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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무 (차나무과)
2011년 11월23일 (수) / 박대문
 
 
연곡사 입구에
소담스럽게 피어나는 차나무 꽃입니다.

단풍 지고 찬 서리 내리는 겨울 초입에
맑고 고운 향 풍기며 고고히 피어나는 하얀 꽃.
그 해의 꽃 피움을 마무리 짓는다는 국화도 사그라진
동짓달, 섣달의 찬 서리 속에서도 영롱히 피어나는 꽃.

외간 사람 낯가리는 산골처녀처럼
이파리 속에 숨어 고개 숙여 살포시 피운 꽃.
작지도 않으며 현란하지도 않지만
순백의 꽃잎에 황금빛 꽃술이 소담스런 꽃.

맑고도 차가운 깊은 향 배어나
내 마음 앗아가는 차나무 꽃입니다.

차나무는 난대성 상록관목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서남 해안을 끼고 바다와 인접한,
내륙으로는 고창 선운사가 가장 북쪽 서식지로 보이며
지리산과 무등산을 비롯하여 한라산 기슭에 자랍니다.

열매가 익을 때쯤이면 꽃은 지고 사라지는 것이 일반 꽃인데
차 꽃만은 꽃을 피워 열매를 맺어 놓고
맺혀진 열매가 익어가는 다음 해
10월부터 12월 사이 찬 서리 속에서 꽃을 피웁니다.
그래서 꽃과 열매가 마주 본다 하여 차 꽃을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라고도 합니다.

우리 땅에서 자라는 차나무를
일부 차인(茶人)들은 한국 원산종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산지에 두루 볼 수 있는 자생지 숲이 없고
전에 절터였거나 마을 근처 주거 유적지에서만 볼 수 있어
우리 원산종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겠습니다.

차나무는 변종이 많은데, 중국이나 일본에서 재배되는 소엽종과
인도 아삼 지방의 대엽종으로 크게 구분됩니다.


차나무 꽃(茶花) - 雲亭

산야에 낙엽 지니
그제사 드러나는 초록 떨기
잎새 사이에
살포시 피어나는 순백의 넋.

외간 남자 눈길 피해
고개 숙인 산골 처녀처럼
잎새에 반쯤 가리운
내리 숙인 구름꽃.

크지도 않지만
소담한 꽃.
금빛 꽃술 넘쳐나지만
현란하지도 않은 꽃.

맑고도 차가운 향
옅은 듯 짙어
정 깊어도 다가서지 못하는
내 그리운 사람과도 같은 꽃.

(2011.11.7 피아골 연곡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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