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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계에서(2)-보존이냐 활용이냐
방석순 2006년 12월 07일 (목) 00:00:00
호남성 성도 장사(長沙)의 서쪽 300km 지점에 위치한 장가계는 원래 대용(大庸)시로 불리다가 1994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토사구팽의 원조 유방이 항우를 물리치고 한나라를 세운 후 후환을 없앤다며 공신인 대장군 한신을 베자 책사 장량은 재빨리 도망쳐 이곳에 숨어살았답니다. 험한 산세에 원주민 토가족들의 도움을 받은 장량을 끝내 찾아내지 못하자 아예 그가 살던 곳을 경계지어 장가계로 불렀다고 합니다.

면적 9,653평방km에 인구 160만명 정도.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인 토가족이 전체 인구의 77%를 차지합니다. 관광특구로 특별 관리되는 이 지역에는 공해물질을 유발하는 일체의 생산공장 시설이 금지돼 있습니다. 대신 경관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편의시설들이 민자로 속속 설치되고 있습니다.

원가계의 하늘공원에서 326m 수직으로 내려오는 백룡엘리베이터는 172m를 절벽에 붙여 원시의 계곡을 조망할 수 있게 설계했고 그 아래 154m는 바위 속을 뚫고 내려오도록 돼 있습니다. 한 대 130억원의 시설비가 들어갔다는 엘리베이터 석 대가 초속 3m의 속도로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1천m가 넘는 천자산과 황석채(黃石寨) 전망대까지는 케이블카로 불과 2~3분 만에 오를 수 있습니다. 천문산(天門山)에는 시내에서부터 정상 문턱인 1,200m 고지까지 무려 7.5km 길이의 케이블카가 놓여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35분 만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병풍같은 그림이 10리를 이어진다 해서 이름붙여진 십리화랑엔 산책로와 나란히 모노레일이 깔려 있습니다. 보봉호에서 내려오는 코스는 바위 틈새와 천길 벼랑에 난간처럼 붙여 만든 인공 보행로가 있어 더욱 안전하고 아기자기합니다. 공원 내에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되어 질서정연합니다. 기념품 가게들도 한결같이 단정해 어지러운 공원 밖 장터와는 딴판입니다.

중국사람들이 자연을 보호하고 관리하고 즐기는 방식은 우리네와는 크게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우리네 국립공원들은 솔직히 있는 그대로의 보존이라 할까요, 방치라 할까요. 그네들의 자연은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되지만 우리네 자연은 체력단련장 구실밖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네 국립공원 내 대피소의 규모나 편의성이나 위생 상태는 거의 낙제점입니다.

장가계시는 지난해에만 1,453만명의 관광객이 들어와 64억위안(한화 약 7,680억원)의 관광수입을 올렸습니다. 그 가운데 상당 액수가 한국 관광객들이 풀어놓은 돈이랍니다. 가는 데마다 한글 간판이요, 흥정하는 게 한국돈인 이유를 알만 합니다.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우리의 관광수지는 적자입니다. 지난해 430만명의 관광객이 들어와 5조5천억원을 쓰고 550만명이 밖으로 나가 12조 2천억원을 쓰고 왔습니다. 올해엔 상반기에 200만명이 들어오고 313만명이 나갔습니다. 적자폭은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요즘엔 신혼여행, 결혼기념여행, 골프여행, 스키여행, 효도여행의 목적지가 거의 나라 밖입니다. 값싸고 편리한 곳으로 간다는 데에는 말릴 명분도 없습니다. 우리 금수강산을 다 보기 전엔 결코 외국행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애국심에 기대할 수는 없는 세상이 돼버린 것입니다. 이래저래 좁은 국토의 보다 실용적인 보호와 관리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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