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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문화와 기부 DNA
방재욱 2018년 01월 05일 (금) 00:01:36

연말연시 기부 계절의 연례행사로 구세군 자선냄비, TV 방송의 이웃돕기 성금 프로그램, 자선단체들의 이웃돕기 성금 마련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나눔 문화’가 제대로 자리하지 못해 불우이웃 돕기 활동을 하고 있는 중소규모 모금단체들이 기부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렇게 기부 분위기가 낮게 나타나고 있는 원인으로 불우아동을 위한 기부금 128억 원을 유용한 '새희망씨앗' 사건이나 희소병 딸을 위한 기부금 12억 원을 챙긴 이영학 사건 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20일 광화문 광장에 설치되어 목표 모금액의 1%가 채워지면 1도가 오르는 '사랑의 온도탑'이 '기부 한파'를 맞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범국민 모금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는 '희망나눔 캠페인'에서 37일이 지난 12월 26일까지의 모금액이 2천 85억 원으로 목표액 3천 994억 원의 52.2% 정도로 ‘사랑의 온도’가 52.2도였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2014년과 2015년 캠페인의 같은 기간 사랑 온도였던 69.4도와 66.1도보다 많이 낮으며,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기부 분위기 조성이 어려웠던 지난해의 38일째 수준인 58.0도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이렇게 진행이 될 경우 캠페인이 마감되는 1월 31일까지 목표액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도 비치고 있습니다.

기부 문화 실천에는 소득, 행복지수, 기부에 대한 의식 등과 함께 기부 DNA(유전자)가 주요 요인으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기부 DNA’는 다른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부 유전자가 없다고 해서 전혀 기부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소득이 높아져 행복해지면 그 행복감이 기부로 이어져 기부 유전자를 변형시켜주면 다음 세대로 전달되어 기부 문화가 확산될 수 있습니다.

통계청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부 경험과 기부 형태를 조사해 보고한 ‘2017년 사회조사 결과’에서 지난 1년 동안 기부 경험을 한 사람(13세 이상 대상)은 26.7%로 2015년의 29.9%에 비해 3.2% 감소했으며, 기부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의 기부 형태는 물품(6.2%)보다 현금 기부(24.3%)가 4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부 경험이 없는 응답자들의 ‘기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조사에서는 ‘경제적 여유가 없음’이 57.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기부에 대한 무관심’이 23.2%로 2위였습니다. 그다음으로 ‘기부단체를 신뢰할 수 없음(8.9%)’, ‘직접 요청해온 적이 없음(6.3%)’ 그리고 ‘기부 방법을 모름(4.1%)'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를 2015년 조사와 비교해 볼 때 '경제적인 여유가 없음’의 응답은 63.5%에서 57.3%로 6.2% 줄어든 반면, ‘기부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응답은 15.2%에서 23.2%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요즘의 기부에 대한 무관심 증가가 반영되어 나타난 결과로 판단됩니다

‘향후 기부 의향’의 조사에서는 ‘기부할 의향 있음’ 응답이 41.2%로 2015년보다 4.0% 감소했습니다. 기부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률은 40대에서 50.8%로 가장 높고, 그다음은 10대(49.4%), 30대(48.6%), 50대(42.7%), 20대(40.5%) 순이며 60세 이상이 24.3%로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20대의 기부할 의향이 40.5%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게 나타난 것을 보면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40대의 기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다른 연령대로 전파된다면 기부에 대한 인식이 좀 더 높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게 됩니다.

‘기부할 의향 있음’보다 높게 나타난 ‘기부할 의향 없음’ 응답(58.8%)에서는 60세 이상이 75.7%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20대(59.5%), 50대(57.3%), 30대(51.4%), 10대(50.6%) 순이었고, 40대가 49.2%로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기부 문화 확산에 필요한 것’에 대한 조사에서는 ‘사회지도층?부유층의 모범적 기부 증대’가 47.9%로 가장 높았지만, 2015년의 54.5%보다는 많이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다음 순위인 ‘기부단체 투명성 강화(23.2%)’와 ‘나눔에 대한 인식 개선(16.4%)’은 2015년의 20.5%와 15.3%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기부에 대한 인식이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의 의존에서 직접 참여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은 마음은 간직하고 있지만, 그를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웃을 돕는 이타주의는 50%가 유전적이고 30%는 환경문제이며, 나머지 20%는 우연한 무작위가 원인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는 기부에 유전자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기부 유전자가 없는 사람은 전혀 기부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부는 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며, 기부 문화가 확산되어 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리하면 사회의 자정(自淨) 역할도 할 것입니다. 기부는 소비가 아니라 투자이며 생산이기 때문에 기부하는 사람은 우리 사회의 명예로운 주주로 기쁨과 보람이라는 배당을 받게 됩니다.

‘나눔 문화’ 의식을 확산시켜주는 기부 정신의 바탕에는 ‘기부 DNA’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새해부터 자신의 고유 기부 유전자가 기능을 잃지 않고 발현할 수 있도록 기부 행사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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