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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교훈을 배우자
황경춘 2017년 12월 06일 (수) 00:51:43

1930년 4월, 철들기 시작한 저는 일제강점 하의 초등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당시 제국주의 일본은 이미 만주를 석권하고 침략의 마수를 중국 본토로 옮겨 주요 도시 일부를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큰 전과가 있을 때마다 어린 학생들도 승리를 축하하는 야간 제등행렬(提燈行列)에 동원되어 군악대를 선두로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1941년 12월 8일, 미국의 석유공급 단절로 인한 궁지를 타개하기 위해 하와이의 미군 기지를 기습 공격하여, 일본은 세계2차대전의 후반부인 태평양전쟁을 일으킵니다. 이렇게 시작된 우리 전전세대(戰前世代)의 비극은 광복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50년의 한국전쟁에 이어, 4·19 학생혁명, 5·16 , 월남전쟁, 아프간전쟁 등 연이은 화약 냄새와 전쟁의 그림자 속에 아까운 청춘의 태반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전쟁의 먹구름은 한반도를 휘덮고 핵전쟁의 위험 속에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80여 년 전의 악몽을 연상시키는 매일입니다. 아니 당시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무서운 핵전쟁이 전 인류를 공포 속에 몰고 있습니다. 가공할 핵무기를 가진 세계 제1, 제2의 강대국이 새롭게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을 사이에 두고 일촉즉발(一觸卽發)의 긴박한 대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사(侵略史)를 가장 정확하게 연구했다고 정평이 있는 일본 작가 한도 가즈토시(半藤一利) 씨는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일·북한 네 나라 지도자가 역사의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현 사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일본의 한 잡지의 대담에서 말했습니다.

1941년 12월 8일에 일제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으면서 전시 일본의 비극이 시작되었다고 지적한 한도 씨는, 현재 북한 김정은 지도자가 이 선을 넘으려고 하고 있으며 이에 대처하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倍晉三) 둘 다 역사의 교훈을 배우려 하지 않는 지도자라고 평했습니다.

한도 씨와의 대담에 참가한 자유 저널리스트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 씨는 태평양전쟁은 미국의 참전에 대한 일본군부의 오산으로 일어났지만, 지금 중국과 북한 관계를 미국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현 위기 해결방법이 달라질 거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도 씨는 ‘닉슨 쇼크’에서 보았듯이 옛날부터 미국과 중국은 그리 나쁜 사이는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The Prisoners of Geography’란 국제적 베스트셀러의 저자인 영국의 저널리스트 팀 마셜(Tim Marshall) 씨는 중국은 미국과 대치하는 완충지로서 북한이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세계 30여 곳의 분쟁지역을 직접 취재하고 2015년에 쓴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의 힘’이란 제목으로 출판되었습니다.

한반도 위기를 특집한 앞서 말한 일본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마셜 씨는 중국은 옛날부터 외적과의 완충지대를 확보하는 것을 기본전략으로 해 왔으며, 현재 그 전략은 효력을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입장으로 볼 때, 한반도만이 예외입니다. 여기에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은 한국이 주도하는 통일국가가 생긴다는 것은 중국의 악몽입니다."

그는 이렇게도 말 습니다: “압록강과 두만강, 이 두 강 건너 편에 있는 이웃 나라의 정정(政情)이 불안정하다는 것은 중국에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한번 동란이 일어나면 2천5백만의 북한 인민이 중국에 대량 난민으로서 흘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은 완충지대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습니다.

75일간의 침묵을 깨고 북한은 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1941년 12월 8일, 일본은 진주만 기습 공격으로 소위 ‘레드 라인’을 넘어 미국과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이 일본 국민의 비참한 희생을 가져왔습니다. 만일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북한 인민의 비극일 뿐 아니라 온 인류가 무서운 핵 방사능의 희생이 될 것입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역사에서 올바른 교훈을 찾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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