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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파괴의 부메랑
김홍묵 2007년 06월 08일 (금) 09:32:54

요즘 중국에선 돼지고기 값이 금값이라고 합니다. 중국인의 주식 중 하나인 돼지고기는 지난달 이후 14차례나 값이 올라 대도시에서는 20% 이상 급등했습니다. 도매가 기준으로는 100% 이상 뛰어 지난해 kg당 7.5 위안(약 900원)에서 현재는 15.7 위안(약 1,880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돼지 파동에 따른 파문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쇠고기와 양고기 등 다른 대체재도 올 들어 50% 이상 값이 올랐고 계란 값도 수직상승 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재료로 하는 음식과 육가공 제품 값도 동반상승하면서 중국의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지난달에만 3%(지난해 1.5%) 올랐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생선이나 과일 등 다른 식품군으로 여파가 확산되어 소요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와 염려가 일고 있습니다. 급기야 원자바오 총리가 산시성 축산 농가를 직접 방문하는 등 문제수습에 나서기까지 했습니다. 올해가 ‘황금돼지 해’여서 빚어진 아이러니가 아니라 언제 우리나라로 불똥이 튈지 모르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올 들어 미국에서는 우유 값이 치솟아 유가(油價) 폭등에 이어 유가(乳價) 파동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시카고 상업거래소의 탈지분유 가격은 6개월 사이 60%, 액상우유 선물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63% 오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바람에 정부의 비축 분유 재고량마저 바닥이 났다고 합니다.

우유 값이 오르자 초콜릿, 피자 등 유제품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어 고유가의 파급 효과는 일파만파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우유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인데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일어난 현상입니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우유 소비가 급증 하면서 이 같은 현상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지경입니다.

직접적인 원인으로 중국의 돼지 품귀 현상은 ‘청색 귀’라는 전염병을, 미국의 우유 값 폭등은 정부의 농업 보조금 축소를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파동의 이면에는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에탄올이 대체 에너지로 떠오르면서 사료용 옥수수 가격이 급상승한 데도 원인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가축 사료 값이 뛰면서 우유의 생산원가도 올라 농민들이 앞다퉈 목초지에 옥수수를 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바람에 옥수수 밭 땅값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미국 전체 농지 가격이 15%나 올랐다고 합니다. 옥수수 재배면적도 올 들어 15% 늘어 난 것으로 추계되고 있습니다.
에탄올은 휘발유 등 석유제품 대신 식물에서 추출하는 대체에너지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화석연료 과소비가 자초한 지구 온난화 폐해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파푸아 뉴기니 같은 나라에서는 에탄올을 추출하는 뿌리식물 카사바 재배에 나라의 명운을 걸 정도랍니다.

온난화 재앙은 지구 곳곳에서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남극과 북극 빙하가 급속히 녹아내려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남태평양의 낙원 투발루와 인도양의 휴양지 천국 몰디브는 서서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가뭄과 사막화, 잦은 대규모 홍수와 해일 피해도 늘어만 갑니다.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PC)는 4월 초 제4차 평가보고서에서 2020년에는 약 17억 명이 물 부족으로 시달리고, 2050년에는 지구상 생물의 20~30%가 멸종 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온난화가 수자원·생태계·식량·해수·건강 등 인간 삶의 모든 부문에 악영향을 끼쳐 2080년이면 인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충격적인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이토록 점진적이고도 가공할 폐해는 접어두더라도 ‘에탄올 발(發) 옥수수 파동’은 바로 우리 밥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한미 FTA가 발효되더라도 비싼 수입 쇠고기를 먹어야 하고, 중국산 돼지고기가 품귀현상을 빚게 되면 삼겹살 맛보기도 힘들지 모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북한에 실컷 퍼주고도 쌀이 남아돌고, ‘세금 폭탄’세례 속에서도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역대 정권 중 최고의 정부’에다 ‘세계적인 대통령’까지 있어 적어도 내년 2월까지는 안심해도 되겠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저지른 환경파괴의 부메랑인 천재지변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복병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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