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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영구미제 안 되게
임종건 2017년 03월 28일 (화) 00:11:47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사건은 북한 집단이 저지른 수많은 테러범죄 중에서 최초의 성공사례입니다. 사건의 주범이 하나도 잡히지 않았고, 앞으로도 오랜 기간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필자는 지난번 이 칼럼 ‘김정남암살, 음모론은 안 된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저지른 숱한 테러에서 우리 측은 운 좋게도 결정적인 범인과 증거들을 확보해 범행 전모를 파악할 수 있었고, 북한의 덮어씌우기에 대항할 수 있었던 정황들을 살펴봤습니다.

김정남 암살사건은 우리의 수사력이 미치지 않는 제3국가에서 발생한데다, 명백한 증거를 부인하며 말레이시아와 한국이 합작한 모략극이라고 억지 주장을 펴는 북한을 상대로 한 수사라는 점에서 난관은 이미 예상됐던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도 말레이시아 당국은 주범을  범행직후 현장에서 북한으로 도주한 북한인 4명으로 특정하고, 배후를 북한 정부로 지목했으며, 범행에 쓰인 독극물의 성분을 밝혀내는 등 상당한 성과를 낸 데 이어 자국 주재 북한 대사 강철을 추방하는 과단성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상대에 대한 이해나 정보의 부족으로 초기 대응에 미흡한 부분이 있어 보였고, 그 중의 하나가 4명의 주범들을 공항 등지로 태워다 준 말레이시아 거주 북한인 리정철을 체포 2주 만에 증거불충분으로 석방해 북한으로 추방한 것입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인도의 화학공장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그는 범행에 사용된 독극물 VX의 제조나 사용과 관련됐을 가능성으로 인해 주목됐고, 추방 후 그가 동남아 일대에서 북한의 무기판매상으로 활동한 비중 있는 사람이었음이 알려져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범행에 동원된 베트남여성 도안 티 흐엉과 인도네시아 여성 아이샤를 포섭하기 위해 북한의 외교관들이 동원된 사실이 말레이시아 경찰 수사로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외교관들을 밀수 등의 범죄 및 위폐유통에 이용해온 사례는 종종 적발됐지만 살인에까지 이용하다니 막장극이 따로 없습니다.

적반하장의 주장을 듣다 못해 말레이시아 정부가 강철대사를 추방하자 북한도 자국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를 추방했습니다. 그에 앞서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왜곡 주장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평양 주재 자국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었습니다.

북한은 이미 떠나 있는 대사를 추방하는 것이 멋쩍었던지 말레이시아 대사관의 외교관과 가족 등 9명의 출국을 금지했습니다. 이는 교전 국가 간에도 허용되지 않은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정 위반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한과 무비자입국협정을 맺었던 나라입니다. 유엔으로부터 1년이 멀다 하고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에 대해 말레이시아가 보인 신뢰는 예외적인 것입니다. 그 신뢰를 백주의 테러로 배반한 것으로 모자라, 주권모독을 예사로 하는 북한에 대해 말레이시아가 느꼈을 황당함은 능히 짐작됩니다.

말레이시아도 불가피하게 자국에 와 있는 북한인 315명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함으로써 양국 간에 인질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이 사건의 관심도 인질협상으로 옮겨갔는데 이 협상으로 인해 수사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에 은신 중인 북한 외교관 현광성과 고려항공의 직원 김욱일 리지우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체포에 나섰습니다. 이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그나마 전모를 파헤칠 단서라도 나올 형편입니다.

지난 26일 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 대사관에 들어가 용의자 3명을 수사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그들이 범행을 시인했을 리도 없고, 다른 증거도 찾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것은 수사라기보다 인질협상의  일부였다고 하겠습니다.

인질협상에서 북한의 목표는 외화벌이 일꾼들인 315명의 북한인 송환이 아니라 용의자 세 사람의 송환과 김정남 시신의 인도일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비엔나 협정으로 인해 현광성에 대한 수사는 관철하기 어려울지도 모르나, 민간인인 김욱일 리지우만큼은 신병을 인도받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김정남 시신 인도 문제는 사건의 왜곡조작에 이용될지 모른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의 신원을 가족의 DNA를 통해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이름인 김철이라는 사람이 지병인 심장병으로 사망한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남의 시신이 넘겨질 경우 사건 조작에 써먹을 게 분명합니다. 따라서 김정남의 시신은 가족의 승인이 없이는 제3자에게 넘겨져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측은 화장 후 유골로 또는 시신으로 넘겨줄 모양입니다. 

말레이시아로서는 북한의 막무가내가 처음 겪는 황당한 경우이겠으나 한국은 남북 분단 이후 수도 없이 겪은 일입니다. 명백한 범행을 남한의 자작극으로 뒤집어씌우는 것은 그들의 상투적인 수법입니다. 그점에서 말레이시아 당국은 한국의 수사 및 정보당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자국민 보호를 우선해야 하는 말레이시아로선 인질송환을 위해 수사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움직임입니다. 그러나  그로인해 범죄의 진상이 가려지거나 왜곡된다면 북한의 억지가 통하게 되는 또 하나의 나쁜 선례가 될 것입니다.

이 사건은 이런 집단을 머리 위에 이고 있는 한국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또 이런 집단이 핵무기를 보유한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인지를 세계가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물론 인터폴과의 다각적인 협조로 이 사건이 영구미제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 관계당국의 분발도 요구됩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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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223.XXX.XXX.22)
"북한의 3대 세습 정권은 최근 10년간 핵폭탄을 고도로 발전시켰는데 우리는 10년간 말폭탄만 했다."
-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원유철

또라이 집단인 줄 알면, 그 또라이 집단에 상대가 될 사람을 뽑아라 좀
말폭탄 10년 하는 놈들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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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31 11: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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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남 (220.XXX.XXX.208)
계속 발생하는 쎈 뉴스에 밀리고
자국민 보호 우선 정책에 봉합되고
세월이란 강물에 희석되기 쉬울 것 같군요.
하물며 냄비 근성의 어느 국민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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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8 09: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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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건 (121.XXX.XXX.171)
그렇게 흘러갈지도 모르지만 이 사건의 의미를 잊어서는 안 되겠죠. 공감해주신 것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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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8 23: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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