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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하지 말라! 확률로 말하라!
정숭호 2017년 04월 12일 (수) 00:40:37

‘불확정성의 원리’는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1901~1976)가 1927년 발표했습니다. 물리학, 그중에서도 양자역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론이지만 현실의 삶에 대한 태도와 방식도 가르쳐줍니다. 보통 사람은 평생 한 번도 마주칠 일이 없을 복잡하고 어려운 물리학 용어들과 수식으로 이뤄진 이 이론이 ‘밥·일·꿈’이라는 책에서 비교적 쉽게 풀이된 것을 보았습니다.

책은 이 원리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가 사물의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려 하면 할수록 그 위치의 정확성은 떨어진다. 반대로 사물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려 하면 할수록 그 속도의 정확성은 떨어진다. 사물을 측정하는 바로 그 도구가 사물과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립자의 세계에서 사물의 위치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 빛을 사용하면 빛은 측정하는 그 순간 에너지로 사물에 작용하여 위치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즉 우리는 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으며 오직 확률로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좁쌀의 현재 위치를 측정한다고 자와 핀셋을 좁쌀에 들이대는 순간 좁쌀이 움직이는 경우와 같습니다.)

책은 이 원리가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된 데 대해서는 ‘결정론에서 우리를 벗어나게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알려줍니다. “근대 물리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뉴턴의 역학에 따르면 어떤 순간에 어떤 물질의 위치와 속도를 알면 미래에 이 물질이 어디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으므로 (사람들은) 모든 것은 미리 결정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불확정성원리에 의하면 오직 확률을 통한 범위와 추세만 알 수 있을 뿐 미리 결정되어 있는 것은 없다. 이 두 개의 견해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아주 다르게 나타난다.”

20여 년 전에 방식이 바뀐 일기예보가 그 예라고 합니다. “근대적 (즉, 뉴턴 역학적) 사고로 일기예보를 하면 ‘내일 비가 온다’ 또는 ‘오지 않는다’로 한다. 온다고 하면 우산을 챙긴다. 비가 오지 않으면 기상청를 욕하게 된다. 현대적 사고로 일기예보를 할 때는 ‘내일 비가 올 확률은 60%’라고 한다. 그러면 우산을 챙길지 말지는 자신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우산을 챙겼는데 비가 오지 않으면 ‘괜히 가져왔구나’라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기상청을 욕할 확률이 줄어들었다. 근대적 사고와는 다른 사고와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분법(二分法)을 근대적, 결정론적 사고방식의 대표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편이 아니면 누구든 우리의 적일 뿐’, ‘나의 정의만이 정의이며 다른 모든 것은 불의일 따름’이라는 식의 이분법에는 확률, 즉 다른 가능성에 근거한 판단이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미리 정해놓고 두 편으로 나눠놓은 것이어서 그렇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흰 것이 아닌 것은 오직 검은 것이다’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젖은 사람들은 세상에는 무지개보다 훨씬 많은 색깔이 있다는 걸 애써 외면하려 한다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은 비 올 확률 60%에서 우산을 안 챙겨 가고서는 비를 한 방울이라도 맞으면  기상청에 욕을 쏟아부을 확률이 매우 높은 사람들입니다.

‘밥·일·꿈’의 저자는 장명국 내일신문 사장입니다. 이 책은 신문 창간 이후 지금까지의 도전과 그것을 극복한 기록입니다. 70~80년대의 대표적 노동운동 이론가로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옥살이까지 했던 그는 언론 경영자로 변신했으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불확정성의 원리’에 기초한 열린 마음, 열린 생각 덕분일 수 있다고 봅니다. 단정하지 말고, 확률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라는 그 원리 말입니다.

장 사장은 불확정성의 원리를 설명한 후 끝에 가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불확실한 혼돈의 세계에서 미래를 확실히 예측(단정)할 수 있는 길은 없다. 단지 확률에 의지하여 스스로 매 순간순간 판단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다. 불확정성의 원리를 염두에 두면서부터 필자는 언제든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고를 하게 되었다. 완벽(100%)은 없다. 오늘의 완벽이 내일은 아닐 수 있다.”  나는 이 말에는 ‘미립자의 세계일망정, 사물의 위치와 속도도 확정할 수 없는데 누군들 천길만길보다 더 깊은 사람의 속을 어떻게 단정(斷定)하고 예단(豫斷)할 수 있겠냐’는 생각이 담겨있다고 봅니다.

세상에서 인정될 만한 이분법은 ‘세상은 이분법으로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뿐입니다. 다른 모든 이분법은 억지일 따름입니다. 분열을 획책, 조장하고 고착시킨 후 억압하고 착취하려는 책략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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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의견쓰기(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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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223.XXX.XXX.246)
아 글쎄
사회현상에 물리학 이론 그냥 갖다 쓰지 말라니깐
내 정의만 정의일 확률은 84.84749204839197482%인데 그럼 내가 어쩌면 좋을까? 어쩌면 니 맘에 들겠어?

님들아 제발 물리학 이론은 그냥 내버려둬!!!
거기서 깨달음을 얻은 건 좋은데! 막 갖다 쓰진 말라고!
불확정성 원리는 애초에 그걸 주장한 하이델부르크도 잘못 비유했어!
관찰자가 대상을 측정을 하려는 행위 자체가 대상에 영향을 주니까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했지 와 멋진데!
하지만 불확정성원리는 결국 관찰자의 존재와는 상관없이 물질 그 자체의 미시적 특성에 관한 이론으로 발전했어 물질의 위치와 운동량의 확률 분포 이론으로 이어졌고 파동 방정식으로 귀결되었지

암튼 날씨 예측엔 기상 관찰자가 기상에 영향을 안 미칠 뿐 아니라 미시적이지도 않아요
불확정성 원리랑 아무 상관없어 모르긴 해도 그냥 그 비가 올 확률은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결과일껄

그리고 불확정성 원리는 미시계에서 입자가 확률적으로 위치와 운동량을 가짐을 보여주지만
거시적으로 보면 이런 입자들의 확률들은 서로 겹치고 겹쳐 결국 뉴턴의 결정론에 정확히 부합해요
제 아무리 우리 몸 속 전자들과 양자들이 확률론적으로 존재한다고 해도
그것들의 총합인 우리 몸이 확률적으로 잠시 사라지거나 위치이동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고

세상 일에 굳이 불확정성 원리를 비유하고 싶거든
미시적으로는 확률적인 현상인데 그 총합으로서는 결정론적인 현상을 찾아봐요

이분법과 엮지도 마요
이분법은 사람에게 선택지가 둘 뿐인 걸 말하는 거고
이분법에서도 두 선택지들 중 어떤 걸 택할지는 얼마든지 확률적일 수 있고
내가 100% 옳고 니는 100% 틀렸다는 식의 이분법을 비판하고 싶었던 건 알겠지만
불확실성 원리로 입자가 존재할 위치의 범위를 100%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요 당연히
남들이 그 예측과 달리 예측한다면 그 남들의 예측은 100% 틀린 거지 뭐 어쩌겠어

불확정성 원리는 무자비한 확률 분포입니다 의지도 도덕도 맥락도 회의도 목적도 정의도 동정도 염치도 없어요 수학만 있을 뿐
그게 왜 사람의 인생 원리여야 하나요
차라리 불가지론을 주장하든가 베이지언 확률론으로 인생을 관조하던가 마르코프 체인으로 시뮬레이션 해보고 그 확률에 따라 행동하든가
답변달기
2017-04-12 01:00:45
2 0
ehlsehf (1.XXX.XXX.94)
이 분이 거론하신 물리학적 개념은 정확합니다.
물리학을 전공하신, 그것도 제대로 공부하신 분 같습니다.
저야 물리학 했다고 간판만 내건사람입니다만...
답변달기
2017-04-13 09:41:02
0 0
장박사 (223.XXX.XXX.220)
이냥반 할일 어지간히 없으신분같네 ㅉㅉ
답변달기
2017-04-12 13:41:37
0 0
skrmsp (1.XXX.XXX.134)
보리 멍석만 골라 똥싸는 못된 강아지처럼
답변달기
2017-04-12 22:05:33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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