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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한반도 정세
황경춘 2018년 03월 01일 (목) 00:34:10

달력상으로 봄이 시작되는 3월이 되었습니다. 강추위 속에 시작된 평창동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수은주가 많이 올랐습니다. 올림픽에 정신이 팔린 사이 한반도 남쪽에서는 매화 등 봄소식을 알리는 꽃들이 피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의 긴 인생여정에서 3월은 개인적으로 유별나게 기억에 남는 많은 사건들이 있었던 달입니다. 그중애서도 일제강압 말년, 연합군과의 싸움에서 패색이 짙은 일본군에 징발되어 학업도중에 입대한 것이 가장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여덟 살 때, 일본 소학교에 다니다가 한글을 배워야 한다는 선친의 뜻에따라 외가가 있는 경남 남해(南海)로 부모를 떠나 살기 시작한 것도 3월 하순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열네 살 때 중학교 입학을 위해 다시 부모 슬하를떠나 진주(晉州)에서 하숙생활을 시작한 것도 3월이었습니다.

그밖에, 광복 후 얼마 동안 3·1 독립운동기념일 행사를 둘러싼 좌·우 정파간의 극심한 이념 투쟁, 4·19 학생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 부정선거와 뒤따른 전국적인 반 이승만정권 투쟁 등, 3월에 일어난 헤아릴 수 없이 많은일들이 떠오르는 달입니다.

평창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일부 일본 매체에서는 한반도 ‘3월 위기설’을 꾸준히 보도해 왔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3만8천여 명의 일본인의 유사시 귀국 방법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일본 측 보도도 있었습니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서울지국장 마키노 요시히로(牧野愛博) 씨는 일본 월간 잡지 분게이슌주(文藝春秋)에 기고한 ‘남북 통일 오륜은 기만이다’라는 제목 글에서,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의 책략(策略)에 보기 좋게 걸려들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이 여당 출신 강원도 지사를 통해 지난해 12월에 중국에서 북한 측과 접촉하여, 북한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를 요청하고 편의 제공 등을 약속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측의 염려 속에,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결정되고 김정은 위원장의 누이동생 김여정이 개회식에 참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고, 폐회식에는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 위원장 김영철이 참석했습니다.

마키노 지국장 글에 의하면 평창 올림픽 입장식에서의 한반도 통일기를 선두로 한 남북 선수단의 입장은 한국 어느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 40.5% 만이 찬성하고 49.4%가 태극기 입장을 지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폐회식 때도 통일기를 앞세운 입장이 아무 사고 없이 진행되었고, 서울을 방문한 북한 인사들과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고위 인사들의 비공개 접촉도 있었습니다.

천안함 폭침사건의 책임자로 알려졌던 김영철의 서울 방문은 희생자 가족을 비롯한 자유한국당원 등 일부 인사들의 과격한 반대 시위가 있었으나 큰 사고는 없이 올림픽은 끝났습니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문 대통령은 김영철에게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한 미국과의 회담 재개를 촉구했다고 합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 회의에서 미국은 ‘적당한 조건’ 하에서만 북한과 회담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북한도 참석하는 세계 장애인의 축제 패럴림픽이 평창에서 열립니다. 우리는 해외에서 걱정하는 ‘3월 위기설’이 하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春來不似春)고 읊은 옛 시인의 말이 올해 한반도 정세와는 아무런 관련없다는 것이 만천하에 알려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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