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 연재칼럼 | 고영회 산소리
     
특허청장 임명, 법이 무너지다
고영회 2020년 08월 20일 (목) 00:08:48

 

대통령은 8월 14일 특허청장을 포함하여 차관급 9명의 인사를 발표했습니다. 특허청장의 인사를 짚어봅니다.

​먼저 특허청의 위치를 살펴보면, 특허청은 관련 법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라 적습니다.)의 외청입니다. 정부조직법 37조에 산업부는 ‘특허ㆍ실용신안ㆍ디자인 및 상표에 관한 사무와 이에 대한 심사ㆍ심판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장관 소속으로 특허청을 둔다.’고 돼 있습니다. 특허청은 산업재판권에 관한 사무와 심사, 심판 사무를 관장하는 정부 조직입니다. 그리고 특허청은 '책임운영기관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책임운영기관입니다. 중앙행정기관으로는 오직 특허청 한 곳입니다.

​책임운영기관은 인사·예산 등 운영에서 대폭으로 자율성을 가진 집행 성격 행정기관입니다. 책임운영기관에서는 소속 직원의 신분이 공무원이라는 점에서 보통의 행정기관과 같지만, 기관 운영을 하는 데 상당한 자율성을 갖는다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책임운영기관의 장은 일반적으로 공개경쟁채용 과정을 거쳐 계약제로 임명되며, 기관장은 해당 부처 장관과 사업 목표 등에 관한 성과계약을 체결하고 그 사업의 실적에 따라 책임을 집니다.

​책임운영기관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책임운영기관장은 공개모집 절차에 따라 선발하고, 근무기간은 5년 범위에서 최소 2년 이상으로 합니다(법 7조). 특허청은 산업재산권에 관한 사무, 심사, 심판을 관장하므로 산업재산권의 특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된 것으로 이해합니다.

​이번에 임명된 사람을 인터넷 인물정보에서 찾아보니 전력 전자기기 가스산업 분야를 거쳐 소재부품산업정책관, 에너지산업정책관, 통상정책관, 산업혁신성장실장을 맡았었던 것으로 나옵니다. 특허청의 상위 조직이라 할 수 있는 산업부 소속이었다는 점을 빼고는 특허청의 소관 업무와는 상관이 없었던 분으로 보입니다.

​특허 분야에 지식이나 경륜이 없던 사람도 업무를 파악하고, 지식재산권의 원리를 공부하여 그 사람이 지닌 역량과 결합하여 잘 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헌법 7조에서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 뜻을 새기면 적합한 인물을 적절한 자리에 임명하는 것은 임명권자의 의무입니다.

​특허청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한 취지를 생각하면 특허청장은 민간에서 전문가를 찾거나, 아니면 특허청 내부자에서 찾아 승진시키는 것이 좋은 자리입니다. 공고를 내어 지원자를 찾지도 않았고, 업무 관련성도 찾기 어려운 사람을 산업부에서 내려 보내는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이런 것을 낙하산 인사라 하겠지요.

낙하산 인사는, 해당 기관의 직무에 대한 능력이나 자질, 전문성과 관계없이 권력자가 특정인을 중요 직책에 임명하는 것을 말합니다. 권력자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사람을 임명한다는 의미에서 "코드 인사"로도 불린다고 풀이하더군요.

특허 신청 건수로 볼 때, 우리 특허청은 산업재산권 관련 정부기구에서 세계 4~5위로 중요도가 높은 기관입니다. 우리 정부 기구에서 이 정도 위상이 되는 기관이 있습니까? 우리 특허청장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자리입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기관인데, 특허청장을 법 규정을 무시하고 임명했습니다. 특허청장의 중요성, 세계 속의 위상을 고려하여 특허청장도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자리로 제도를 바꾸는 게 좋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세계 각국이 지켜보는 자리여서 할 일이 참 많을 것입니다. 이럴 자리일 수록 임명 절차를 지켜야합니다. 인사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법에서 정한 임명 절차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법이 무너졌습니다. 유감스럽습니다.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자유칼럼의 글은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필자의 창작물입니다.
자유칼럼을 필자와 자유칼럼그룹의 동의 없이 매체에 전재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칼럼의견쓰기(12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권재일 (222.XXX.XXX.83)
고영회 선샘님, 이곳에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훌륭한 말씀, 잘 읽었습니다.
전문가가 필요한 곳에는 전문가가 있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감염병 어려운 때에 늘 건강하시기 빕니다.
답변달기
2020-08-25 07:57:44
0 0
고영회 (112.XXX.XXX.252)
아, 회장님께서... 반갑고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게 지내십시오.
답변달기
2020-08-27 08:39:56
0 0
고홍열 (117.XXX.XXX.191)
전동의합니다 최소한도 특허청장은 공개모집해서 적임자를 임명하는게 세계4위특허강국에걸맞는 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정부는 특허청장의 중요성과 위상을 제대로 인식하지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답변달기
2020-08-24 15:29:24
0 0
고영회 (112.XXX.XXX.252)
동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답변달기
2020-08-27 08:37:51
0 0
낙하산-근거부족 (125.XXX.XXX.231)
이걸 한마디로 낙하산이라도 단칼에 확정시키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그 자리에 문외한이라고, 얕은 지식으로 낙인찍는 결과 아닐까요..
장차관 인사는 그분야에 전문가뿐만아니라.
해야 할 일에 대한 직관력, 추진력, 지역적안배, 자체승급의 인재 등을 고려해서 하는 것이 아닐찌...차라리, 현실을 나열하고,특허청장이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하여 적나라하게 제안하심이 좋을 듯합니다.
답변달기
2020-08-24 14:17:39
0 0
고영회 (112.XXX.XXX.252)
"특허청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한 취지를 생각하면 특허청장은 민간에서 전문가를 찾거나, 아니면 특허청 내부자에서 찾아 승진시키는 것이 좋은 자리입니다. 공고를 내어 지원자를 찾지도 않았고, 업무 관련성도 찾기 어려운 사람을 산업부에서 내려 보내는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이런 것을 낙하산 인사라 하겠지요."

님의 의견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해야 할 일에 대한 직관력, 추진력, 지역적안배, 자체승급의 인재 등을 고려해서 하는 것이 아닐지..." 이런 인사였다고 생각합니까?

댓글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답변달기
2020-08-27 08:37:12
0 0
정인재 (203.XXX.XXX.83)
오래된 잘못된 관행이고 없어져야 할 적폐입니다. 적폐 총산을 부르짖었던 정권이라서 더욱 아쉽네요.
답변달기
2020-08-24 14:12:26
0 1
고영회 (112.XXX.XXX.252)
그렇습니다.
댓글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답변달기
2020-08-27 08:38:19
0 0
유희열 (112.XXX.XXX.252)
법 무시하는 게 한두개인가요?
내로남불이 정석이 되어가는것 같아 씁슬합니다.
답변달기
2020-08-20 17:10:20
0 1
손환진 (112.XXX.XXX.252)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적극 공감됩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선각자들의 깨어 있는 활동을 기대합니다.
답변달기
2020-08-20 17:09:26
0 1
강주영 (220.XXX.XXX.148)
동의합니다. 국민청원은 어떠할는지요?
답변달기
2020-08-20 16:59:38
0 0
고영회 (112.XXX.XXX.252)
- 법은 올바르게 돼 있는데,
안 지키고 밀어 붙이니 문제이고요.
- 인사청문회 관련 법은 개정하도록 청원할 수 있겠군요. 10만명이 참여해야 한다지요?
답변달기
2020-08-20 17:12:05
0 0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