕로 200(3801-1104)
Five days life in urban and two days life in rural.
즉, 5都 2村 의 생활을 합니다.
2촌은 저의고향 고흥에 적은 cottage에서 1박하고 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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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6 18:11:07
0 0
노경아 (116.XXX.XXX.129)
고흥과 광주. 참 좋은 곳에서 생활하시네요. 정말 부럽습니다. 맛과 멋이 있는 고장, 그곳으로 가면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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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11:20:04
0 0
정병용 (220.XXX.XXX.57)
저역시 선생님 같은분과 걷는다면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은요?
저는 멀리 광주광역시 남구 효덕로 200(3801-1104)
Five days life in urban and two days life in rural.
즉, 5都 2村 의 생활을 합니다.
2촌은 저의고향 고흥에 적은 cottage에서 1박하고 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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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6 18:11:02
0 0
이기룡 (121.XXX.XXX.183)
노경아 선생님,
뵙지는 못했지만 마르코글방에 올라오는 글은
열심히 읽고있지요.
이 글을 제블그 <바람의 언덕,길위에 풍경> 속
'걷기명상-맨발의 자유'코너에 올리고 싶은데
허락해주실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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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5 13:26:32
1 0
노경아 (116.XXX.XXX.129)
선생님, 반갑습니다.
많이 부족한 글을 선생님 블로그에 올려주시면 저는 영광이지요.
기회가 닿는다면 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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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5 14:16:43
0 0
임성빈 (203.XXX.XXX.45)
환경을 생각하는 플로깅족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말입니다. 다만, 일상으로 돌아와서 플라스틱용기 인스턴트 제품과도 결별운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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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5 09:04:58
1 0
노경아 (116.XXX.XXX.129)
멋진 젊은이들이 앞장서서 줍깅을 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도 일회용품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장님, 북한산에서 플로깅 함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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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5 14:18:22
0 0
미스타빈 (203.XXX.XXX.45)
머지 않은 시간에 계획을 한 번 잡으십시다요.
산을 오르는 즐거움이 하나 더 하겠습니다.

히말라야 14좌를 등반한 한국 산악인 3명(엄홍길, 박영석, 한왕용)중에 한왕용 대장님이 클린 마운틴을 실천하시는 분입니다.

우주산악회에서 작게나마 북한산 클리닝을 함 해 보십시다요.
(요즘엔 거의 없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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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3 07:59:33
0 0
미스타빈 (203.XXX.XXX.45)
머지 않은 시간에 계획을 한 번 잡으십시다요.
산을 오르는 즐거움이 하나 더 하겠습니다.

히말라야 14좌를 등반한 한국 산악인 3명(엄홍길, 박영석, 한왕용)중에 한왕용 대장님이 클린 마운틴을 실천하시는 분입니다.

우주산악회에서 작게나마 북한산 클리닝을 함 해 보십시다요.
(요즘엔 거의 없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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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3 07: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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