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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신기자가 전한 요즘 평양의 이모저모
황경춘 2018년 08월 02일 (목) 00:15:04

북한과 정식 수교를 갖지 않는 미국의 AP통신은 평양에 지국을 가진 유일한 서방 매체입니다. 2011년에 AP가 북한 당국으로부터 평양지국 개설 승인을 받았을 때 모종의 이면 합의가 있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많았으나 AP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

당시 AP 서울지국장이었던 한국계 미국 여성기자 진 리(Jean S. Lee)씨가 초대 평양지국장으로 있다가, 2012년 말부터 에릭 탤매지(Eric Talmadge) 기자가 평양지국장직을 맡고있습니다.

AP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베테랑 기자인 탤매지 지국장이 일본 최대 종합 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 최신호에 장문의 글을 기고했습니다. “미국인 기자의 평양 현지 리포트”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그는 우리가 한국 매체에서 단편적으로 보고 읽어 알고 있는 북한 소식을 구체적으로 각종 숫자와 더불어 소개하였기 때문에 흥미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의 관심을 끈 것은, 북한이 핵개발에 따른 여러 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외관적으로, 특히 평양이, 놀랄 정도로 변했다는 사실입니다. 그의 글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이 권좌에 앉은 2011년 12월 뒤 거의 1년에 한 번꼴로 대형 건설 계획이 발표되고 이에 따라 “평양 지평선은 내가 착임한 2012년 말부터 비약적인 변화를 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입니다.

신규 개발의 태반은 평양에서 있었지만, 지방도시 원산도 크게 변하고 있으며 그 밖에 함흥, 청진, 삼지연(三池淵) 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탤매지 기자는 북한의 여러 건설계획 중에서, 특히 평양의 다음 세 프로젝트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소개하였습니다. 그 세 프로젝트에 관한 그의 설명을 간추려 인용합니다.

<1> 2012년에 공개된 창전(倉田) 거리와 만수대 거리:
외국인들이 ‘평해턴’ 혹은 ‘리틀 두바이’라고도 부르는 이 고층건물 거리는 김정은이 권좌에 앉은 뒤 1 년도 되기 전에 완성한,, 48층 아파트 세(3) 채에 20~36층 건물이 15동, 합계 3천 실이 넘는다고 한다.

<2> 2015년에 완공된 ‘미래 과학자’ 거리:
대동강 변에 건설된 ‘미래 과학자’ 거리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원자력 과학자를 위해 건설된 지역으로. 6차선의 중심 거리 끝에 원자 모양을 한 형상이 세워져 있다. 수많은 문화 시설이 있는 이 지역은 ‘김책종합고업대학’과도 깊은 관계가 있고, 이 대학의 교수와 직원들도 거주하고 있다. 이 고급 주택지역은 자본주의적 관념을 인정한 듯한 인상을 주며, 실은 중국의 투자자금이 주도하여 일종의 부동산시장이 커가는 징조까지 이미 보이고 있다.

<3> 2017년에 완성된 ‘여명(黎明)’ 거리:
김정은이 지금까지 계획한 프로젝트 중 가장 야심적이고 그 장관(壯觀)은 ‘미래 과학자’ 거리를 능가한다. 40동의 신축 맨션과 33동의 개축 맨션, 35동 이상의 공공시설이 있다. 70층의 맨션은 북한 최고층 맨션이나 근처의 김일성· 김정일 부자 유해가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을 생각하여 층수를 제한했다는 이야기다.

핵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어떻게 이런 대형 건설계획을 동시에 진행시킬 수 있었는가 하는 의문에 대해, 탤매지 기자는 세 가지 중요한 요인을 해답으로 제공하였습니다.

그 첫째가 방대한 수의 ‘군인 건설작업원’ 즉 ‘군의 특별작업대’를 동원하여, 정부의 최우선 프로젝트의 경우 실질적으로 무임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중앙정부의 권한으로 이런 경우 우선적으로 자원도 전용되고 계획경제의 덕택으로 재료도 염가로 제공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으로 두 가지 요인이 있는데 이 두 가지는 과소평가되는 경우가 많다고, 그는 특히 힘을 주어 설명하였습니다. 하나는 중국의 투자, 다른 하나는 지하 경제를 통하여 북한의 국내경제가 차츰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북한의 ‘시장경제화’는 특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고, 1994~1998년의 ‘고난의 행군’ 시대를 통해 살기 위한 보통 사람의 영세한 장사로 시작된 기업정신이 점점 커져 ‘시장경제화’가 생겨나, 현재는 ’고난의 행군‘ 이전보다 “훨씬 활기에 찬 유연한 국내 경제가 탄생되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 절대 불가결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중국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중국 북동부에 많이 살고 있는 조선족의 중소기업인에게 북한은 매우 매력있는 시장이며 이들이 북한 사회에 ‘극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평양에서 매년 한 번씩 열리는 국제상품전람회를 가보면 누구나 이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하고, 중국의 영세기업가야 말로 북한인에게 비즈니스 정신이나 돈벌이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실은 북한 국내에서는 조용히 시장 경제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내부 상황을 적확히 파악하지 않고 북한을 위압하여 우리가 원하는 것, 즉 핵무기를 폐기하고 더욱 민주적이고 시장중시형의 방침을 강요한다면, 아마 예상외의 결과만이 나을지 모르겠다. 완전한 역효과가 날 가능성까지도 걱정 된다”고 그는 경고했습니다.

끝으로 그는 이러한 걱정도 했습니다.

“시장경제화에는 어느 정도의 민주화와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법의 지배가 필요해진다. 북한의 미디어는 김 위원장의 외교정책을 찬양하는 한편, 최근에 와서 ‘자본주의적 가치관’에 대한 공격 말투를 일단 더 강하게 하고 있다. 이것은 중국형이나 월남형 또는 여하한 형태든, 가까운 장래에 대형 경제개혁 모델을 수입할 의지가 없다는 뜻을, 자국민과 세계에 대해 하는 명박한 경고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을 한국처럼 재건하기 위해 미국의 기업인을 대거 북한으로 보내겠다고 약속했으나, 외국으로부터의 투자를 받아들이는 ‘과대하게 큰 대상’을 생각하면, "이것은 평양 현 정권으로서는 꿈과 같은 밝은 이야기가 아니고 오히려 털이 솟구칠 악몽이다”라고 말하고,
"이것은 현 지배체제가 끝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이것을 최고의 ’포상‘으로 북한에 강요하면 약국관계가 깜빡할 사이에 극히 심각한 문제에 부딪칠 것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라는 걱정스러운 말로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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