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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부총리의 격화소양(隔靴搔痒)
박상도 2018년 01월 18일 (목) 00:00:59

2018년도 대학입시가 끝났습니다. 이번 입시는 포항 지역의 지진으로 수능이 한 주 연기되면서 많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중에 수능을 두 번 보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김상곤 부총리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초∙중∙고 12년 공부를 단 하루에 평가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사려 깊은 발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기사의 댓글은 필자의 생각과는 달랐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대학입시 정책에 대한 대중의 생각은 김 부총리의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저런 사람이 교육부 수장이라고, 수시와 학종(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80% 선발하고, 정시는 20% 선발하면서 수능평가는 2번 치자고? 지X이다. 수능 2번 치면 정시로 80% 뽑는 것이냐? 수시나 학종을 폐지하라.

불공정과 빈부격차에 따른 학력세습이 확연한 현 체제가 좋다고? 그게 선진국이라고? 그냥 학력고사 부활시켜라.

정유라, 장시호도 돈 많은 집 애들이 좋은 학교 갈 수 있도록 만든 현 입시제도의 대표적인 케이스지. 수시 없애고 내신 없애고 논술 없애라. 뭐 머시기머시기 전형 죄다 없애라. 100% 수능만 가지고 평가하고 수능시험 어렵게 내라. 그리고 점수 순으로 줄 세워라. 많은 문제점이 있겠지만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공평한 입시제도가 될 것이다.

입시를 단순화하라고 이 멍청한 양반아.

다소 표현이 과격한 부분을 필자가 완화하여 옮겼지만, 대한민국의 대학입시와 관련해 대중들이 바라는 바는 1년에 수능을 두 번 보게 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표현의 강도로 추정해보건대, 입시정책에 대한 피로도가 한계치에 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입시의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주요 대학의 교수들이 중·고등학생 자녀를 자신의 연구에 참여시키고 논문 공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례가 한 달 전쯤 보도되었습니다. 교수들이 발표한 논문이라 당연히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이나 영향력이 최상위급인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이 많았고, 이중에는 국비 지원까지 받은 것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학생이 우수해서 그런 영광을 누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면 자기 아버지가 아닌 다른 교수의 논문에 공저자가 되면 됐지, 굳이 오해의 소지가 생기게 아버지의 논문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SCI급 논문은 고등학생이 학업과 병행하면서 쓸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 때문에 이런 논문을 썼다고 하면 대학 입시 전형에서 매우 주목받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어린 자식을 자기 논문의 공저자로 등재한 경우는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습니다. 필자는 이런 교수들이 자신의 아들을 전국체전에 출전시키려고 아들과 맞붙은 다른 제자를 일부러 기권시켰다는 서울의 한 체육 교사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그 체육 교사는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더 웃기는 일은 이 문제가 공론화되자 교육부에서 각 대학에 공문을 보내 ‘자녀 논문 저자 끼워넣기’ 실태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거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입니다. 어느 대학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겠습니까? 이렇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학부모들이 어차피 수시전형은‘지들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자신을 한탄하며 마음속에 패배감과 분노를 켜켜이 쌓아가게 됩니다. 그러한 분노가 노출된 것이 위에 보는 댓글입니다.

만약에 학종을 유지하고 싶으면, 이런 개운치 못한 일이 생겼을 때, 쾌도난마를 보여 줘야 합니다. 부정이 저질러졌을 땐, 단호하게 사실을 확인한 후, 교수 자녀가 제대로 된 공저자가 맞다면 미래를 이끌 인재로 더 큰 인센티브를 주고, 제 자식 스펙을 만들기 위해 양심을 판 것이라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합니다. 교육부가 해야 할 일은 전문가로 구성된 공청회를 열어서 정말로 교수의 자녀가 공저자의 자격이 있는지 논의하고 심도 있는 심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한 치의 의혹도 남겨두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 분명해 보입니다. 우리 사회가 늘 교수, 판사, 검사, 의사, 변호사, 국회의원 등
등의 엘리트들에게 관대했기 때문에, 이번 사건도 소리소문 없이 사그라질 것 같다는 우려를 하게 됩니다.

시중에 떠도는 얘기가 있습니다. 의사들이 동아리를 만들어서 자기 자녀들을 가입하게 한 후, 특정 지역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오게 한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해서, ‘어디어디에 의료봉사를 다녀온 학생’은 의사들 자녀라는 표식을 만들어 준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표식이 의대 입시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게 만든다는 얘깁니다. 사실관계가 전혀 확인이 되지 않은 이야기인데 이런 얘기에 많은 사람들이 ‘아, 그럴 수도 있겠다’하고 공감을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비슷한 성적의 학생끼리 경쟁해서 누구는 붙고 누구는 떨어집니다. 게다가 가끔은 성적이 약간 더 좋은 학생이 낙방을 하기도 합니다. 공정한 사회라면 ‘다 떨어질 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됐다’라고 수긍을 할 테지만, 우리 사회가 한 번이라도 공정했던 적이 있었습니까?

강원랜드와 우리은행의 취업부정으로 이미 사회 지도층의 비리에 진저리가 났는데 숨돌릴 틈도 없이 코레일 임직원 자녀들의 특혜 채용 비리가 드러났습니다. 필기 시험에서 가장 낮은 D등급을 받고도 서류 전형에서 전체 4등, 면접에서 6등을 받아 합격을 했다고 합니다.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도중에도 가수 정용화 씨가 입시부정으로 실검 1위에 올랐습니다. 경희대학교 박사과정에 면접도 보지 않고 합격했다는 장본인이 바로 정용화 씨였습니다. 이제는 면접도 생략하는 시대가 열렸나 봅니다.

유태인 학살에 가담했던 아돌프 아이히만(Adolf Eichmann)은 매우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그저 묵묵히 수행했을 뿐이며 자신에게 봉급이 주어지는 그 일을 잘 해내지 못할까 봐 오히려 걱정을 했다는 겁니다. 그가 한 일은 유태인의 재산을 몰수하고 그들을 수용소로 보내는 일이었습니다. 그가 단 한 번 만이라도 주위를 돌아봤더라면, 단 한 번 만이라도 자신의 내면에서 들리는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중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그를 관찰하고 난 후 발표한 ‘악의 평범성’에 따르면 거악(巨惡)을 저지른 사람들이 아돌프 아이히만처럼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자기 자식을 논문의 공저자로 넣은 대학교수와 자식을 위해 다른 제자의 경기를 기권시킨 체육교사, 부정한 방법으로 자식을 합격시킨 코레일 임직원들 그리고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했던 정용화 씨 모두, 사실은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평범한 사람들일 겁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 좇아서 저지른 행위가 우리 사회에 수없이 쌓이고 쌓여 불신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었고 ‘헬조선’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줬습니다. 여기에 시민사회를 이끄는 주체로서 개개인의 올바른 의식적 성숙이 없는 상태에서, 이런 유혹적인 시스템을 만든 것이 못된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습니다.

다시 대입제도로 돌아와서 이야기하면, 학종은 개발에 편자를 끼운 것과 같습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 기성세대가 너무나 성급하게 도입한 선진 입시제도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제 다시 학력고사 시절로 돌아가기에도 너무 멀리 왔다는 것입니다. 교육부총리가 수험생들에게 측은지심이 들어서든, 교육적 소신에서든 수능 시험 2회로 늘리겠다는 얘기를 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격화소양(隔靴搔痒) 꼴이 되어 사람들의 뭇매만 맞은 형국이 됐습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빛깔만 좋은 정책을 만들기보다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준을 차근차근 끌어올리는 데에 교육적으로 더 치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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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125.XXX.XXX.188)
수시를 위한 '학생부 종합 전형'이란 것은 한 마디로 학교생활 열심히 하면 되고 본인의 전공학과에 관련해 꾸준히 최선을 다한 결과물과 발전가능성 잠재력이 엿보이면 누구든 뽑아주겠다는 매우 간단한 논리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 시키라는 것입니다.
참 쉽죠? ^*^
그렇지만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내신을 위해 중간, 기말고사,수행평가 철저하게 준비해 학업역량 보여줘야죠.
인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봉사활동 해야죠.
관심분야의 계열 적합성 수상 경력 위해 각종 대회 참석해 상 받아야죠.
전공에 적합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과정 중심 나만의 스토리 만들어야죠.
꾸준한 독서활동 해야죠.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자기주도성과 리더십을 보여줘야죠.
4회에 걸친 모의고사 와 수학능력시험도 준비해야죠.
요즘 아이들 24시간이 부족할 만큼 정말 힘겨운 시간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섣부른 판단인지는 몰라도 학부모 입장에서 입시문제를 놓고 볼 때,
학업의 실력이 기본이지만, 12년 동안 공부한 것을 지원전략과 전술에 의존해 숫자 '6' 이란 희소 확률에 베팅하는 기분이 들어 유쾌하지 않습니다.
나무 한 그루가 숲을 향해 가는 길이 악전고투네요.
피할 수 없는 교육 현실이니 '긍정의 힘'을 믿고 남은 시간 최선을 다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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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9 16: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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