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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을 통한 피서(避暑)
안진의 2018년 07월 25일 (수) 00:35:21

더위 때문에 염소 뿔도 녹는다는 대서를 보냈습니다. 함평의 “달궈진 바다”에는 양식 물고기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 하고 폭염에 인사 사고도 이어집니다. 휴대폰의 폭염경보 재난 문자는 익숙해졌고, 아스팔트 위에 아이스크림이 얼마나 빨리 녹는지를 실험해 보이던 뉴스는 무의미해보입니다. 아스팔트가 깨지고 뒤틀릴 정도의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제시되는데,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자주 찬물로 샤워하며, 헐렁하고 밝은색의 옷 입기를 권합니다. 실제로 여름이면 유난히 흰옷을 입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흰색이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지요. 뉴욕시는 건물의 옥상을 흰 페인트로 칠함으로써 도시의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서울도 요즘 흰색의 ‘쿨루프(Cool roof)’ 시공이 인기입니다. 흰색 페인트를 칠한 곳과 아닌 곳의 온도 차이는 무려 10도 이상이 날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무더위는 불쾌지수를 높이기도 하며 사람을 우울하게도 합니다. 계절적 흐름도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러한 계절에 의한 우울증을 계절성 정동장애(精動障碍)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가을과 겨울에 일조시간이 줄어들 때 나타나는 우울감과 무기력입니다. 여름 우울증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무더위와 함께 불면, 불안, 짜증, 식욕감소 등 전형적인 우울증상이 심해지는 것입니다.

한여름, 색으로 우리의 몸을 보호하고 우리의 마음을 회복시켜보면 어떨까요. 먼저 더위를 피하기 위해 밝은 색의 옷을 입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우리의 심리적 쾌감을 위해 선호색을 사용해보는 것입니다. 좋아하는 색을 가까이하게 되면 쾌감신경인 A10이 자극되고 쾌감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도파민은 고도의 정신 기능과 창조력을 발휘하도록 할 뿐 아니라 인간의 본능, 감정, 호르몬 및 운동조절에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입니다.

실제로 색을 많이 다루는 화가나 여성은 풍부한 감정생활을 하는데, 이것이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명력을 추진하며 장수에 이르게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여성화가 조지아 오키프(1887~1986)는 99세까지 살았는데, 말년 10여 년은 눈이 나빠져 붓을 드는 대신 촉감에 의지하며 도자기 작업을 했습니다. 모네(1840~1926)는 86세를 사는데, 말년에 백내장으로 거의 시력을 잃게 되지만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고 환상적인 <수련> 연작을 남깁니다.

피카소(1881~1973)는 92세까지 강력한 창조적 에너지로 수많은 작품을 제작하며 20세기 미술의 거장으로 남습니다. 마티스(1869~1954)도 85세까지 살았습니다. 마티스는 십이지장암 수술을 받은 후 붓 대신 가위를 들어 색종이 작업을 합니다. “좋은 색은 노래하는 색이어야 해. 멜로디가 있고 향기가 나야 해.” 그의 말처럼 그는 감각적인 종이오리기(cut out)를 통한 아름다운 색채 하모니를 보여주며 결국 색채의 마술사가 됩니다.

빛의 반사라는 물리적 성질을 이용한 색채 사용도 색을 통한 피서법이 될 수 있겠지만, 색을 바라보며 느끼는 심리적 효과를 기대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색은 크게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으로 나누어지는데, 파란색 계통처럼 빛의 파장이 짧은 단파장의 색상, 그리고 톤에 있어서는 하늘색처럼 흰색이 많이 섞인 연한(pale), 엷은(light) 색들과 밝은 회(light grayish) 색들이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또한 좋아하는 색들을 간직하고 바라보며, 선호색을 통해 쾌감 지수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더위를 피해 대관령으로 왔는데, 흰 바지에 옅은 하늘색 셔츠를 입고 연분홍 신발을 신었습니다. 요즘 자꾸 마음이 가는 색이 분홍이기 때문입니다. 연분홍 신발을 신고 보니 기분이 화사해지고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준비한 텀블러도 분홍입니다. 분홍 컵에 마시는 물이 마음을 즐겁게 해줍니다.

색채는 부작용이 없는 심리안정제입니다. 각자가 좋아하는 선호색이 피서에 도움이 되었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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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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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킹 (1.XXX.XXX.202)
파란색이 시원한 느낌의 색이고 빨간색이 더운 느낌의 색이라는 건
아이러니 중의 아이러니죠
빛의 에너지는 주파수에 비례하니 파장에 반비례합니다
빨간색~적외선 파장은 640-750nm
파란색~보라색 파장은 500-380nm 정도이니
빨간색 빛의 에너지는 파란색 빛의 50-60%에 불과합니다
파란색 빛의 에너지는 빨간색 빛의 두 배에 이릅니다.
사실은 파란색이 더 뜨거운 거죠.
색은 망막의 원추세포가 만들어주는 신호로부터 우리 머리 속에서 만든 환상에 불과할 뿐 아닐까요
우리가 색을 가지고 많은 이론을 만들고 활용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 인간의 인식세계에만 맞는 주장들입니다.
예를 들어 쿨루프를 하겠다고 지붕에 칠하는 흰색이 “모든 색의 빛”을 반사하기를 원하겠지만 그것은 인간의 눈에서만 그럴 뿐입니다. 흰색 페인트가 가시광선을 골고루 반사하는 건 사실이겠지만, 모든 흰색페인트가 자외선이나 적외선까지 반사시키지는 않을 겁니다. 아마 테스트는 안 해봤을 겁니다.
진정 쿨루프를 하고자 빛을 반사시키고 싶다면 금속성 코팅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흔히 금속도 표면에서 모든 색의 빛을 반사하고, 백색 물체 표면도 모든 색의 빛을 반사한다고 설명되는데, 왜 그 둘이 서로 전혀 다른 색감으로 느껴지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또는 분명 색이 있는 재료였는데 그걸 곱게 갈면 하얀 가루로 변하는 경험들 해보셨을 겁니다
왜 그럴까요? 색이란 속성이 물질에 실존하는 걸까요?
영원할 것 같은 욕망의 금속 황금의 “황금빛”도 나노 세계로 들어가면 달라진다고 합니다 나노 입자로 만든 금 입자는 어두운 적색을 띄면서 꽤나 흉흉하게 보입니다 금이 원래 이런 색이었다면 아무도 금을 원하지 않았을 듯 해요.
참고로 물질의 입자가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만드는 현상을 이용한 TV가 바로 삼성전자가 차세대로 올인한 퀀텀닷 즉 QLED입니다. 양자역학이 적용될 정도로 작은 점 퀀텀닷으로 빛을 낸다는 겁니다. 알면 알수록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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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7 10:52:40
1 0
방아쇠 (211.XXX.XXX.180)
좋은 정보를 얻어갑니다.
답변달기
2018-08-03 15:59:26
0 0
꼰남 (110.XXX.XXX.166)
오늘은
평소엔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은
약간 흐린 구름 그레이가 마음에 꼭 듭니다.
섭씨 40도로 살랑거리는 바람마저 시원하게 느껴지네요.
그래서 오늘도 좋은 날! 으랏차차!!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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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5 08:11:38
0 0
장영채 (221.XXX.XXX.53)
색깔있는 멋진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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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5 07:48:24
0 0
홍승철 (219.XXX.XXX.70)
각자의 선호색으로 피서하라시니 듣기 좋고 실행할 맛도 나는군요.
감사합니다.
답변달기
2018-07-25 07:34:39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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