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검색어 : 자유칼럼, 에세이
> 대담·인터뷰·탐방·토론
     
[도산세미나]위대한 민족혼과 글로벌 교양인 배출에 문화정책이 중요하다
서재경 2007년 06월 09일 (토) 09:31:14

島山아카데미 創立18周年紀念세미나  지정토론
- 2007년 6월 5일 -

   




"위대한 민족혼과 글로벌 교양인 배출에 문화정책이 중요하다"

- 서재경 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미국 인터내셔널 리빙사(社)가 올해 발표한 「삶의 질 평가」(Quality of Life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193개국 중 57위로 나타났다. 평균 65점의 한국은 우크라이나 그레나다 라트비아 모리셔스 모로코와 같은 그룹에 속한다. 이 평가는 생활비, 문화레저, 경제, 환경, 자유, 건강, 인프라, 안전, 기후 등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아홉 가지 항목을 종합한 것인데 상위 10 위에는 프랑스, 스위스, 호주, 덴마크, 뉴질랜드, 오스트리아, 미국, 스웨덴, 핀란드, 이탈리아가 선정되었다. 대체로 행복이 주관적인데 반해 삶의 질은 객관성을 나타냄을 이 조사는 보여준다.

만약 이 평가에 사회투명성이 추가된다면 한국의 평점은 낮게 떨어질 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지난해의 랭킹에서 한국은 40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평가항목에 교육을 추가한다면 한국의 순위는 100위권 아래로 추락할지도 모른다. 교육은 이미 ‘국민적 고통’이 된지 오래이나 해결될 기미가 없다. 미국 CIA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국민소득은 19,200달러로 경제력 순위에서는 중상위권인 31위를 나타내고 있다. 경제의 궁극적 지향점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면 중상위의 경제력으로도 왜 한국은 만족할 삶을 구가하지 못하는 것일까?

「삶의 질 평가」193개국 중 한국 57위

오늘 조순선생님의 발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발제는 활력을 잃어가는 경제에 대한 우려와 함께, 문화의 질이 나빠지는 현상을 더 염려해야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교육의 실패와 불충분한 정부역할로 인해 배금주의가 청소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문화 악화」현상을 속히 해결해야함을 일깨우고 있다. 이 시대 양식 있는 원로의 탄식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나는 오늘 주로 국가지도자의 역할과 정부의 문화 정책이 국민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려 한다. 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을 제창한 벤두라에 따르면 지도자는 국민의 역할 모델이다. 지도자의 좋은 행동은 국민성에 좋은 영향을 끼치나, 지도자의 실패한 언행은 국민을 저급하게 만든다. 문명의 성쇠를 연구한 토인비 역시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시대를 막론하고 대중은 지도층을 닮아가기 때문에, 지도층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조적 소수(creative few)로서의 역할을 하면 대중도 이를 모방하는 미메시스가 일어나 문명이 진보한다고 보았다.

건국 이래 선출된 아홉 사람의 대통령들은 과연 창조적 소수였던가? 그들은 국민 교육에 좋은 모델이었던가? 역대 대통령들은 그 나름대로의 공도 있지만, 창조적 소수는 못 되었다. 오히려 독재, 부정부패, 권력남용, 독직, 친인척비리 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가하면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들을 잘 속이고, 또 국민들에게 해로운 것을 권하는 좋지 않은 습성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오랫동안 국민에게 팔았으며 사행심을 부추기는 경마 경륜 복권 카지노 사업을 주도해 왔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 역시 국민의 역할 모델인데 이들은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이런 국가원수와 정부, 그리고 사회지도층의 행태는 곧장 사회학습의 효과를 낳아, 국민 열 사람 중 여섯은 돈을 최고로 여기는가하면 국민들은 법을 경시하고 공공선(公共善)에서 멀어져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일탈을 탓하기에 앞서 지도층과 정부가 먼저 각성해야 한다.

지도층에 버금가는 또 다른 영향력은 대중매체에서 나온다. 오늘날의 미디어는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그 영향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컬러TV보급 이후 영상매체의 영향력은 기존 신문이나 잡지의 그것을 앞지른 지 이미 오래다. 영화도 상업자본의 활발한 참여와 첨단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대단위 관중동원이 빈발하면서, 이제는 단순한 오락물에 머물지 않고 국민의 정신문화에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안방극장’이라는 이름의 TV 드라마가 주부계층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히 크다. 그것은 각종 인터넷 게임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상기하게 만든다.

건국 이래 문화부장관 42명 가운데 문화예술인은 넷뿐

이런 변화된 현실을 감안할 때 정부의 문화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절감하게 된다. 정책에 따라 국민을 고급문화의 향유자로 만들 수도 있고 혹은 저급문화의 소비자로 전락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없다. 우선 역대 문화부장관의 출신성분을 봐도 탐탁하지가 못하다. 건국 이래 42명의 문화부장관이 임명되었는데 3분지 1은 문화와는 상관없는 정치인이었고 문화를 논할 수 있는 문화예술인은 오직 넷뿐이었다. 다른 부처에 해당분야의 전문가를 기용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지금처럼 조폭을 주제로 한 영화가 대종을 이루거나, 불륜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가 안방을 지배하고, 살인과 전쟁으로 엮어진 전자게임이 청소년들의 컴퓨터를 점령한다면, 국민들은 ‘빵과 서커스’만으로도 통치가 가능한 우중(愚衆)이 될 것이다. 국민들이 이런 말초적 재미에 빠지면 집권층은 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대한 민족혼과 글로벌 교양인은 그런 문화정책 아래서 나오지 않는다. 빈곤한 문화는 빈곤한 삶의 질에 다름 아니다. 펄 벅은 『대지』의 첫머리에 “나라의 혼은 소박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나타난다.”라고 적었다. 과연 우리의 혼은 어떤 모습인가.

한국은 서구적 계몽시기를 거치지도 않았고, 자본주의 윤리에 대한 깊은 생각이 없이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그 부작용이 바로 물질문명과 정신문화의 불균형이다. 사회학자들은 한국의 중산층이 경제적 기틀을 잡으면서 자유주의의 기초에 해당하는 ‘부르조아적 윤리’는 등한시했음을 비판한다. 부르조아적 윤리는 애덤 스미스가 강조한 근면, 절약, 성실, 자기규제, 도덕 등을 망라하는 개념이자 막스 베버가 프로테스탄트 윤리에서 거론한 덕목과도 일치한다. 이런 요소들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심대하다.

백범선생은 일찍이 그의 사자후 『나의 소원』에서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强力(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도 사상의 자유, 국민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유신정부는 한때 「제2의 경제」라는 용어를 들고 나온 적이 있었다. 물질문명에 대비한 정신문화를 그런 이름으로 규정하고 일종의 사회적 자본을 충실화하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체제 유지에 급급한 나머지 이 운동은 흐지부지 되어버렸다.

건강한 사람에게 건강에 좋은 습관이 있고, 성공한 사람들에게 성공의 법칙이 있듯이 높은 삶의 질을 구가하는 국민에게 그럴만한 훌륭한 삶의 원칙이 있다. 그런 원칙을 만들어 가야 한다. 선진국의 시민교육 모델을 본떠, 우리 체질에 맞는 평생교육 모델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 사람은 결코 빵과 서커스로만 살수 없다. 경제성장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사람다운 삶을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다. 인간에게는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발제문보기>

     관련칼럼
· [도산세미나]삶의 질, 경제사회의 위기; 그 진단과 극복의 길
ⓒ 자유칼럼(http://www.freecolum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칼럼의견쓰기(2개)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as9000 (112.XXX.XXX.176)
♣ 필,리,핀 현지에서 24시간 실시간 직영 운영중!

♣ 완벽한 보안의 멤버쉽제!

♣ 수수료 없는 24시간 출금 시스템!

♣ 24시간 메신저 및 무료 전화 상담중!

♣ DDD2000.씨오엠
답변달기
2012-04-03 19:12:15
0 0
이미란 (65.XXX.XXX.227)
감사하게 잘 읽었읍니다.
가장 국민으로서의 급선무가 글로벌 교양 수준을 높이는 것과, 문화의 질 향상에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 모두가 의식을 가져야 할 최대의 국민적 숙제인 것 같습니다.
답변달기
2007-06-21 05:57:38
0 0

다음에 해당하는 게시물 댓글 등은 회원의 사전 동의 없이 임시게시 중단, 수정, 삭제, 이동 또는 등록 거부 등 관련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운영원칙]

  • 욕설 및 비방, 인신공격으로 불쾌감 및 모욕을 주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불법정보 유출과 관련된 글
  • 다른 회원 또는 제3자의 사생활 침해 및 개인정보 유출
  •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하는 경우
  • 불법복제 또는 해킹을 조장하는 내용
  • 영리 목적의 광고나 사이트 홍보
  • 범죄와 결부된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내용
  • 지역감정이나 파벌 조성, 일방적 종교 홍보
  • 기타 관계 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